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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P에서 있던 소소한 일들...
게시물ID : military_176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食後燃草長生
추천 : 10
조회수 : 113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03/21 13:38:36

전에 처음 쓴글이 생각보다 많이 올라갔길래 정신이 없으므로, 음슴체로 하겠음
95년 9월말. 제가 속해있던, 1사단 예하 연대의 예하 대대가 GOP로 들어갔음
들어가자 마자, 간첩잡혀서 난리났던 얘기는 이미 했으니 패스...

GOP앞에 DMZ에는 군사분계선을 사이에두고, 아군 GP와 적GP가 들어가 있음

매일매일 체크하는 것중 하나가, GP에서 관측한 것들을 GOP로 보고해주는 것임

대략적으로, 승리415가 어디서 어디로 이동, 승리63이 어디서 어디로 이동 이런내용임...
그런데, 간혹가다가 좀 내용이 있는 것들이 올라오기도 하는데...

예를들면, 적군들이 사천강에서 모여있음... (사천강 : 북한측 강줄기 이름)
이렇게 시작되면... GOP 투입 처음에는 무척 긴장했음... 무슨일 날까봐... 그래서 간부들도 난리가 나고 그랬음

그런데..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인원들이 강으로 흩어져서 들어감...
인원들이 다시 강변으로 모임...
연기가 남...

사라짐...

결국에는 강가에서 물고기 잡아서 먹었다는 얘기임..
심지어... 적군 215GP에서 간부1명 우리측을 향해 소변... 뭐 이런것도 있음

여기서 재미있는게, 도라섹터에 돌출된 지역이 있음. 아군GP와 적GP의 거리가 불과 400m임
한강 너머보다 더 가까운 거리임.

맨눈으로도 서로가 보이니까. 희한한 일들이 발생함

김일성 생일때는, 아코디언 매고 저들끼리 강강술래를 하고,

때로는, 고라니를 잡았다고 아군GP보라고 자랑질도 하고 (그리고, 이후 연기가 남...)
심지어, 저들끼리 얼차려주고, 구타하고 있는걸, 우리GP얘들이..잘한다~~~ 하면.. 신나서 더 패고 있고...


그러다가, 조금 더 큰일은... 귀순까지는 아닌데, 적군얘들이 우리 GP가까이 까지 와서 서로 얘기? 하는 경우가 있음

GP앞에서 알짱거리면, 확성기로 우리측 GP에서 걔를 향해 얘기함...

너 몇살이냐?  23
군대온지 얼마나 되었냐?  9
너네는 몇년이나 군대에 있어야하냐? 13
얼마 안남았네...힘내라...   끄떡끄덕..
우리는 2년좀 넘는다~~   좋겠다... (이 표시를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음...


뭐 이런식으로 서로 의사소통을 하다가 보통 돌아감


그런데, 우리 GP에서 넘어가는 사람은 내 근무기간중엔 없었고, 또 GP있는 수색대 친구들도 대부분 이상한 사람은 없는지
별일 없는데... 유독... 이상한 얘들이 넘어감... 그 기간당시... 우리부대 어떤 장교도 정신이상증세를 보이면서 철책에 메달려서 넘어가겠다고
난리를 친적이 있었는데...(아마 이 일때문에 우리 대대장님이 별을 못달았나 싶음...)
정말로 삐라가 날라오는 경우가 있음

옆사단이었던 것 같은데... 한ㅇㅇ (이름은 지금도 기억나지만...혹시 남아있는 가족에 피해가 될까봐...) 중사가 수령의 품에 안기었다 뭐 이런식으로, 옆에한복잎고 꽃 꽂은 여자들 틈에서 찍은 사진삐리라가 날라옴...
다들..놀람... 미쳤구나... 정말... GOP에 있다보면, 개성까지 보이는데... 그 다니는 사람들의 촌스러움이며... 군인들이 사냥하러 다니는 걸
보고 있으면... 정말 넘어가는 놈이 미치지 않고서야 갈리가 없다고 생각이 듬...


밤에 니콘을 통해서 개성까지 간신히 보이는데, ... 김일성 동상에 네온싸인빼고는 아무것도 안보임...
대성동 위장마을엔 사람 없음...

