물론 마사토끼 만화스러운 초기진화는 아니고(그랬다면 유자게로 갔겠지요 ㅋㅋ)
오늘 아침 6시쯤에 집 앞 골목에서 불이 났어요.
우리동네는 매일 아침 6시쯤 되면 자원처리하시는 분들께서 오셔서 쓰레기를 수거해주시는데 저는 항상 그 시간에 그 수거차량 소리를 듣고 깨요. 저는 반지하 사는데 창이 골목방향으로 나 있어서 소리도 잘 들리고 풍경도 다 보이거든요. 근데 소리를 듣고 잠이 깼는데 막 사람들이 다급한 소리로 불났어 불!! 이러는 거에요.
쓰레기차에선 하얀 연기가 막 뿜어져 나오고 탄냄새가 나서 처리원분들께서 일단 골목에 쏟아내셨어요. 거기에 불이 활활!!!!
원인은 아마 누가 덜 끄고 버린 담배꽁초로 추정되는데 중요한 건 그게 아니고 일단 불이 났다는 거죠.
그런데 처리원 분들께선 일단 소화기 갖고 계신 게 없던 데다가(골목에도 따로 소화기가 비치되어 있지 않았어요.당연한 건가 싶지만) 저희 집에도 소화기가 없던 관계로 발만 동동 구르던 차에 평소에 3층 주인아저씨께서 우리집 현관 바로 앞에 수도꼭지에서 호스 연결해서 세차하시던게 생각났어요. 그래서 다급히 3층으로 올라가 아침 댓바람부터 문 쾅쾅 두드리면서 아저씨 불났어요 불!! 불 끄게 호스 좀 빌려주세요!! 했더니 따님께서 나오셔서 호스 빌려주셨고 바로 연결해서 불을 초기에 잡을 수 있었어요.
일단 호스로 물을 쏘긴 했지만 수압이 그렇게 세지 않아서 불의 확산만 막던 차에 그렇게 번 시간에 처리원 한분께서 소화기를 찾아오셨고 그렇게 갖고 온 소화기들로 불을 끄고 남은 잔불을 수도로 계속 잡고 있으려니까 소방차가 오더라구요. 여기까지의 시간이 불을 발견하고 10분도 안 되는 시간이었어요. 아 이래서 초기진화가 진짜 중요하구나 싶더라구요.
소방서에서 오신 분들께선 소방호스로 남은 잔불을 다 잡아주셨고 출동대장 바로 아래직책으로 보이는 분께서 제 이름과 전화번호와 학교를 묻고 가셨어요. 특별한 말씀은 없으셨는데 일단 좋은 일로 이름 적힌 거니까 나쁜 건 아니겠죠??
아무튼 오늘 새벽일꾼님 주관 헌혈정모 참석하러 가야 해서 푹 자고 있었어야 했는데 때아닌 불이 나 가지고 잠을 좀 못잤으니 이제 마저 자러 갈까 하구요. 여러분도 항상 불조심하세요. 여름에도 불은 납니다.
초기진화를 성공해서 이렇게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었지 안 그랬으면 오늘 뉴스에 고잔2동 대화재로 떴을지도 몰라요 ㄷㄷㄷ... 물론 화재 진원지에서 5미터 거리에 살고 있던 저는 제가 안움직였으면 제가 제일 먼저 죽었을 테니 당연히 재빨리 움직일 수 밖에 없었지만요.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여러분 정말 불조심하시고 초기진화 꼭 성공하세요. 여름에도 불 납니다.
세줄 요약
1.우리집 앞에 불남
2.내가 초기진화 성공함
3.여러분 불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