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출연자 사고와는 전혀 무관하게
평소부터 짝을 탐탁치 않아했던 사람입니다.
왜 싫어했냐면
(작성시에는 아무나 볼수있게 0~67기 프로필이 전부 정렬되어 있었습니다만
15년 3월 현재 닫혀져 있군요)
짝 0기부터 67기까지의 출연자 프로필 입니다.
쭉 보시면 알겠지만
거의 전기수에 걸쳐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 2가지 있습니다
1. 남자가 거의 1~2명이 많다.
남자 7, 여자 5
남자 6, 여자 4
이런식으로요. 아닌 기수도 있지만, 대부분 남자 출연자들이 많습니다.
2. 남자 출연자들의 스펙이 뛰어나다
남자 출연자들의 대학은 거의 모두가 유명 대학들이 많습니다.
포항공대, 카이스트, 연세대, 경찰대 같은 최상위 대학이나
외국대학들도 많죠.
아버지가 CEO라서 집안 자체가 부유한 경우도 제법 있고요
직업들도 화려하고 외국영주권자들도 있습니다.
탄탄하게 먹어주는 비율이 높죠.
여자 출연자들도 스펙 좋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제법 눈에 띄입니다.
남자출연진들이랑 비교가 어려운 기수도 많습니다.
(여기서 스펙이 뛰어나다 함은 단순히 돈과 명예기준입니다)
(이는 결혼정보회사 등급표에도 나타나는 일입니다. 같은 최하등급 15급이지만, 남자는 일반중소기업 정규직, 여자는 무직이지요)
이건 짝 프로그램의 편성의도가 보이는 조합입니다. 방송에서 일부러 저렇게 구조를 짜 놓은거지요.
1번과 2번이 조합되어 나타나는 현상은?
매스미디어를 타고 퍼지는 신데렐라 콤플렉스의 광범위한 전파입니다.
* 신데렐라 콤플렉스[Cinderella complex] : 남성에게 의탁하여 안정된 삶을 꾀하려는 여성의 심리상태를 일컫는 말
저도 예전에 재벌2세가 서민여자를 좋아하는 전형적인 신데렐라 콤플렉스 드라마인
시크릿가든을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만
드라마와 짝은 다릅니다.
드라마는 모두가 허구임을 알지만(근데 이것조차도 구분못하시는분들이 있죠),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표방하고 있는 짝은 실제로 그렇든 아니든 '우리는 리얼이다'라는 가면을 쓰고있죠.
허구와 현실을 혼동케끔 합니다.
(여자가 현실적인 문제로 쩔쩔매고 있으면, 남자가 와서 뽷! 다 해결해 주는
전형적인 신데렐라 콤플렉스 드라마 ....지만 너무 재밌었고, 남자입장에서도 통쾌하긴했습니다.)
짝 여성출연자분 중에
나는 무조건 돈많은 남자한테 시집갈거고, 그게 당연하고 영리한거다
라고 인터뷰를 하신 분이 있습니다.
(스크린샷을 올리기 조심스럽군요. 시기가 흉흉하니 과거 출연자분들도 마음고생이 심할텐데요)
저분이 실제로는 저렇게 생각하지 않았으며, 저것또한 대본이라던가, 악마의 편집이라든가 그런게 중요한게 아닙니다.
문제는 그걸보는 시청자들에게 끼치는 영향이지요.
자신보다 스펙좋은 남자들이 자기에게 구애를 벌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시청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신데렐라 증후군을 좀 더 살펴보면
"....성장기에 나약한 여성을 만드는 교육을 받아, 스스로의 능력과 인격으로 자립할 수 없는 여성이 가지는 심리적 의존상태를 표현하는 것으로 이런 여성들은 어느 날 자신을 위해주는 멋진 남성이 갑자기 찾아와 모든 것을 변화시켜주기를 기대한다."
저는 이 신데렐라 증후군을 아주 혐오합니다.
(헷갈리지 마세요. 여성혐오가 아닙니다)
자기 스스로의 인격에 대한 자각이 없는,
자신의 인생의 방향키를 남한테 맡겨버리는 인생이라 생각되는거죠.
당신은 인생을 살아가는 목적이 무엇입니까, 아니 '당신'의 인생은 존재하기나 하는겁니까
라고 물어보고 싶더군요.
(이같은 신데렐라 증후군은 드문 현상이 아니며, 이미 취집이란 신조어까지 생겨난 상태입니다.
짝과 같은 매스미디어의 프로그램들이, 이같은 현상을 가속화 시킬것이고,
자기합리화를 거쳐 도착하는곳은 결국 물질만능주의입니다.
마지막까지 다다르게 되면, 뭐...)
저도
여성분들에게 가해지는 현대사회의 차별들을 알고 있습니다.
남성위주로 설계되어진 사회시스템과, 결혼과 임신으로 인한 커리어 단절,
그것들로 인해 만들어진 유리천장등.
그러나
이러이러 한것들이 우리에게 불리하니, 자아를 버리고 남자에게 의탁하겠다...가 아니라
이러이러 한것들이 우리에게 불리하니, 싸워서 고쳐나가겠다 게 되어야죠.
여성해방운동을 진행했던 과거 서양의 페미니스트 운동가들이
짝 같은 프로그램을 보거나 취집거리는 여성들을 보면 뭐라고 할까요
(남성들과 동등한 파트너쉽을 주장하고 투쟁했던 미국 여성해방운동의 시발점 베티 프리단 Betty Friedan)
한국판 슬럿워크인 "잡년행진"을 저는 무척이나 반겼습니다.
(외국의 슬럿워크와, 고려대 의대 성추행 사건에서 피해자가 원래 문란했다 라는 이야기로 인해 촉발되었던
2011년 6월에 일어난 일종의 여성운동. 내가 야하게 입은게 당신이 강간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다 라는게 주된 주장)
그들의 주장의 당위성을 떠나서,
여성이 '주체'가 되어 스스로의 대한 '자아'를 위해 투쟁하는,
시민이 주도한 페미니스트 운동이 매우 반가웠던 겁니다.
아울러 경직된 유교문화가 살아있는 한국에서
옷을 탈의하고 잡년행진이라니.
그들의 용기와 정신에 박수가 안나올수가 없었죠
기관이 주도해 만들어낸 여성전용도서관이라던가, 남여평등신호등 이런 조잡한것들말고
여성시민들이 주도한 잡년행진 같은 페미니스트 운동이 더 많아지길 바랍니다
목소리 높여 투쟁하세요.
나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한사람의 성인이자 인격체이며 내 권리를 위해 투쟁한다
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