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게시판에 어울리는 내용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씁쓸한 일이 있어서 한 글자 적어봅니다.
저는 22살 공익근무요원입니다.
현재 지역아동센터라는 아동보호기관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오늘 제가 근무하는 지역아동센터가 위치한 지역의 복지관에서 일어났습니다.
제 근무지 주변에는 예비군 부대가 있어서 군인들이 자주 보이는데요
군인 분들이 복지관에 있던 탁구대를 옮기고 있었습니다.
저는 별 생각 없이 그 사이를 지나서 담배를 한대 태우러 갔구요
그런데 그 중에 2명의 군인의 대화가 저를 아프게 하더군요....(A와 B라고 하겠습니다.)
A : 아 ㅅㅂ 공익새끼 존나 편하겠다.
B : 어떻게 공익인줄 아십니까?
A : 저 나이에 여기 있는거면 공익새끼지, 내 친구도 이런데 있거든. ㅅㅂ 누구는 존나 뺑이 까는데 개꿀빠네(특히 마지막 부분에서는 저 들으라는듯이 크게 말하더군요)
네, 저 현역군인분들에 비해서 꿀빠는거 맞습니다.
현역분들처럼 훈련도 안받고 작업도 안합니다.
그렇지만
저도 제 나름의 사정(신체적 이유)으로 인해서 공익근무를 배정받았습니다.
그리고 겉으로 보이기에는 편해보일지 몰라도
아이들을 대하면서 함부로 혼낼 권리도 없어 쩔쩔매는 현실에 놓여있는 사람입니다.
저도 일을 하다보면 하루를 꼬박 다 보내게 됩니다.
이렇게 말하기는 부끄럽지만 저도 20대를 반납하고 국가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눈에 보이는 것 만으로 그 사람의 처지를 함부로 판단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이 글을 통해서 드리고 싶은 말은 이 한마디 입니다.
공익근무요원을 현역처럼 대우해달라는것도 아닙니다.
다만 조금 샘이 날지라도 저렇게까지 말씀하지는 않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두서없고 미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