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실 문을 뺄쯤히 열어두고 들어가더군요..
그리고 바리 노래소리가 흘러 나옵디다..(지도 쫄았던 거져..말은 그렇게 해 놨어도..ㅋㅋ)
녀석 노래부르면서 샤워 하기 시작하더만요..ㅎㅎ...
솔직히 말도 안되고 얼마나 황당한 이야기입니까만은....
“봐라. 박과장.. 그거. 본 것 좀 세밀하게 이야기해줄래? 얼굴은 확실히 봤냐?”
“팀장님도 저 비웃을라 하는거 아닙니까?”
“아니. 아니. 솔직히 나도 그런거 몇 번 봐나서.. 너 내 소문 못들어 봤나? 응?”
그제서야 박과장이 마치 기인을 본듯한 표정으로 절 보더니..
“팀장님 솔직히 제가 잘못 봤다고 말하기에는 너무 생생하다 아입니까...”
“사람 머리만한 것을 제가 잘못 봤을리는 없고요.. 솔직히 머리카락이 너무 많아서
얼굴은 기억이 안납니다. 거울도 좀 뿌옇고 해서. 근데요. 정말입니다. 확실히
사람 아니 여자 생머리 긴 여자 말입니다..“
“머리만 봤냐? 몸통은 없더냐?”
“마. 그런것까지 기억이 없고 진짜 머리만 생각납니다.”
“아놔. 이제 저 화장실에 못들어 갈 것 같습니다.”
“그..그래.. 미치겠네.. 솔직히 아까 오후에도 나혼자 샤워 했는데...”
“그럼 팀장님은 아무일 없었어애?”
“응? 난 아무일도 없었는데..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 파이프 소리가 좀 거슬리긴 했는데..”
“파이프 소리요? 그거 보일러 물돌아가는 소리인것처럼 팅 팅 하는 소리 말입니까?”
“어. 그래 그 소리 맞다...”
“그거.. 저도 들었는데.. 그소리가 좀 거슬려서 이상타 했는데요...”
“그래? 그정도 소리면 밖에서도 들릴텐데. 여기서는 그런 소리 안들렸거든...”
“아. 참,,,그리고 깡다구 한테는 이 이야기 하지 말고.. ”
“왜예?”
“아씨. 먼 좋은일이라고 그걸 깡다구한테 말하노. 안그대도 혼자 전소장 비위 맞춘다고
신경날카로워져 있는데..“
“알겠심더.. 근데.. 아무일 없겠지예?”
“그라먼? 먼일이라도 일어 나야 정상이가? 아무일 없는게 당연하지...!!”
“네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두려운 것은 사실이고.. 저도 떨리는 것도 사실이고..
박과장이 겁많기로 일찍부터 알고 있었고...
그런 겁보가 요렇콤 상콤한 상황을 겪었으니..
오죽하겠습니까...
진짜 뛰쳐 나가고 싶었겠지만..
평생 첨 본 상황에 어찌 대처 할줄을 몰라
걍 넋놓고 있었을뿐입죠...긴가민가 했을테죠.. 아직까지는...ㅋㅋ...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인겁니다....
설명이 안되는 초 파워 미스테리 한 장면을 자신이 연출했으니 말이죠.
저야 그렇다 쳐도 뺀질이는 황당무개 오뉴월에 서리내리는 소리 하고 앉잤네
하고 있으니 말이죠..
뚱이과장이야 지금 순간이 인생의 파노라마가 스쳐가는 순간이었을텐데..
직접겪어 보지 못한 뺀질이에게는 그저 황당하고 말도안되고...
어이 없는 웃음만 나오는 상황일뿐이었죠.
하지만 지도 조금 당황한 것이 다큰 사람이 큰대자로 뻗어서
오줌 싸 갈기는 장면은 여간해서서는 볼수 없는 희귀한 장면이었기에..
내심 긴장타지 않을수 없었을테죠..
화장실 문 뺄쯤히 열어 놓은것만 봐도 알수 있는 대목입죠..
그렇다고 이 엄동설한에 밖에 다 나갈수도 없꼬..
이런걸 진퇴양난이라고 하죠...
저야 뚱이과장 데리고 차라리 밖에 나가고 싶지만..
절대 네버라고 외치고 있는 뺀질이 보니...
무슨 21세기에 그딴일이 있을수가 있냐?
