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게를 보다가 모사이트에서 오신님들의 논리를 보고 있노라면 정말 답답하기 그지없습니다. 오류라는건 형식적인 것이고 참거짓과는 관계가 없지만 토론을 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피력할 때 한번쯤 생각 해 봅시다.
요즘 대부분의 토론방에서 글들을 보다보면 인터넷 토론이 건전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흐르기보다는 비합리적이고 인신공격적인 방향으로 흐르는 모습을 많이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흐름의 주범중 하나가 바로 오류(fallacy)라고 생각됩니다. 논리학에서 오류는 "타당한 것 같지만 타당하지 않은" 것을 의미합니다. 타당해보이기 때문에 논의자는 자신이 오류를 범했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지요. 그러면서 토론은 논리와 논증의 대결이 아니라 감정싸움과 오류로 범벅이 되면서 이상하게 변질됩니다.
특히 모사이트에서 오신 님들께 이 글을 바칩니다.(예전에 인터넷에서 몇몇개 모아둔 글이 있네요)
-오류란 '그릇되어 이치에 어긋나는 인식'을 말한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각하고 말하는 가운데 많은 오류가 발생한다. 이런 오류들은 언뜻 보기에는 그럴 듯하면서도 논리적으로는 타당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나, 오류에는 추론의 형식상 잘못을 범하는 형식적 오류와 언어 사용이나 사용 자료의 잘못, 또는 심리적 요인에 의해 범하게 되는 비형식적 오류가 있다. 말이나 글에 있어서 오류 유무의 판단을 위해서는 다음의 절차에 따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1) 결론(핵심 논지)이 무엇인지 확인한 후, 그 결론을 뒷받침하기 위한 전제나 이유, 근거(논거)가 제시되었는지를 확인한다.
(2) 전제나 이유, 근거로부터 타당하게 결론을 이끌어냈는지(추론 과정)를 확인한다.
-토론 과정에서 많이 범하는 논리의 오류들-
1.순환논법
ex)
1.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어째서?
2.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성경에 쓰여있어. 그러므로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 맞아.
주장 자체가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된다고 주장하는 것.
즉, 실제적으로는 아무런 근거도 없으면서 자기 자신의 주장을 근거로 삼는 것.
2.무지에 의한 논증
ex)
1.귀신이 없다는 증거가 없다.
2.그러므로 귀신은 있다.
반대되는 증거가 없으므로 이 주장은 옳다고 주장하는 것.
반대되는 증거가 없다고 해서 그 주장이 맞는 것이 아니라, 단지 [알 수 없는 것]이다.
3.권위에 의한 논증
ex)
1.유명한 정치인이 이 가설은 옳다고 주장했다.
2.그러므로 이 가설은 옳은 것이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거나, 혹은 전문가라 할지라도 미지의 영역에 대해서는 보증을 할 수 없다.
특히 속기 쉬운 오류로써, 전문가가 해당 분야에 대해 과연 얼마나 보증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4.인신공격에 의한 논증
ex)
1.그 사람은 학벌이 좋지 않다.
2.그러므로 그 사람의 주장은 옳지 않다.
3번과 비슷한 오류. 그 사람의 지위나 속성이 어떻든 그 사람의 주장과 반드시 연결된다는 법은 없다.
역시 범하기 쉬운 오류로써, 주장은 그 주장만을 가지고 판단해야한다.
5.정황에 의한 논증
ex)
1.그 사람은 예전에 중소기업에서 일했었다.
2.그러므로 그 사람이 대기업에 대해 비판했다면, 이것은 믿을 만한 주장이 아니다.
3, 4번과 비슷한 오류. 그 사람이 그런 주장을 펼치게 된 이유 혹은 과거가 어떻든 간에,
그 주장의 신뢰 여부와는 무관계하다.
6.군중에 의한 논증
ex)
1.일본놈들은 죄다 나쁜놈들이야! 예전에 우리나라를 침략했었어! 다들 알잖아!
2.그러므로 지금 이 일본놈이 하는 말도 죄다 틀린 말이야!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그렇게 생각할 걸!
군중의 감정에 호소하는 가장 단순한 오류. 자신의 주장을 인정받기 위해 불특정 다수의 공감대를 만들고,
과격하고 감정적인 말을 씀으로써 논리적인 판단을 회피한다.
