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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과거] 운문-검은 손톱이 그리워한다.
게시물ID : readers_49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네레
추천 : 2
조회수 : 286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2/12/02 17:15:29

 

너가 가지 말라고 했을때

너의 가슴팍에 몇가지 글을 쓰다가

이내 문질러 지워버렸다.

 

너는 그 문지름에 무척이나 괴로워 했다.

너는 그 글을 그리워 하지 않을 것 같았다.

 

나는 너와 함께했던

그 수많은 날들이 모두 일탈이다.

 

너의 온 몸에 글을 썻다가 지웠다.

선을 그어서 넘었다가 말았다.

 

너는 그리는 손 끝의 감촉을 그리워 하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나의 손 끝은 너의 온 몸의 감촉을 기억한다.

 

내 손톱끝에 그 모든 일탈이 때처럼 남아서

내내 맘을 괴롭힌다.

 

나는 너를 그리워 하지 않는 데

이 검은 손톱만이 너를 그리워 한다.

 

손톱의 하얀 반달이 나를 비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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