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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인성생활부장 양승진 선생님 생신
게시물ID : sewol_489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바르조미워
추천 : 14
조회수 : 599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6/03/23 07:15:12
지난 3월 13일은 올해 음력 2월 5일, 단원고등학교 인성생활부장 양승진 선생님의 생신이었습니다. 
오늘 세월호 참사 708일을 맞이하는 3월 23일은 양승진 선생님 생신에서 이미 열흘이나 지났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양승진 선생님은 세월호 참사 이후로 생신이 두 번이나 지났는데도 아직도 진도 앞바다에 가라앉은 배 안에서 나오지 못하고 계십니다.

양승진선생님.jpg

양승진 선생님은 경기도 안성 출생이십니다. 경북대 사범대학교를 졸업하셨고, 원래 담당하시는 과목은 일반사회입니다. 학창시절에 씨름과 유도를 하셔서 체격이 좋고 늠름하시다고 합니다. 그리고 학생들을 대하시는 데 능숙해서, 양승진 선생님은 교사 생활 초기부터 선생님은 학생지도나 인성지도를 맡으시는 일이 많았습니다.

1984년에 부천여자중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하셨고 이후 30년간 주로 경기도 부천과 안산 등지의 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셨습니다. 2014년은 양승진 선생님께서 교사 생활을 시작하신 지 꼭 30년 되는 해였습니다. 그 30년간 양승진 선생님은 다른 선생님들께는 성실하고 믿음직한 맏형 같은 분이셨고 학생들에게는 엄격해도 다정한 아버지 같은 선생님이셨습니다. 선생님은 언제나 새벽 6시 40분이면 출근해서 흰 장갑을 끼고 호루라기를 불며 학교 앞 교통지도를 하셨고, 단원고에서는 학생들과 함께 학교 뒤의 텃밭에서 상추나 감자 등을 키우기도 하셨습니다.

집에서 선생님은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두신 두 남매의 아버지이십니다. 선생님의 따님도 아버지처럼 교사가 되고 싶어서 교원임용시험을 준비하는 중이었습니다. 선생님은 딸이 좋아하는 라바 인형을 사다 주시며 격려하셨다고 합니다. 양승신 선생님 사모님은 진도에서 선생님을 기다리면서 이 라바 인형을 곁에 두고 마음을 달래셨습니다. 

선생님은 배멀미를 하셔서 수학여행을 떠나게 되었을 때 전날부터 멀미약을 붙이시고 준비하셨다고 합니다. 그래도 학생들과 여행간다고 어린아이처럼 기뻐하셨습니다. 세월호가 가라앉기 시작했을 때, 학생들이 증언한 선생님의 마지막 모습은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채로 모두 갑판으로 나가라고 소리치면서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배 안쪽으로 달려가시는 모습이었습니다.

양승진 선생님의 가족분들은 선생님을 기다리면서 오랫동안 팽목항에서 지내셨습니다. 양승진 선생님 사모님은 매서운 칼바람이 몰아치는 바닷가에서 쏟아지는 눈과 비를 그대로 맞으며 차디찬 땅에 엎드려 절하면서 선생님께서 어서 빨리 돌아오시기를 기원하셨습니다. 선생님의 남동생분은 "형이 책임감 때문에 아이들 구한다고 어디로 깊이 들어간 모양"이라고 하시며 선생님을 반드시 찾아서 어머님 품에 안겨드리겠다고 하셨습니다. 팔순 고령의 선생님 어머님은 참사 소식을 듣고 쓰러지셨습니다.

3월은 본래 양승진 선생님과 사모님께 즐겁고 기쁜 축제 같은 달이었습니다. 음력 2월에 태어나신 선생님의 생신이 양력으로는 보통 3월에 있고, 어제 3월 22일은 선생님의 결혼 기념일입니다. 게다가 3월은 활기찬 새 학기가 시작되는 달이고 봄이 오고 꽃이 피는 아름다운 달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새로 시작되는 이 좋은 달 3월이 두 번째 돌아오건만 선생님은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4명의 학생들과 동료 교사이신 고창석 선생님, 그리고 일반인 승객 세 분과 함께 깊지도 않은 44미터 바닷속... 그 어딘가에 갇혀 계십니다.



양승진 선생님 가족분들께서 팽목항에 계셨던 관계로 취재가 쉽지 않아 선생님 생신을 정확하게 알지 못했습니다.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안산 합동분향소 전광판 #1111 로 문자 보내 늦었지만 선생님 생신과 결혼기념일을 축하해 주세요. 잊지 않는다, 함께 기다린다는 한 마디가 가족분들께 큰 힘이 됩니다.

단원고 희생 선생님 11분 중에서 3반 김초원 선생님과 7반 이지혜 선생님은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로 순직인정을 받지 못하셨고, 양승진 선생님과 고창석 선생님은 참사 708일째, 2주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지금까지 아직도 가족 품에 돌아오지 못하고 진도 바닷속 세월호 안에 계십니다. 학생들을 위해 끝까지 희생하신 진정한 스승님들을 국가가, 정부가 이런 식으로 푸대접하는 것은 참을 수 없이 무례하고 야만적인 일입니다. 

양승진 선생님과 고창석 선생님께서 하루빨리 돌아오시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2학년 3반 담임선생님이신 김초원 선생님과 2학년 7반 이지혜 선생님께서는 마지막 순간까지 학생들과 함께 하셨으니 당연히 순직하신 것으로 인정받으시기를 바랍니다.
출처 페이스북 임영호님 (단원고 희생자 생일 지킴이):
https://www.facebook.com/permalink.php?story_fbid=570820629744039&id=100004483214976

단비뉴스 양승진 선생님 사모님 인터뷰:
http://www.danbi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5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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