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는 털이다.
털은 피부와 체온의 보호나, 촉각을 민감하게 담당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미 인류 사회에서의 그 역활은 미미해졌고 오히러 그것이 가지는 단점만 두각되어
쓸데 없는 부산물로 전락하게 되었다.
이미 특별한 해당 기능의 필요 목적을 상실한 상태에서 우리의 털은
유감스럽게도 에너지를 모으고 끌어오는 기관이 아니다. 우리몸의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소중한 인체기관의 일부중 하나이며
특별히 그것이 하는 일이 없다면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를 낭비하여 소모시키고 있는 셈이다.
우리가 건강하여 생체기( 氣 )가 충만할때, 머리결이 부드러워지고 윤택한 것을 보았을 것이다.
몸의 에너지를 머리와 털에 투자하거나 끌어가서 사용한다는 말이다.
반대로 몸이 건강하지 못할때, 우리는 머리가 푸석푸석하고 모공에 각질이 생긴다는 말을 들었을 것이다.
몸에 기운이 여의치 않기 때문에 최소한의 체계만 유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 양이 미미하다 할지라도 이 미세하게 가늘고 무수하여 촘촘히 박혀있는 털은
우리몸의 엔트로피( entropy )수치에 부담을 늘리는 꼴이고
때가 묻고 더러워지거나 오염되지 않도록 부던히도 신경을 써야 한다.
혹여나, 머리털이 아무리 청결해도 모양새가 흐트러지면 단정하지 못한 사람 취급을 받게 되니
다른곳에 활용할 돈이 나가게 된다.
우리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이발하는데 들어갔던 비용만 해도 얼마인가?
육체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골칫덩이인 모공세포들이다.
그렇다면 이것들이 왜 퇴화되지 않는가?
어찌도 그렇게 당당하고 마땅히 우리몸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떵떵거리고 있는가?
이 멍청하고 알아듣지 못하는 세포 군집체에게 우리는 어떻게 명령을 내리고 설득을 시켜야 할 것인가?
담당세포가 누구인가?
그냥 무조건 털을 뽑고 모공을 지져버리는건 몸의 근본을 바꾸는것이 아니기때문에,
맹장수술을 하는것과 같이 어리석은 일이다.
이 멍청한 세포군집체가 알아먹지 못하는 이상 필요없는 생체기관을 도려낸다고 우리세대에서 끝이 아니라,
자식에서 그 자식으로 대대로 그것을 행하여야 하기 때문에 몸과 의식은 분열되어 제각기 마찰을 빛어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