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끝자락에서 시작되는 비는
지구의 섯걸음에 가을을 안내하네.
3번의 여름비와 6번의 늦햇살을 머금은 9월은
덜익은 열매와 함께 10월을 알리네
단풍을 기다리고 세월의 흐름을
회의하는 사람들의 한숨 끝에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고 잔혹하고 차가운 문을 여네.
많은 바쁨과 추억을이 스쳐지나고
그 끝엔 이미 저버린 단풍길이 우리를 기다리네
꿈꾸는 가을을 고되했건만 남은 건 고독함과 차갑고 단단한 달의울움 뿐.
이미 지난 11월 , 아무도 없는 푸른 밤에 남은 달빛의 이정표를 따라
내 앞엔 따뜻한 새벽빛과 새 하얀 첫 눈송이가 발에 밟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