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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시] 오규원 - 한 잎의 여자
게시물ID : readers_66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8비트
추천 : 2
조회수 : 99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3/17 17:45:17

한 잎의 여자


-오규원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그만 여자, 그 한 잎의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듯 보일듯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여자만을 가진 여자, 여자 아닌 것은 아무 것도 안 가진 여자, 여자 아니면 아무 것도 아닌 여자, 눈물같은 여자, 슬픔같은 여자, 병신같은 여자, 시집(詩集)같은 여자, 그러나 누구나 영원히 가질 수 없는 여자, 그래서 불행한 여자.


 그러나 영원히 나 혼자 가지는 여자, 물푸레나무 그림자같은 슬픈 여자.  














제 지론은 시는 자기 마음대로 읽는 겁니다.


예를들면

여성분들은 여자를 남자로 치환해서 읽어보세요.

어색하지 않으면서도 재미 있어요.


단어를 마음대로 고쳐서 읽어보세요

눈물 슬픔 병신을 웃음 기쁨 천사로 고치셔도 되고요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를 그 한 잎의 병신력과 개드립을 사랑했네

로 읽으셔도 되요


뭐든지 마음대로.

시는 시인이 포기함으로써 탄생되고

독자가 읽음으로써 완성되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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