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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중편] 천 년후 - 어느 저주받은 포니의 이야기(프롤로)
게시물ID : pony_370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Renny
추천 : 2
조회수 : 27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3/17 17:04:14

(Based on S02 E18 'A friend in deed')

크랭키' 두들' 동키씨가 포니빌에 온지도 몇 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그는 여전히 자신의 오두막에서 지난 날 온 이퀘스트리아를 돌며 모아두었던 추억들을 정리하느라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몇달 전 벌어졌던 약간의 사고-그것은 그가 포니빌에서 처음 만난 어느 활기찬 '친구' 덕에 일어난 일이지만- 때문에 사진이라던지 그가 써왔던 일기등은 많은 부분이 손상되었지만, 그는 개의치 않기로 했다. 결국 그 친구 덕에 자신이 오랜 시간 떠돌았던 이유인 마틸다를 만나지 않았는가! 

 봄이 한창이었던 그 날은 마틸다가 찾아오기로 약속한 날이었다. 그는 아침 일찍부터 오두막 청소와 벽난로에 땔 장작들을 준비하느라 눈코뜰 새 없는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오랜만에 옷장에서 꺼내보는 허름한 정장을 차려입고는 오두막 앞 흔들의자에 앉아 여유롭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그녀를 기다렸다. 솔직히 먼저 그녀를 찾아가볼까 하는 마음도 없진 않았으나, 아직까지 포니빌의 수많은 포니들과 얼굴을 맞대는 것이 익숙치 않은 그였기에 이내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정오가 한참이 지나서야 저 멀리 숲길에서 누군가 걸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크랭키씨는 품에서 손거울을 꺼내 가발이 삐뚤어져있지는 않은지, 아까 굴뚝 청소를 하느라 얼굴에 검댕이 묻어있지는 않은지 확인하고는 구취제거제를 몇번 입 안에 뿌렸다. 저 멀리서 여전히 나긋나긋한 발걸음으로 걸어오는 마틸다가 보였다. 그리고 그 옆에는......

"핑키 파이! 오, 이런. 마틸다와 같이 오는지는 몰랐구나. 그럴 줄 알았다면 테이블에 손님자리를 하나 더 마련해뒀을텐데..."

 핑키는 한번 씨익 웃으며 손사래를 치더니 말했다.

"아니에요, 저는 그냥 크랭키씨에게 이야기드릴게 있어서 온거에요. 혹시 이틀 뒤에 두어시간 정도 시간을 내주셨으면 해서요." 

크랭키씨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핑키와 마틸다를 번갈아 쳐다보자, 마틸다가 핑키의 말을 받아 그에게 이야기해주었다.

"포니빌의 학교에서 아이들의 가족이 선생님 대신 수업을 진행하는 학부모 참여수업이라는게 있어요. 그런데 마침 이번에 나오기로 한 아이의 아버지가 그만 다리를 다쳐서요. 난처해하고 있는 선생님에게 핑키가 두들씨를 추천한 모양이에요. 이번 기회에 포니빌도 한번 구경오는 셈치고 와보시는건 어때요?"

"하지만, 핑키...난 아이들에게 해줄 말이...."

핑키가 머뭇거리는 크랭키씨의 입을 막으며 소리쳤다.

"전혀요! 크랭키씨는 온 이퀘스트리아를 돌아다녔잖아요! 메인해튼! 필리델피아! 그리고 어디랬죠? 저~기 서쪽 끝에 있다는 밴....밴.."

"...밴후버."

크랭키씨의 나지막한 대답에 핑키는 기억이 난 듯 발굽을 맞부딪쳤다.

"맞아요! 거기! 크랭키씨의 여행이야기라면 매일 포니빌 안에서만 돌아다니는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거에요!" 

"하지만 핑키, 그건 전부 다 마틸다를 찾느라....."

크랭키씨는 난처한 얼굴로 마틸다를 바라보았다. 마틸다는 수줍게 웃으며 크랭키씨의 곁으로 다가와 그의 발굽을 꼬옥 잡아주었다.

"그냥 마음 편하게 이야기한다고 생각하고 하세요. 저도 그 자리에 가서 이야기를 들어드릴게요. 그러고보니 두들씨, 아직 나에게 이퀘스트리아를 돌아다닌 이야기는 자세히 해주지 않았잖아요?"

크랭키씨는 몇번 헛기침을 하고 나서야 어렵사리 수긍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밤, 둘만의 오붓한 저녁식사가 끝나고 마틸다를 배웅해주고 오두막으로 돌아온 크랭키씨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이들에게 그냥 여행 이야기만 하면 지루해할텐데....아, 맞아. 그 이야기는 어떨까?'

그는 무언가 생각이 떠오르는 듯 수첩에 펜으로 재빨리 휘갈겨쓰기 시작했다. 그것은 그가 아직 얼굴에 주름이 자리잡기 전, 필리델피아로 향하는 길에 만났었던 어느 이상한 늙은 페가서스의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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