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아이템 거래 사이트인 아이템베이가 아프리카TV의 게임자키인 소닉이 주최하는 8차 스타리그를 지원하고 나섰다. 최근에 각종 리그가 개최되고 있는 스타크래프트2가 아닌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로 열리는 대회에 아이템베이가 지원을 하겠다고 두 팔을 걷어붙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스타1이 아이템 거래를 할 수 있는 게임이 아니고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강화시키기 위한 아이템이 있는 게임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타2로 국내 리그가 넘어간 상황에서 한 물 갔다고 보는 시선이 많은 가운데 아이템베이가 스타1을 지원하는 것도 한 발 늦은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있었다. 데일리e스포츠는 아이템베이의 이창석 대표를 만나 무엇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는지 들었다.
◆스타1의 추억은 여전하다
아이템베이가 8차 소닉 스타리그에 투자한 이유는 스타1이 갖고 있는 사용자층이 여전히 두텁기 때문이다. 프로게임단들은 더 이상 스타1을 하지 않고 있지만 스타1은 아직도 게임트릭스 상위 10위 안에 들어있다. 스타2:자유의 날개가 20위 후반, 얼마전 출시한 스타2:군단의 심장보다도 순위가 높다. 대한민국에서 게임을 할 줄 알거나 관심을 갖고 있는 게이머라면 누구나 스타1에 대한 추억을 갖고 있다는 것이 아이템베이가 소닉 스타리그를 지원한 배경이다.
"소닉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스타리그 주최자인 황효진씨가 제안서를 보냈어요. 단순히 스타리그를 지원해달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의 추억을, 앞으로의 기억을 지원해달라고 하더라고요. 아이템베이의 2013년 사업 방향과 맞다고 생각해서 지원하게 됐습니다."
아이템베이는 2013년 사업 방향을 접촉의 증대로 잡았다. 온라인 게임은 물론, 게임 업계, 넓게는 IT 산업까지도 포괄할 수 있는 사이트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게이머들을 포섭하는 것이 최우선이고 이를 위해서는 모든 게이머들의 마음 속에 숨어 있는 단초를 끌어내야 했다. 그 매개체가 바로 스타1이라고 생각했다.
"게임을 하는, 아는,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스타1에 대한 추억이 있어요. PC방에서 친구들과 떠들면서 팀플레이를 했던 기억, 임요환, 홍진호, 박정석, 이윤열의 플레이를 보면서 탄성을 질렀던 기억, 그리고 광안리에 10만명의 관중이 모였다는 기사를 본 기억 등 다양한 추억이 서려 있습니다. 공식 리그는 끝이 났다고 하지만 게이머들의 기억은 끝이 나지 않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유분방한 모습에 매력
이창석 대표는 '소닉' 황효진을 직접 만나지 않고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고 한다. 적지 않은 금액을 후원하면서 상대방을 보지 않고, 이야기를 나눠보지도 않고 흔쾌히 지원하겠다고 나선 이유는 방송을 통해 소닉 본인, 그리고 소닉 TV가 갖고 있는 콘텐츠, 스타1 리그에 대한 열정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제안을 받고 나서 소닉이 주최하는 스타리그의 영상을 꼼꼼히 살펴 봤어요. 정형화된 틀이 없더라고요. 노래를 하기도 했다가 게이머의 감독이 되기도 했다가 해설자를 맡기도 하고 대회를 직접 꾸리기도 하지요. 또 지나치게 상업적이지도 않았어요. 형식이나 명분을 위해 대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게이머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즐기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더라고요. 그러한 열정은 우리 회사도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했어요."
이 대표는 아이템베이가 후원하는 소닉 스타리그를 직접 관전하기도 했다. 후원을 결정한 이후 생방송으로 시청했고 시간이 맞지 않을 때에는 VOD를 보면 꼬박꼬박 챙겨본다.
