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media.daum.net/m/media/world/newsview/20140314104909712?RIGHT_REPLY=R31 "도움줬다고 언급해달라", "버지니아의회서 연설하자" 주문
【뉴욕=뉴시스】노창현 특파원 = 역사적인 동해 법안이 의회를 통과한 미국 버지니아주에 한국 정치인들이 갑작스레 몰려 현지 한인사회가 어리둥절한 분위기다.
현재 워싱턴 DC 일대엔 국회 한·미 의원외교협의회 대표단 소속 의원들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2주년 행사를 위해 한미경제연구소(KEI) 초청으로 방미한 의원 등 10여명이 와 있다.
현지 한인 언론에 따르면 적지 않은 의원들이 동해 병기 법안을 추진한 버지니아 한인들을 접촉, 도움을 줬다는 멘트를 요청하거나 생색내기 행사에 연연하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중앙일보는 지난 11일 "한국 국회의원들이 동해 병기 결과에 도움을 준 것으로 언급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향후 자신들의 국내 공적에 한 줄 넣으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한인사회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동해 법안을 추진했던 이 관계자는 "새누리당의 한 중진 의원이 그동안 동해 병기 법안 추진 과정에서 도움을 준 것으로 언급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털어놓았다. 이 의원은 그동안 워싱턴 한인사회에 발을 들여놓은 적도 없고 동해 병기 법안 추진 과정에 관여한 사실도 없다.
또다른 중진 의원은 "13일 워싱턴을 방문하는데 동해 병기 의미와 관련해 버지니아 의회에서 연설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해 실소를 자아냈다는 후문이다. 버지니아 의회는 지난 8일 회기가 종료돼 의사당이 비어 있기 때문이다.
한인사회의 한 단체장은 "한국의 의원들이 동해 병기 노력에 하지도 않은 자신의 공적을 넣으려 하는 것은 법적, 도의적으로 있을 수 없고, 설사 이뤄진다 하더라도 한국의 지역구민들을 기만하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듯 13일 버지니아 애넌데일에서 열린 '동해 병기' 의회 통과 축하 행사엔 5명의 의원만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의원들의 요청으로 '동해 병기' 캠페인에 대한 동포들의 노고를 축하하고 한인사회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명분으로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버지니아 한인들은 "역사적인 '동해 병기' 법안은 아직 주지사의 서명이라는 최종 관문이 남아 있다. 이 시점에 굳이 이런 행사가 열린 것은 동해 법안을 통한 의원들의 생색내기 아니겠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