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편을 한 한달전쯤에 봤는데 보자마자 원작 사다 봤습니다. 기대치가 12780%는 올라 가더군요.
영화 보고 나왔습니다. 러닝타임이 짧은게 아닌데 너무 짧더군요. 특히 차 몰고 아레스4 기지 예정지까지 가면서 와트니의 개삽질을 무~척이나 기대했는데 통째로 편집 되면서 야악간의 실망감까지 안고 나왔지만...
두 번 봐요. 감독판까지 세번 봐야 되요. 가앙추입니다.
여기까지가 스포 아닌 스포 좀 날린 감상 후기 였다면 아래 부터는 본격적인 감상입니다.
이 영화를 그라비티랑 자주 비교 하시는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라비티가 판타지라면 마션은 SF입니다. 하드코어 SF요. 어느 영화가 우수 한가가 아니라 장르 자체가 한 포인트 벗어난 느낌이죠.
SF를 장르로 삼을 때 현실과 가장 괴리 되는 지점은 자원의 제약입니다. 특히 예산을 무한대로 댕겨 쓰는 듯한 SF 세계관의 기술들은 이미 그 자체만으로도 데우스 엑스 마키나 같은 역할과 다름 없죠.
솔직히 영화판 마션은 긴 런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짧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최대한 원작을 영화적으로 각색하려 노력은 했지만 2시간 20분 가지고도 모자르죠.
그럼에도 원작 마션과 영화 마션에서 놓치지 않는 귀중한 포인트가 자원의 제약에 대한 현실성을 최대한 부각 시켰다는 점입니다.
약 18일 가량의 임무 수행 기간을 산정해서 31일 동안 사용이 가능한 베이스 캠프, 무게와의 싸움으로 요약이 가능한 현대 로켓 기술을 상징하는 개인물품 박스 그리고 가장 결정적으로 예산.
원작 마션에서는 한 대당 40조원이 넘어 가는 화성 탐사선 헤르메스호가 어떻게 건조 되었는지, 아폴로 계획 따위 싸다구 두어번 날릴 예산이 들어갈 화성 유인 탐사가 어떻게 미국회를 통과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습니다만 이부분을 다루려면 아예 책이 따로 한 권 나와야 할 정도라 의문으로 치기에는 반칙같은 느낌이 많이 들죠.
어찌되었든... 화성 유인 탐사는 시작 되었고 임무 중에 우주인 한 명이 산간오지도 아닌 화성에 고립 당했고 어떻게든 구출 해야 한다 라는 재난 상황에서 그야말로 이쑤시개 두어개'만' 가지고 불을 피워야 하는 현대 우주 개발의 매우 적나라한 민낯을 고스란히 까발렸다는 점에서 영화나 원작이나 진짜 장르를 새로 개척했다(개인적 감상입니다. 개인적...)라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죠.
자질구레한 과학적 고증은 접어 둬도 되요. 마션의 포인트는 수백조원을 발라도 우주개발은 가난과의 싸움이며 인간이 아닌 초인이 우주인이 되어야 하는 이유 그 자체죠. 애당초 2년 가까운 세월을 공기도 없는 화성 한복판에서 천막(-마션은 과학 고증이 아니라 현실 고증입니다. 화성 메인 베이스는 우리가 상상하는 유리돔 달린 '도시'가 아니라 '강철'같은 강도를 자랑하는 '천막'에서 지내고 있죠;;;;;; -)치고 농사 짓는다는 해괴망측한 발상을 할 수 있는 와트니 같은 초인을 안 보내고서는 화성 유인 탐사 같은게 될리가 없죠. 고로 와트니가 마약도 안 빨고 저리 쾌할 하냐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얘기일 뿐더러 오히려 인간적인 고뇌로 끙끙 앓는 와트니가 나왔으면 그거야 말로 설정 오류죠.
아무튼 두 번 보세요. 원작이랑 감독판까지 네 번은 봐야 합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님 저번에 프로메테우스 보고 와장창 실망했다가 마션 보고 회개했습니다. SF 광팬이면 무조건 봐야 합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으로)블레이드 러너? 진짜 쨉도 아니예요. 마션이야말로 리들리 스콧 감독님 대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