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가 그리웠으면서 입밖으로 내지 않는 까닭은

너가 정말 보고 싶어질까 두려워서였다.

그리움을 다른 이름으로 바꾸어 부르며

내 감정을 감추려고만 했다.

되지 아니할 것을 잘 알면서도.

 

너를 계속해서 그리워 하는 것은

누군가를 잊는 것이 두렵기도 했지만

추억속의 우리가 너에게서 지워지는 것이

견딜 수 없을만큼 큰 아픔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너의 이름을 종이에 쓰고 또 지움으로

너를 기억하고 또 지우고

서서히 잊혀져 가는 너를 기억속에 붙잡아 보려고

그렇게 무던히도 애를 썼다.

 

너를 그리는 것이 너가 보고싶어서가 아닌

단지 너를 그리는 것에서 위안을 삼는다는 것을 알았을때

너를 그리워 하는 것을 그만둘 수 있었다.

너는 이미 내 안에 없었으니까.

 

내가 너를 보고 싶어하고 그리워 했던 것은

정말 너가 보고 싶어서였을까.

습관처럼 네 생각을 그만두지 못한 것은

단지 무서웠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그리움이라는 단어 뒤에 숨어서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지 못했었다.

네가 내게 원한 것을 지키지 못했다.

단지 그리워 할 뿐이었으니까. 너를.

  

오늘도 나는 희미한 기억속에 멀어져 가는 너를 생각한다.

그시절 참으로 풋풋하게 행복했던 우리를 회상한다.

그 안에 너와 내가 있었고

우린 서로 가슴 저리도록 그리워 했었다

 

 

xian. 님의 詩 '그리움'

- 정확히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오유에서 보고 저장해 놓았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