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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voca_61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GUCCI
추천 : 0
조회수 : 57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3/18 00:20:05

아직은 낯선 이곳에서 아직은 낯선 혼자라는 사실에 축쳐져 노트북 화면에 멍한 시선을 고정한채
무의미한 글들을 읽어 내려가며 스크롤을 괜시리 위아래로 돌려대다
손에 흘린 싸구려 믹스 커피를 씻어내려 화장실에 가서야 들었다 비가 내리는 소리를
귀찮은듯 대충 물로만 행궈낸 손을 털며 자리에 다시 앉아 잠시 고개를 들어 눈앞에 있는 창을 바라본다
창을 열어 빗소리를 듣고 싶지만 아직은 창을 열기엔 날씨가 쌀쌀하구나

너와 함꼐하던 2층집에선 비가오는 소리를 금방 알아챌 수 있었지만 이곳은 그마저도 허락치 않는 좁고 어두운 반지하 단칸방이다.
멍하니 앉아 있는게 지루해져 방문을 열고 옆집과 공동으로 쓰는 세탁기에서 세탁이 다된 옷가지를 들어 방으로 들어오는 순간
아까 먹은 짜장라면의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익숙해져 모르고 있던 내음이지만 잠시만 다른 공기를 흡입하고 오니 금세 새로운 냄새처럼
나의 후각을 자극한다
너의 사랑이 익숙해져 느끼지 못하던 시절과 니가 다른 남자의 품에 안겨있다 돌아온날 느꼈던 너의 사랑의 차이처럼

행복해 보였다 아니 행복할수밖에 없을것이다 한사람을 버리고 나의 곁에 머물렀고 그때 처럼 나를떠나 다른이의 곁에 머물기로 결정했으니 행복할꺼라 믿는다.

나는 잘 지내는지 모르겠다. 너와의 이별후에 망가진 부분도 있겠지만 새로이 돋아난 다른 가지들도 있으니 망가진것인지 아니면 성장한것인지 햇갈린다. 너라는 가지가 잘려 나가버렸지만 그곳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못하고 새살이 돋지도 않았지만 다른쪽 가지는 뻗어 나가고 있으니 이것이 망가진것인지 성장한것인지 알수가 없다. 허나 아직 뿌리는 잘려나간것이 아니니 이대로 시들지 않을꺼라 생각한다.

아까의 냄새의 원인인 짜장라면을 끓인 냄비를 씻어 내며 생각했다. 이것처럼 내마음도 너란 찌꺼기를 치워내고 씻어 내야 겠다고 
꼭 이번에 다짐한건 아니다 전부터 그러고자 생각하고 다짐했었다. 허나 잡고있는 것이 아니라 놓아 버릴수도 없었다
그저 너라는 존재에 묶여있어다 아니 지금도 묶여있다 나의 상처를 치유해주고 그것을 기회삼아 내 마음의 봉우리를 활짝피워 자신을 바라보는 꽃을 만드려는 사람도 여럿이였다. 허나 난 그럴수 없었다 너에게 조차 피지 않았던 꽃을 다른사람에게 피울수는 없었다.
그저 봉오리인채로 이슬을 머금은채 살수밖에 없었다. 허나 이제는 천천히 너를 지워내려 한다 내 마음에 너라는 찌꺼기를 세척하기 위에 찌꺼기를 들어 올릴때마다 따끔거림의 통증은 어쩔수 없지만 통증을 참아내며 하나씩 그 찌꺼기를 들어 치워 버리려한다.

너는 금세 다른이를 사랑했다. 아니 그사람을 사랑하기위해 날 버렸다 살려달라 애원하는 나를 매몰차게 외면하였다.
둘사이를 갈등한것도 아니다 그사람을 마음에 품고 내마음속엔 니가 있길 바랬다. 내 마음속에 널 비워내려 할때면 어김없이 날 자극하고 
헛된 희망이라는 씨앗을 심어댔으니 말이다. 심장이 뽑혀 나갈 고통을 참으며 너라는 뿌리를 내 심장에서 뽑아 내었다 아무리 너의 씨앗을 내맘에 심어 대어도 그것이 다시 새로운 뿌리를 내리려해도 뽑아 내었다. 너의 뱃속에 심어진 그 씨앗을 그사람의 씨앗이지만 나의 씨앗이라고 말해야 했던 그렇게 사람들이 알게 해야만했던 심지어 그 씨앗의 주인마저 그렇게 알아야 했던 그 씨앗을 뽑아내듯 내 심장에 박힌 너란 것을 뽑아 내었다. 그날 내영혼은 금이가고 부숴지고 가루가 되어 바람에 날려 사라진다 느껴졌다.

그때의 나는 매일 이곳을 가로지르는 강을 건넜다 하루에 두번. 그때마다 난 생각했다 아니 원했다 그놈의 아가리를 벌려 내몸을 밀어 넣는 상상을 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널 잊고 새롭게 살고 싶어서가 아니다 멍청하게도 니가 다시 돌아 올수도 있을꺼란 헛된 희망때문이였다.

이제는 널 비워낼 것이다. 너처럼 다른사람으로 채워넣으며 남은 찌거기를 그사람이란 존재로 밀어 넣어 지우지 않을것이다.
그저 순수하게 그 고통에 맞서 나혼자 너를 비워낼것이다. 그리고 깨끗해진 그곳에 다름 사람을 쉬게 할것이다
너처럼은 하지 않을것이다.

비가 내리는구나 창을 열어 빗소리를 느끼고 싶지만 아직 그러기엔 날씨가 쌀쌀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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