GOP에 있다보면, 서로 심리전한다고..방송이 엄청나게 시끄럽게 남...

낮에는 북한 대남심리전이 많고... 밤에는 북한보다는 우리나라의 심리전이 많음

북한 심리전 방송은 "조국의 영광~~민족의 긍지~~~" 뭐 이런식...
걔네는 뭔가 시사적인 얘기를 하는데, 정말 코메디 방송하는 것 같음...
지금 " 일ㅂ ㅔ ㅊ ㅜ ㅇ" 이 하는 얘기가 그때 걔네들 하는 얘기하고 똑같은거 얘기했다고 생각하면 됨

아..그리고, 그때 걔네가 문제를 한번씩 냄...그런데...정말 못풀어본 문제가 있었음...

"노태우가 해먹은 돈이 우리 국군 따불백에다 담으면, 몇개나 채울수 있을까..."였음...
정답을 알아낸 사람은 넘어가서 이거 답하는게 미션임... (못올수도 있지 않나 싶음..ㅋㅋ)
근데..다들..궁금했음...따불백 하나에 현금이 얼마나 들어갈까...ㅋㅋ

우리나라 심리전 방송은 그냥... 최신곡만 주구장창 나감...근무때 덜 심심함..ㅋ (개성까지 들릴듯... 북한애들...강남스타일 알거임...)
리고, 간혹 이쁜목소리의 여자목소리로 고향이 어쩌구..어머니가 어쩌구... 위문편지 감동적인거 좀 읽어주고..이럼...
이거 여군이 읽어주는데, 심리전 여군이 좀 이쁘다고 함...
그런데..이게 효과가 커서, 북한이 DMZ내에 확성기 재설치 한다 했을때...박격포를 쏘니 어쩌니 한거임...

한번은, 근무가 없는 긴밤이어서, 나름 공부한답시고 라디오 키고 책보는데, 클래식이 들리는 거임...
그 클래식이 끝나고...좀 이상한 톤으로..."여기는 평양입니다. 내일 날씨가 어쩌고 저쩌고.."   좀 홀딱 깻음...

아...쓰다보니 사건은 많았는데...글솜씨가 없어서... 영 재미없게 진행되는데... 일단 쓰던거니 조금더써보겠음

영화 JSA봤을 거임...
거기보면, 이병헌네와 송강호네가 만남...(군대말로 조우..)
이런일이 실제로 벌어짐...

아침에 수색대가 수색을 들어가고, 밤에는 매복을 들어감...(한밤에 매복뛰는 얘들 절라 불쌍함...체감온도 영하30도까지 내려가는데서 숨소리도 못냄...)

어쩌다 한번은... 아침 수색조에 사단장 내지는 연대장이 동행함.
연대장이 수색에 동행할때... 이런 조우하는 상황이 벌어진거임...
무전내용이 심상치 않음...(나는 상황실에 있었으니까... 무전반것도 같이 들림...)


야..이거 큰일났구나.... 어떻게 될까 하는데... 고대로 돌아서 나오는 거임...
나는 순간 빡침...
아니..연대장이라는 사람이.. 수색까지 들어가서 조우하고 별일 없으면 나머지 코스 돌고 나와야지...
쫄아가지고 도로 돌아나오는 걸로 느껴졌음... 왔던길로 고대로... 어차피 이리오나 저리오나 거리는 똑같은데...

나중에 알아보니... 내 느낌이 맞는것 같다는 확신이 드는 말을 들었음...(취재원은 비밀...수색대 모병사)

수색중에 적군과 조우하는 일이 종종 있음, 자주는 아니더라도 드물지도 않음.
보통...소 닭보듯...닭 소보듯 하고 지나간다함... MDL이라는게..철책이 있는게 아니라 그냥 팻말만 꽂혀 있는 거지만, 어느정도 존중한다 함
하여튼... 좀 열받았음... 그럼..무슨 아침 산책하러 수색들어갔냐는 말이 튀어나올뻔함...


아우..써놓고 보니 정말 재미없어서 어떻게 끝내야할지 모르겠음...

암튼... 나중에 시간되면 GOP 내부의 적에 대해서 올려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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