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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과거] 산문-인연
게시물ID : readers_49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인현석
추천 : 1
조회수 : 16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12/02 16:02:52

눈을 맞으며 그녀가 서있었다.

한송이, 한송이가 손끝에서 발끝까지 간지럽혔고, 차가운 기운이 몸속 깊은 곳 까지 들어오고 있었다.

그가 돌아온다고 얘기한지 딱 5년째되는 날이었다.

물론, 그가 기억하고 있으리란 법도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때의 추억을 잠시 회상하기 위하여 이곳을 찾아온 것이었다.

5년 전, 나는 작은 병을 앓고 있었다.

뇌수막염이라는 고열의 병으로 인해 일주일가량 병원에 입원해 있을 수밖에 없었는데, 옆에 한 남자아이가 있었다.

심장병ㅡ이라고 했다.

10m이상 뛰는 것도 어려울정도로, 심장병말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사실 그때의 난, 마음의 병때문에 몸이 함께 병을 얻은 것일지도 모르는 일이였다.

공부가 하기 싫었고, 엄마아빠에게 반항하며 하루하루를 어린나이에 불구하고 술과, 담배에 찌들어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부모님과 크게 싸우고 바람을 쐴겸 집을 잠시 나왔는데, 날 따라온 부모님이 횡단보도에서 그만 뺑소니차에 치이고 즉사했다고 의사가 말했다.

ㅡ그걸 직접 나는 목격했었고…….나 때문에, 라는 죄책감을 지울 수가 없었다.

공부를 다시 하고 싶어졌고, 다시 학교도 다니고 싶었지만 머리가 따라주질 않았다.

그렇게 다시 방황을 하다가, 병을 얻고 입원을 한것이였다.

2인실이라, 주위에 사람은 없었다.

눈치를 약간 살피고는 문을 닫고, 창문을 열어 남자아이가 자는지 확인한 뒤에 문을 살며시 열어서 담배를 한 개비 집어 들었다.

불이 붙고, 한 모금 빨아들이는 순간.

남자아이가 크게 기침을 몇 번 했고, 깜짝 놀란 나는 담배를 그대로 땅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콜록…….콜록."

"야…….괜찮아?"

남자아이는 침대에서 일어나며 크게 숨을 몇 번 들이켰고, 10번 가량 숨을 들이쉬었을 때 기침이 잦아들었다.

"콜록…….간호사들한테 말하진 않을게"

"…….고마워"

"근데 나랑 또래로 보이는데…….담배어디서 난거야?"

"친 구중에 노안이 있어서"

"그래?그러고 보니, 넌 여기에 왜온거야?"

"별거 아냐, 뇌수막염인가? 너보다는 훨씬 더 치료하기 쉬우니깐 걱정하지 말라고"

"헤헤, 그래?"

남자아이가 몇 번 웃고는 침대에 다시 누웠다.

나는 왠지 모르게 이상한 느낌이 들어, 쀼루퉁한 표정을 지었다.

그 걸보고는, 남자아이가 슬며시 웃으며 말했다.

"해에…….왜, 관심 있어?"

"뻔뻔하네."

"몸도안좋고, 집도 없고, 얼굴도 안 되면 뻔뻔하기라도 해야지"

뭐랄까, 대화가 안 되는 느낌에 고개를 슬며시 돌려버렸다.

"ㅡ너, 왜 그렇게 죽을상을 짓고 있어?"

“응?”

"왜 그렇게 죽을상을 하고 있냐고, 넌 나처럼 곧바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병이 아니잖아? 근데 왜 그런 얼굴을 하고 있어?"

마음을 들킨 느낌 이였기에, 나도 모르게 화를 내버렸다.

"처음만난 주제에, 무슨상관이야!"

"뭔가를, 진심으로 해본적있어?"

"…뭐?"

언제부턴가, 마음속에서 그늘이 생겨버려서 무언가를 할 용기를 잊어버렸다.

"뭔가를 진심으로 해본 적 있냐고. 전력을 다해서 뭔가에 힘껏 부딪혀본적 있어?

"……."

"대답 못하지? 넌 나랑 다르잖아. 아직까지 생은 길게 남아있고, 웃을 수도 있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져 소리를 지를 수도 있잖아? 그럼, 한번만 더 도전할 수 있잖아. 실패하면 그날은 미친 듯이 술 마시고, 친구들과 놀고. 그 다음날부터는 다시 도전할 수도 있는 거잖아?"

그늘이, 한순간에 태양빛을 맞아 밝아지는 느낌이었다.

이때까지 진심으로 무언가에 부딪혀본적은 한 번도 없었다.

대충해도, 살아갈 수 있다고 자신감에 충만해 있었던것아닐까.

그렇다면 큰 오산이였던게 틀림없다.

지금 눈앞의 소년이 말해주듯이, 아직 나에겐 기회가 많이 남았다고 해주지 않나.

"고마워"

어떤 게 고맙다고 콕, 집어 얘기할 순 없겠지만 마음속진심에서 우러나는 말위였다.

"그럼, 결과를 보여줘"

"엥?"

"음…….저 창밖 산에 나무 보이지? 끝에 나무가 하나 있는데, 5년뒤에, 네가 해놓은 성과를 나에게 보여주는 거야, 어때?"

그만은, 나에게 크나큰 동기부여가 되어주었다.

마음속에만 간직한 채, 어쩌면 그냥 지나쳤을 수도 있었겠지만ㅡ

5년이 흘렀다.

인 서울은 아니더라도 어디서나 알아주는 국립대학을 나와, 어제막 고시를 합격하고 하루 동안 몸을 단정하게 하고는, 여기에 서있는것이였다.

“안올려나……."

아침부터는 차안에서, 저녁이 되어가는 지금은 차밖에서 손을 녹이면서까지 기다리고 있었지만, 남자아이는커녕 사람인기척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 하루살기도 힘들어보였는데"

뭔가 모를 아쉬움에 크게 소리를 질렀다.

밟으면 사 박, 사박거리는 눈 위를 걸으며 나무에 손을 얹었다.

"……."

미련 없이, 돌아섰다.

차에 시동을 걸고 산을 내려가려는 순간, 사이드미러에 한 남자가 차위에서 달려오고 있었다.

차를 멈추고, 차에서 내린 채 앞뒤볼것 없이 달려가 남자를 껴안았다.

그 남자는, 그때처럼 슬며시 웃고 있었다.

고마워, 라고 말하며 남자에게 마음을 비추고 있는 따뜻함을 담아서 남자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슬며시 가져갔다.

눈을 맞으며 소년과 그녀가 함께 서있었다.

ㅡㅡㅡㅡㅡ

포기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2장 약간 넘는데, 잘부탁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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