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진화론에 대한 '반박'은 '반박'이라기 보단 일반인들간의 토론에서는 감정적인 혹은 도덕적인 '비난'일 때가 많습니다.
이러한 비난에도 단단해고지고픈 같은 과학도 분들에게 방어의 수단을 정리해 드리고픈 마음에 글을 한번 써봅니다.
http://www.talkorigins.org 많은 아이디어들은 위 사이트에서 얻었습니다. 진화론에 흥미있으신분들은 꼭 한번 들려보시길 바랍니다. 정말 많은 자료들이 있어요.
1. 진화론은 이론에 불과하다.
정말 너무너무 흔한 진화론에 대한 공격입니다. 이러한 공격은 '이론'이라는 단어가 일상적인 생활에서의 쓰임새와 과학에서의 쓰임새가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오해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과학에서의 '이론'은 많은 현상들을 설명해내면서 수많은 증거로 서포트되는 연관되어 있는 명제들의 집합입니다. 과학의 세계에서 '이론'으로서 위치를 받아내긴 매우 어려우며, 권위에 의해서 그 위치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현상들을 얼마나 정확하게 설명해내느냐로 인해서 '이론'이라는 위치가 부여됩니다. 진화론은 바로 이런 의미에서 많은 현상들을 설명해내기 때문에 '이론'입니다. 절대로 일상적인 의미에서 '아마 이렇겠지...'식의 주먹구구식 논리가 아닙니다.
2. 진화론도 결국엔 믿음이다. (과학도 또다른 종교에 불과하다.)
과학에서의 '믿음'은 종교의 '믿음'하고 완전히 다릅니다.
과학은 예외가 발생하고 그 예외를 통합시키는 더 나은 이론이 나오면 그것을 믿습니다. 절대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현재로서의 최선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종교에서의 '믿음'은 절대적이며 불변합니다.
과학과 종교는 그 믿음의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따라서 진화론은 종교적인 믿음이 아니며, 과학은 또다른 종교가 아닙니다.
'하지만 그래도 결국엔 이렇게 될 것이라고 믿는 것 아니냐?'
네 그렇습니다. 마치 공기의 흐름이 빠른 쪽이 기압이 약해지기 때문에 공학적으로 날수 있도록 설계된 날개의 디자인을 갖추고 있는 비행기가 일정이상의 속도를 지니면 날 것이라는 믿듯이 (이 원리를 이용해서 창조론자들도 비행기를 타고 다니죠.) 그렇게 믿는 것입니다. 반복적이지만, 이것은 '신이 나에게 날개를 부여했기 때문에 나는 날수 있을 것이다'과 같은 믿음과는 완전히 다른 성격의 믿음입니다.
3. 인간이 원숭이로부터 진화했다는 것은 인간에게 모욕적이다.
정말 얼핏들어서도 말도 안된다고 생각이 드시겠지만, 의외로 많은 분들이 이런 의미에서 진화론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하십니다. 이 반박은 조금 더 정성을 들이겠습니다.
a. 인간은 원숭이로부터 진화하지 않았습니다.
원숭이와 인간은 '공통된 조상'이 있는 것이지 '원숭이로부터' 진화한 것이 아닙니다.
b. 원숭이와 공통된 조상이 있는 것이 인간의 가치를 하락시키진 않습니다.
흙으로부터 만들어졌다고 해서 인간이 더 가치가 있어지게 되는 것은 아니죠. 인간이 지니는 가치는 그 근원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연꽃이 더러운 곳에서 자라기 때문에 연꽃의 가치가 하락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오히려 더러운 곳에서 피는 아름다운 꽃으로 추앙받죠. 가치는 굉장히 가변적이며, 개개인 혹은 단체가 부여하는 것입니다.
c. 과학은 그저 현재로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현실에 대한 설명을 말할 뿐 가치에 대해선 중립적입니다.
진화론은 '인간은 이런식으로 발생했을 것이다'라고 현재 발견되는 증거를 기반해서 설명을 할뿐입니다. 진화론은 인간에 가치에 대해서 전혀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개개인이 인간의 가치를 진화론으로부터 어떻게 해석을 하든간에 진화론이 현존하는 최선의 설명인 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d. '이래야 한다'와 '이렇다'는 다른 것입니다.
인간이 다른 생물들보다 월등한 지능을 가지고 있고, 자유 의지를 지니고 있다고 해서 다른 동물들과 다른 특별한 근원을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과 자신이 바라는 것을 혼돈해선 안됩니다.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13385 2011년 후반부에 진화론 내용 중 일부가 '잘못된 내용'이라고 교과서에서 삭제가 되었습니다. 최신 이론에 걸맞게 업데이트를 하는 것이면 모르겠는데...지금 제가 보기엔 이것은 진화론을 '또다른 이론일뿐'이라는 논리로서 삭제시킬려는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이래선 정말 안됩니다.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입니다. 학교에서 공부하는 어린 학생들에게 '신이 짠 하고 만들었다' 고 가르치는 것은 '생각을 하지 말아라'라고 가르치는 것하고 똑같습니다. 물론 창조론이 설마 교과서에 실리는 일이 있을거라곤 생각친 않지만, 그러한 움직임이 조금이나마 우리나라 교과과정에 영향이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입니다.
진화론은 현재 해충관리와, 항생제 투여 원칙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생활속에서도 반영이 되는 논리입니다. 과학을 공부하고 있으며 또 순수과학을 연구하고픈 학생으로서 종교적인 믿음이 수많은 학자들에 의해서 건립된 현재로서의 최선의 논리가 마치 예전에 지동설이 부정 당했던 것처럼 공격받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부디 잘못된 지식이 전파되는 일은 안생기길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