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으로부터 들은 얘기임
지인은 대학 시절 기타 동아리를 했다고 함
그런데 그 동아리에 전설의 선배가 있었다고 함
원빈에 버금가는 외모에
늘 우수에 가득 찬 표정
평소엔 과묵해 목소리를 듣기 힘들지만
기타 하나만 들면 가수 아구지 날리는 목소리로 가창력 쩌는 노래를 했다고 함
물론 연주 실력도 수준급이었다고 함
하지만
너무나 완벽해 누구도 쉽게 다가갈 수 없었다고 함
동아리에 친한 친구도 없었고
뒤풀이나 엠티도 간 적이 없었고
그저 동아리방에 가끔 들러 조용히 앉아 창 밖을 보다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다 갔다고 함
그 선배가 군대 전역하고 동아리방에 다시 등장했을 때
일진광풍이 불었다고 함
많은 여학생들이 그 선배를 보고 반해서 2년 간의 동아리 침체기를 깨트리며 가입 러시를 이뤘고
멋모르는 신입생들이 그 선배에게 동아리 엠티를 가자고 조르는 일이 벌어짐 (나중에 대참사가 일어남)
그저 바라만 보다 말 한 마디 못 건네본 2~4학년 선배들은 잔뜩 긴장해 손에서 땀이 뚝뚝 떨어졌다고 함
그런데 의외로 그 선배가 같이 엠티를 가겠다고 함
모두들 깜짝 놀람
그해의 기타 동아리 엠티는 역대 최다 신청자가 몰려 큰 방을 두 개나 빌려야 했다고 함
취업 준비에 여념이 없어야 할 4학년까지 모두 몰려 엠티를 떠나는 모습은
조국 해방 후 만주에서 조선으로 넘어오던 과거 우리 선조와 닮았었다고 함
여튼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며 신나는 엠티길에 오른 기타 동아리
밤이 되자 보통의 대학 엠티처럼 술판과 게임판이 벌어지기 시작했다고 함
전설의 선배는 술이 들어가니 더 잘 생겨지더라고 함
말도 없이 술만 먹던 선배는 조용히 사라졌다고 함
원래 대학 엠티는 술 먹다가 조용히 사라지는 게 꿀재미임
수많은 오유인과 예비 오유인들이 자기 정체성을 찾는 (ASKY의 시작을 주로 이곳에서 한다고 함)
그런 곳이 엠티임
여튼 그날의 술자리는 점점 이성을 잃어갔고
전사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함
보통 엠티에서 방을 두 개 빌리면 한 방은 시체처리소가 되는데
여자 신입생 한 명이 중상을 입고
시체처리소로 갔다고 함
그런데
전투 중인 방에 사람들이 술과 게임과 노래로 범벅이 되고 있던 찰나
옆 방에서
"꺄~~~~~~~~~~~~~ㄱ"
하는 앙칼진 비명소리가 들림
다들 놀란 가운데
용감한 남자 선배가 일단 옆 방으로 감
그러고 잠시 후
남자 선배는 오만상을 다 쓰고 "아이 시발"이러고 돌아옴
궁금해서 옆 방으로 가려는 중생들을 말리고
몇몇 남자 선배들이 소집되어 옆 방으로 감
그 중 몇은
온 몸에 토가 튀어 도로 방에서 튀어 나옴
"아이 시발 우....우웁!!!"
나오면서도 막 토함
지인이 옆 방으로 갔을 때
지인도 보자마자 바로 토할 수밖에 없었다고 함
전설의 선배가 술에 취해 뻗어 있었는데
옆으로 누운 상태에서 바지를 내리고
'이 게시판에 어울릴 만한 어떤 광경'을 연출한 채 잠들어 있었다고 함
그런데
그 양과 질이 너무나 훌륭해
엉덩이에 닿을 즈음
본능적으로 그걸 피하려 앞으로 기어가며
분출하다 보니
방에는 아나콘다 한 마리가 그 선배로부터 태어나는 듯한
기이한 모습이 연출되어 있었다고 함
보는 사람들마다
술이 깨며 토를 해
바닥에는 토사물과 '이 게시판의 주인공'이
마치
아마존 황토 늪지대에 아나콘다가 기어가는 듯한 형상을 이루고 있었고
이 세상이 아닌 듯한 희한한 냄새가 가득 차 있었다고 함
남학생들이 몇몇 달라붙어 그 선배를 들어 옮기고
(그 선배는 끝까지 눈을 뜨지 않았다고 함)
방에 있는 무언가를 치우고 방을 닦았다고 함
닦아도 닦아도 그 향기는 없앨 수가 없었다고 함
폭풍 같은 밤이 지나고
신입생들은 영문도 모른 채 전장에서 잠이 들었고
궁금함과 호기심에 시체방을 들여다 보려던 신입생 몇은
방문을 열기도 전에
코끝으로 전해지는 경고 메시지에 포기하고
모두 전투방에서 (꽉꽉 들어차 포개진 채) 잠이 들었다고 함
다음 날 새벽
체력 좋은 학생들 몇이 눈을 떴을 때
그 선배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고 함
그리고
그 이후 누구도 그 선배를 볼 수 없었다고 함
이상 들은 얘기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