지금 영화찍냐 그럴까봐 이도저도 하지 못하는 상황입죠...
역시나 말이죠...
둘이 다시 담배 한 대씩 물고 다 피워 갈때쯤이었죠..
“어. 어. 시원하다.. ”
뺀질이가 수건으로 머리를 툴툴 털면서 나오네요..
“과장님 여기 여자 없던데요..하하..”
뺀질이가 우리쪽으로 오더니 풀썩 주저앉으면서 담배 한 대 무네요..
“니 혹시 샤워할 때 파이프 물돌아 가는 소리 못들었나?”
“예? 물돌아가는 소리요?”
“왜 파이프 물돌아 가면서 팅팅하는 소리 말이여?”
“아뇨. 전혀. 네버. 그런소리 못들었거든요..”
그러니.. 분위기가 좀 가라앉고 ....
그다음 3명이서 무심히 TV를 보고 있었죠.
그리고.. 속이 좀 안돼서. 물을 애법 마셨더니..
소변이 마려운데..
그랬더니.. 아까. 박과장 오줌싸는 장면이 싹 떠오르더군요.
그리고 바리 이야기 꺼내서... 박과장 무안하게 만들었죠.
아. 사진기도 있었는데 정말 사진 한방 찍어 뒀으면 가만이었을텐데 말이죠.
정말 평생가도 못잊을 장면이었을겁니다.
덩치 산만한 남자가 대로 누워서 오줌싸는 장면은요..ㅋㅋ..
지는 그런일 없다고 빡빡 우기지만..ㅋㅋ..
신나게 놀리다가.. 화장실 들어갔는데..
이제 수증기가 싹 걷혀서 깨끗합니다.
조명이 있긴한데.. 화장실 조명이라 조금 어둡기는 했죠..
변기로 이동하는데.. 흐미.. 세면대 전면 거울 슬쩍 처다 보니..
걍 소름이 쭉쭉 타고 올라옵니다.
소변 보면서 긴장타서 찔끔 찔끔.. 니미..ㅠㅠ..
“뺄뺄 오빠야 전화왔따. 받아랏...”
니미.. 놀래라.. 흐미 놀래라..
“야이. 쓰벌놈아 화장실에 휴대폰 두지 마라..”
타월 놓아두는곳에서 왠 여자 목소리가 나오니까..
바로 오줌줄기 끊어 지더만요..
물론 뺀질이 휴대폰 소리였죠...ㅋㅋ..
뺀질이가 휴대폰을 받아 듣었죠...
전소장팀이 한잔 하러 한방에 모이자라고 하더군요.
니미.. 좋은데 가지 방구석에서 무슨 술을 한다고..
우리가 대학 MT온것도 아닌데..무드 없기는..
좀 그럴싸한데 가지 그래.. 여기까지 와서는..
하기사.. 여자들도 있고 하니.. 심심치는 않켔다 싶었죠..
글고 이방에 더는 있기 싫기도 했꼬...
3명이서 뒤도 안돌아 보고... 윗층(312호)로 튀어 올라갔죠.
나름대로 셋팅을 해 놨더군요..
어디서 저렇게 챙겨 왔는지 원...
무슨 술상을 봐 놨네요..
역시 배줌마의 준비성과 탁월한 안목에 의해서 이뤄진것들...ㅋ
아까전까지의 황당한 상황을 뒤로한채
열심 술을 빨기 시작했습니다.
특이나 격하게 물을 뺀 일인(?? ㅋㅋ)은 수분 보충을 위해
열심 들이키더군요.
솔까말 아까 사건을 술기운을 빌어 잊어 버리자 이거겠지만...
제가 봐도 이미 제정신이 아닌 듯...훗...
아직 며칠 밤을 더 보내야 하는데.. 어쩌나...ㅠㅠ..
여튼 수다쟁이들 덕분에 술은 잘 넘어 가네요..
오후에 스키 타던 이야기만 죽도록 반복해도 질리지도 않는 모양셉니다.
어디 스키장 첨온 촌놈들처럼 말이죠. 물론 첨입니다만...ㅋㅋ
어쿠 대체 어디서 이 많은 맥주를 조달 해왔는지 의문이네요..
마셔도 마셔도 끝도 없이 나오네요...
뭐. 첫날이라 이렇게 친목 다질겸 이 좁은 방구석에 다닥다닥 붙어서
마시는 맥주도 운치 있더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