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704일을 맞이하는 3월 19일 오늘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6반 박새도 학생의 생일입니다.
박새도 학생입니다.
새도는 형과 누나가 있는 삼남매의 막내입니다. 새도에 대해서 알려진 이야기는 많지 않습니다. 다만 새도 어머님께서 작년 3월, 새도 없이 맞이하는 첫 번째 생일에 새도에게 쓰신 편지를 보면서 새도가 어떤 아이였고 부모님께 얼마나 사랑받았는지 어느 정도 짐작은 할 수 있었습니다. 어머님께서는 새도가 18년간 어머님 삶의 주체였는데, 해 주지 못한 것이 너무 많고 이제 같이 경험할 수 없는 것이 너무 많아 아쉽고 슬프고, 이렇게 새도를 빼앗겨버린 마음이 너무나 분하고 억울하다고 하셨습니다.
새도는 어머니가 집에 오시면 "다녀오셨어요" 하며 가방과 손에 든 짐을 받아드리는 다정한 아들이었고, 책을 쌓아놓고 엄마와 함께 진로를 고민하기도 하는 평범한 고등학생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새도의 방에 남은 많은 책들이 새도를 기다리는 것만 같고, 이 모든 일이 그냥 꿈이라서 깨어나 집에 오면 새도가 언제나 그렇듯이 "다녀오셨어요" 하고 맞이해 주었으면 하신다고 편지에 쓰셨습니다.
단원고 416교실 2학년 6반에 있는 박새도 학생의 책상입니다.
다른 학생들과는 달리 새도의 책상 위에는 가족분들이나 친구들이 남긴 선물이나 쪽지가 하나도 없어서 처음에 찾아갔을 때는 굉장히 놀랐습니다. "아트 스크래치"라고 나와 있는 종이는 조각칼 쓰는 방법을 설명한 안내문인데, 그 아래 까맣게 보이는 것은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펭귄 "핑구"를 새긴 판화입니다. 새도와 함께 미술 수업을 들었던 친구들이 가져다준 것이라고 합니다.
그 외에 아무 것도 없어서 몹시 걱정했습니다. 그러나 조금 더 인터넷을 검색한 끝에 새도 어머님께서 새도를 잃고 나서 국회와 청운동에서 농성도 하셨고 새도에게 절절한 마음을 담은 편지도 쓰셨으며, 작년 생일에는 새도 없이 아픈 마음을 부여잡고 처음으로 미역국을 끓이며 슬퍼하셨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책상 위에 선물이나 편지가 없어도, 새도는 많이 사랑받았던 것 같습니다.
어머님께 지난 18년간 삶의 중심이었고 형이랑 누나랑 엄마랑 아빠랑 다정한 가족과 함께 아직도 하고 싶은 일, 즐겁고 행복한 일들을 많이 겪으며 한창 성장해야 했을 새도, 어머니께서 많이 보고 싶어하시는 막내 새도를 오래오래 기억하겠습니다.
안산 합동분향소 전광판 #1111은 무료이고 24시간 운영됩니다. 전담으로 필터링하시는 직원도 계시니 오타 등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잊지 않는다고, 생일 축하한다고, 보고 싶다고 문자 한 번씩만 보내 주시면 가족분들께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