"솔직히 밝히면 제가 스타1을 잘하지는 못해요. 게임을 직접하는 플레이어는 아니에요. 그래도 누가 이기고 지는지는 확연하게 알 수 있어요. 직관적이기 때문에 눈에 쏙쏙 들어오죠. 스타1의 이러한 점이 아직도 스타리그를 보게 만드는 요소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기사를 통해 수천명의 시청자들이 아이템베이 소닉 스타리그를 보고 있다고 확인했습니다."
이 대표는 입소문이 더 많이 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아이템베이가 후원하는 소닉 스타리그를 시청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몇 천 명이 아니라 몇 만 명이 지켜보기를 원한다고 했다. 이를 통해 아이템베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스타리그도 한 물 간, 버려진 리그가 아니라 롱런하는 콘텐츠로 다시 주목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게임 산업과 동반 성장하길
앞서 이야기했지만 스타1은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는 게임이 아니다. 그렇지만 아이템 거래 산업과는 유독 관계가 있다. 2008년 한빛 스타즈 프로게임단이 풍비박산의 위기를 맞았을 때 아이템매니아라는 회사가 인수하겠다고 나선 바 있다. 또 스타1으로 진행되는 공식 리그가 사라진 이후 아이템베이가 아프리카TV를 통해 중계되는 온라인 리그인 소닉 스타리그를 후원하겠다고 나섰다.
이 대표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e스포츠는 게임을 알리는 가장 좋은 홍보 수단이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사실 아이템 거래 산업에 대해 게임 업계과 사회 일반은 아직 색안경을 끼고 있다. 일부 게임사들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자산인 아이템이 외부 회사를 통해 거래되고 있다는 것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또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게임이라는 산업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해한 분야로 내몰리기도 했다.
"아이템베이는 게임 산업과 분리할 수 없는 회사입니다. 게임 산업이 존재하고 인기를 얻어야 아이템 거래도 활성화되고 양성화되거든요. 그리고 게임 산업은 e스포츠라는 또 다른 매개체를 통해 게이머를 꾸준히 확보하고 인기를 얻으면서 장수할 수 있어요. 아이템베이나 e스포츠 모두 게임을 매개로 한 연관 산업입니다. e스포츠의 부흥을 아이템베이가 지원하는 것은 게임 산업 전체의 크기를 키우고 활성화시킨다는 점에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흥하라, 그리고 커져라
e스포츠 리그를 후원하는 회사의 대표를 만날 때마다 묻는 질문이 있다. 다음 시즌도 후원을 하실 것이냐는 틀에 박힌, 그러나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이 대표는 확답 대신 기대감을 밝혔다. "아이템베이처럼 규모가 작은 회사가 소닉 스타리그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대기업, 세계적인 규모의 사업체가 후원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아이템베이는 어려운 시기에 소닉 스타리그를 도와준 촉매제라는 역할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스타리그가 성공적으로 이뤄져서 수억원대의 후원을 받고 수만명의 팬들과 함께할 수 있는 가교가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풀이할 수 있다.
"온라인 게임의 효시가 리니지였다면 e스포츠의 시작은 스타크래프트 리그였습니다. 잊혀져 가는 리그라고 볼지 몰라도 아직 게이머들에게 가장 친숙한 콘텐츠입니다. 아이템베이가 후원함으로써 그들의 게임에 대한 열정이 살아나고 한국의 게임 산업이 발전하는 기폭제가 된다면 우리의 역할은 새롭게 조명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창석 대표는 "게임 산업, 게이머들로부터 아이템베이는 많은 것을 받아왔고 소닉 스타리그 후원을 통해 조금 갚았습니다. 아이템베이는 물론, 소닉 스타리그에 더 많은 애정과 관심을 보내주신다면 더 많은 활동과 지원을 통해 게임 산업에 이바지하겠습니다"라고 인터뷰를 마쳤다.
출처 - 데일리e스포츠 http://esports.dailygame.co.kr/news/read.php?id=74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