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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게시물ID : soju_490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불타는롱쓰
추천 : 2
조회수 : 37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6/10 23:28:45


고백을 받았단 너의 말에 말문이 턱 막혔다.

너와 난 끝이 정해져 있어서 한 발자국을 난 내딛지 못했다.
지난 3년간의 면접에서 하나만 합격했었다면 지금과는 많이 다를지도 모른다.

나는 곧 전화도 편지도 할 수 없는 곳으로 떠나기 때문에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할거다.
기다려 달라는 말은 물론이고 변변찮은 작별 인사도 못할 것이다.

그저 그동안 내가 너에게 고마운 사람이었길 빌어본다.

너는 나에게 참 놀랍고 즐거운 사람이었다.
살면서 그렇게 혼나본 적이 없을 정도로 너에게 배웠고 그렇게 나 역시 많이 변했다.
우린 정말 다르다던 너의 말버릇을 들을 때마다 서로 다른 만큼 평생 재미있게 살자 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리고 내가 사라진 후 네가 나를 흐릿하게 기억하길 바란다.
새벽의 카톡에도 바로 답장하던 나를, 너의 목소리 한 마디에 설레여 밤잠을 설치던 나를, 
아침마다 너에게 오늘 하루 잘 지내라고, 늘 좋은 꿈 꾸라고 기도했던 나를 아주 흐릿한 기억으로 남겨두길 바란다.

그리고 너에게 올 새로운 사람이 널 정말 행복하게 해주길 바란다.
널 한참동안 지켜봤다던 그 남자가 네 끝사랑이길 바란다.
네 천방지축 성격 다 받아준다고 한 그 남자와 잘 지내길 바란다.






하지만, 5년 뒤 네 옆자리가 비어있길 바란다.
서른 둘에 결혼한다던 니 입버릇처럼 그때까지 비어있었으면 한다.
그리고 그걸 바라는 내가 너에게 너무 미안하다.

미안하다는 말 너무 많이 한다고, 종종 했던 그 말처럼 아직까지 미안할 일이 가득이다.
이걸 마지막으로 너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저 시간이란 독한 약이 내 마음 속에 돌기를 기다릴 것이다.

좋았다면 추억이고, 나빴다면 경험이고, 아팠다면 사랑일 것이다.

나는 좀 더 아플 테지만 너는 그저 좋기를 바란다. 그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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