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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믹을 달고 브레이크 테스트 하다가 애견인 아조씨 때문에 펑크남.
게시물ID : bicycle2_491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헌다28호
추천 : 1
조회수 : 734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7/09/16 21:54:57



며칠 전에 야곰야곰 먹은 야식으로 불어나기 시작한 배와,

새로 교체한 브레이크와,

흐리고 강풍주의보가 내린 날씨를 살피다가,

점심 무렵에 라이딩을 시도합니다.


오늘은 어째서인지, 문득 마빅 코스믹이 달고 싶어가지고,

펄크럼7을 대신 코스믹을 달았습니다.

오오, 자전거가 가벼워진 느낌이더군요.

실제론 어떨진 모르겠지만.


브레이크 장력이 좀 헐거워서,

강변 코스에 도착하자마자 내려서 앞 뒤 장력을 조절한 다음,

설렁설렁 탔습니다.

바람이 날 실어다 주겠지, 했지만.

측풍이었고,

그런 바람에 미들림을 달고 온 나는,

천 번은 흔들려야 청춘이라는 말처럼 계속 부들부들 떨고 있었네요.

강변길을 따라 가볍게 한 10몇 킬로 탔을까-


자전거 코스 중에 이런 곳이 있습니다.

고가 도로가 있고, 중간에 기둥이 있는데,

오른쪽은 보행자용 직진 도로,

왼쪽으론 자전거용 커브 도로가 있죠.

고가도로 기둥 곁에는 초록색 펜스가 쳐져 있습니다.


이제 슬슬 그 코스로 진입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자전거 코너 모퉁이에서 한 아조씨가 걸어나오는 겁니다.

'아, 그레 사람이 살다 보면 괜히 자전거 도로 코너를 함 돌아보고 싶을 때가 있지.'

어차피 속도를 줄여야 하는 구간이라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아조씨께서 줄을 잡고 계시고, 그 줄에는 대형 진돗개가 뙇 있습니다.

'아, 사람이 살다 보면 개 데리고 자전거 도로 쪽으로 산책할 수 있지. 목줄은 했네.'


그래서 전 코너 앞 반사거울에 반대쪽 도로로 자전거가 안오는 걸 확인하고,

아조씨와 개를 피해서 가려고 생각했죠.

그런데 이 아조씨가 갑자기 개 줄을 펜스에 걸고.

뭔가, 바지춤을 잡고서 자전거 도로를 가로지러더군요.

'음, 그래. 사람이 살다 보면 개 데리고 나왔다가 개를 자전거 도로에 묶어놓고, 오줌 싸러 가고 싶을 수도 있을 리가 없잖아!'

저는 급하게 핸들을 틀어서 아조씨를 아슬아슬하게 지나갔습니다.

아조씨는 제가 오는 걸 한 1미터 앞에서 보더군요.

지나가면서 입에서 욕이 튀어나오려고 했는데,

갑자기,

"빡!"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꼭 그, 어릴 적 장난감 중에 둥그런 화약이 리볼버처럼 돌아가 있는? 빨간 폭약있잖아요?

그거를 돌로 찍으면 나는 소리였거든요.

아조씨가 놀라고, 나도 놀라고, 개도 놀라서 뛰어들고.

이게 뭔 소리지?

하면서 고개를 숙여보니, 

앞바퀴 타이어가 삘삘삘... 하면서 점점 땅에 닿더군요.

 천천히 그 자리에 멈춰서 타이어를 보니까 펑크가 뙇.

아조씨와 개는 날 쳐다보고,

나는 아조씨를 쳐다보고.

어이가 없어서 웃음 밖에 안 나오더군요.

아조씨를 피하다가 터진 건지,

아조씨만 없었더만 괜찮았을런지...

할 수 없이 내려서 터덜터덜 걸어 쉼터로 갔습니다.

여기서 한 5분 걸으면 삼천리 자전거 점포가 있거든요.

예전에도 펑크 한 번 나서 거기서 튜브 갈았었는데, 거기나 가야겠다 싶었더니만.

지갑이 옵네?!

펑크 패치도, 펌프도 없고, 스페어 튜브는 더더욱 없고, 돈도 없네.

친구한테 전화하니까 일하는 중이라 오기 힘들다고 해서,

불효자는 웁니다, 심정으로 부친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한 1킬로미터 정도 터덜터덜 걸어서 데리러오신 부친의 차에 싣고 집에 왔네요.

집에 와서 튜브 갈다가가 보니 타이어도 찢어져있네?

얼...

다시 펄크럼 달았어요.

새 튜브 사놓은 것도 다 떨어지고 없고,

에효.

브레이크는 뭐, 테스트도 못해봤네요.

펑크.jpg

여행 중에도 펑크난 적 없는데,

이건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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