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美서도 “체조金 한국과 나눠가져야”
[동아일보 2004-08-22 19:15:00]
[동아일보]
“금메달 공동 수상이 옳다.”
2004 아테네 올림픽의 핫이슈로 떠오른 ‘체조 오심 스캔들’에 대해 미국 언론의 관심이 뜨겁다.
미국의 주요 일간지인 USA 투데이는 22일자 칼럼을 통해 “폴 햄(미국)은 체조 남자 개인종합 금메달을 혼자 소유할 자격이 없다. 금메달을 나눠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오심을 인정한 국제체조경기연맹(FIG)은 문제가 된 3명의 심판(스페인, 콜롬비아, 미국)을 자격 정지시켰지만 ‘번복은 없다’고 했다. 이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라고 꼬집었다.
이 신문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페어부문에서 당초 2위였던 캐나다팀이 언론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로 러시아팀과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건 사례를 들며 양태영도 금메달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 타임스는 로이터통신을 인용해 “햄이 수여되지 말았어야 할 금메달로 체조 개인종합 금메달을 딴 미국 선수가 됐다”고 보도했다.
USA 투데이가 20일과 21일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조사대상자 2만6000여명 가운데 84.28%가 ‘한국 선수에게 금메달을, 미국 선수에게 은메달을 주어야 한다’고 답했으며 8.69%는 ‘스포츠정신에 따라 미국 선수의 금메달을 박탈해야 한다’, 4.21%는 ‘공동으로 금메달을 차지해야 한다’고 했다. ‘메달 순위에 변동이 없어야 한다’는 대답은 2.82%에 그쳤다.
이 인터넷 투표에는 이번 사건에 분개하고 있는 국내 네티즌이 대거 참여했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번복은 없다’는 FIG 입장에 불복하고 있는 한국은 22일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소청을 냈다. 하지만 CAS는 심판이 뇌물을 받거나 선수가 약물을 복용하는 등 경기 외적인 요인으로 순위가 바뀌지 않는 한 심판 판정은 문제 삼을 수 없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어 금메달을 돌려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상수기자
[email protected] 나눠갖긴 뭘 나눠가져 뺏어다 줘도 모자랄 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