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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말하다
게시물ID : gomin_493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애경a
추천 : 2
조회수 : 39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09/12/09 17:00:02
사람마다 칭찬으로 받아들이는 말이 다르다.
어떤 사람은..
'당신 참 남다르군요' 라는 말에  입이 크게 찢어지며 더 괴상
망측한 표정을 지어 보이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당신 참 착한 사람이에요' 라는 말에 집으로 돌아가서 남몰래
감사기도를 드리기도 하며,
또 세상의 어떤 사람은..
'당신 정말 부자군요' 하는 말을 칭찬으로 알아듣고 기분이 좋
아서 황금빛카드를 꺼내 기꺼이 골든벨을 울리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이 남자의 경우..
들어서 가장 기쁜 칭찬은 주로 반듯함에 관한 것이었다.
'당신은 참 반듯하군요'
'늘 신중하시네요'
'당신은 흐트러지는 모습을 본적이 한번도 없어요'
누군가가 그렇게 말해주면 남자는 정죄되고 겸손한 미소를 지으며
넥타이를 다시 고쳐 매곤 하는.. 그런식?

나는 나를 잘 안다
나는 내 자신을 통제할 수 있다
나는 어떤 경우에도 미친짓은 하지 않는다
남자는 스스로에 대해서 그런 원칙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들을
잘 지키면서 살아왔다.
그녀를 만나기 전까지..
아니, 그녀와 헤어지기 전까지..

헤어진후, 그 남자를 가장 못견디게 한 사실은 이별의 뒷감당을
해야되는 순간이 그야말로 시도때도 없다는 것이었다.
술자리에서 한번쯤 목이 메어 그녀의 이름을 불러보는 일.
깊은 밤.. 창밖을 바라보며 긴 한숨과 담배연기를 토해내는 일.
그녀가 좋아하던 음악을 들으면서 남몰래 눈물을 흘리는 일.
그런것들은 남자가 감수할 수 있는 범위안에 뒷감당이었다.
하지만 남자의 바람과는 달리 그 한숨과 눈물과 목메임은 너무
이상한 타이밍에 찾아왔다.

아침에 일어나 변기의 뚜껑을 여는 순간.
회사에 출근해서 컴퓨터 모니터를 켜는 순간.
집에 돌아와서 양말을 세탁기안에 던져 넣는 순간.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등의 빨간 눈과 마주치는 순간.
울어서도 안되고, 울수도 없는 그런 시점에 울컥하는 감정들은
제멋대로 아무때고 찾아왔다.

내가 왜 이러지..?
내가 왜 이러지..?
몇번의 고비를 간신히 넘긴 남자.
하지만 점심시간 회사 화장실에서 칫솔을 물다가 울음이 터진
그는..
그렇게 같은 말을 두번 반복한뒤 결국 항복했다.
아무때나 슬퍼해야 되나보다..
아무때고 그리워해야 하나보다..
그게 이별..인가 보다


때론 내가 나를 어쩔수 없다는 사실을 진작에 인정했다면..
헤어진후 슬픔에 항복하기보다 헤어지기전에 사랑에 항복했다면..
시도때도 없이 잘해줬다면..
어쩌면 우린 헤어지지 않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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