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소한 당사자라도 위로를 받을 수 있는 따뜻한 판결을 하고 싶어요”
12일 열리는 제40기 사법연수원 수료식에서 수석졸업의 영예를 안게 된 강인혜(26·여·사법시험50회)씨는 "저보다 뛰어난 분들이 많은데 과분한 결과를 얻게 돼 감사하면서도 조심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씨의 연수원 성적은 4.3 만점에 4.26. ‘형사변호사실무’와 ‘민사변호사실무’의 두 과목에서만 AO를 받고 모든 과목에서 A+를 받았다.
특별한 공부비법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특별한 건 없고 수업을 열심히 들었다”는 여느 수석졸업자다운 다소 식상한 답변이 돌아왔다.
언어에도 관심이 많아 외국어고등학교에 입학했지만 선배들과의 만남을 통해 사람들의 말을 들어주고, 가장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판결을 내리는 법관에 매력을 느껴 2003년 서울대 법학과에 입학했단다.
그녀는 오랫동안 그려온 꿈을 이루기 위해 내달 14일 신임 법관연수를 떠난다. 대형 로펌들의 러브콜도 이어졌지만 결국 법원행을 택했다.
강씨는 “판결을 통해 조금이나마 사회 전체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법관을 선택했다”며 환히 웃었다.
또 “중립적인 입장에 서서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게 내가 더 관심 있고 잘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했다”며 “어려운 사람들의 말을 많이 들어줄 수 있는 가까운 법관, 따뜻한 법관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평소 ‘긍정 마인드’를 중요시하는 그녀답게 지난 2년간의 연수원 생활에 대한 소회를 묻는 질문에도 “힘들었던 시간보다 즐거웠던 기억만이 남는다”며 활짝 웃었다.
동기들과 함께 호숫가를 거닐었던 날이나 서로를 응원하며 주고받았던 문자 같은 소소한 기억들은 평생의 힘이 되어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대부분의 연수원생이 가장 힘든 기억으로 꼽는 1년차 2학기 시험도 “모두가 겪는 일이고 어떻게든 끝날 일이라고 생각하니 시간이 잘 흘렀다”고 말할 정도로 굳은 ‘심지’가 느껴졌다.
임관까지 남은 한달여간의 시간은 땅끝마을 등 국내 여행을 다니며 공부하느라 쌓였던 스트레스도 풀고 견문도 넓힐 예정이라고 한다.
강씨는 마지막으로 “부모님이 늘 하시는 말처럼 매너리즘에 빠지지 말고 늘 처음 마음을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작년기사.
27에 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