7.연민에 의한 논증
ex)
1.이 분은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에게 버림받아 갖은 고생을 하고...
2.그렇게 슬픈 일을 많이 겪으신 분이니 이 분이 하는 말은 틀림없을 겁니다.
6번과 비슷한 오류. 연민이나 동정심에 호소하여, 해당 주장을 반대하면 양심에 가책이 오도록 만든다.
8.힘에 의한 논증
ex)
1.순순히 금을 넘기면 유혈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 입니다.
자신의 주장을 통과시키기 위해서, 언어 혹은 물리적 폭력을 사용하는 오류.
9.논점 일탈의 오류
ex)
1.왜 게임을 불법복제하냐고?
2.요즘 게임은 너무 비싸. 아니, 요즘 물가 자체가 너무 높아. 그래서 우리나라가 힘든 거야.
원래 토론하고 있던 주제와는 전혀 무관한 주제를 갖다붙이는 오류.
말을 장황하게 늘어놓음으로써 논리적인 판단을 회피한다.
10.선언지 긍정의 오류
ex)
1.그 사람은 엑박이나 플3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2.그런데 그 사람이 엑박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았다.
3.그러므로 그 사람은 플3을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이다.
[엑박과 플3을 동시에 가지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한 오류.
서로 베타적이지 않은 두 명제는 양립할 수 있다.
11.전건부정/후건부정의 오류
ex)
1.[대한민국 국군 현역 사병]은 전부 [남자]다.
2.그러므로 [남자]는 전부 [대한민국 국군 현역 사병]이다.
조건 논증의 경우, 참인 명제를 반대로 하면 오류가 된다.
12.복합질문의 오류
ex)
1.당신, 어제 그 여자랑 만나서 바람 폈지?
2.아니, 난 바람 같은 거 안 폈어.
3.그럼, 어쨋든 어제 그 여자랑 만났다는 건 인정하는 거지?
[어제 그 여자랑 만나다], [바람을 피다]라는 두가지 사실을 질문함으로써,
상대방이 부정하더라도 한가지 질문은 긍정했다고 생각해버리는 오류.
13.거짓원인의 오류
ex)
1.예전에는 경제 성장율이 높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
2.또 예전에는 통기타가 유행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지.
3.그러므로 통기타가 유행하면 경제 성장율이 높아지겠군!
어떤 사건이나 사물에 대해, 전혀 무관한 원인을 갖다붙이는 오류.
14.선결문제 요구의 오류
ex)
1.그 사람은 가난하다.
2.왜냐하면 그 사람은 궁핍하고 돈이 없기 때문이다.
주장에 대한 근거로, 결국 똑같은 의미일 뿐인 말을 반복하는 오류.
의미는 똑같으나 어휘만 바꿔서 늘어놓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1번의 순환논법과도 비슷하나 좀 더 포괄적인 개념.
15.우연의 오류
ex)
1.사람을 죽이면 살인죄다.
2.그러므로 전쟁에서 적군을 죽인 군인은 살인죄다.
일반적인 주장을, 특수한 경우에도 적용시키는 오류.
16.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ex)
1.그 대학을 다니는 이 여자는 된장녀다.
2.그러므로 그 대학에 다니는 여자들은 전부 된장녀다.
15번과는 정반대. 특수한 경우를, 일반적인 주장으로 만드는 오류.
17.도박사의 오류
ex)
1.작년에도, 재작년에도 크리스마스에 눈이 안왔다.
2.그러므로 올해는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 것이다.
확률 이론을 무시한 오류. 과거의 사건과 이번의 사건은 독립된 확률이 적용된다.
18.애매어의 오류
ex)
1.학살은 무저항의 사람들을 일방적으로 죽이는 행위를 말한다.
2.그런데 그 사람들은 우리가 총을 쏠 때 저항을 했다.
3.그러므로 우리가 한 일은 학살이 아니다.
고의든 우연이든, 단어의 의미를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오류.
애매하고 포괄적인 단어에 대해, 자신의 임의로 의미를 규정하면서 발생한다.
19.애매한 문장구조의 오류
ex)
1.나는 그녀와 그에게 친절히 대했다.
[나]가 [그녀와 그]에게 친절히 대했는지, [나는 그녀와]함께 [그]에게 친절히 대했는지 애매하다.
문장의 뜻이 애매해서 다의적으로 해석할 여지를 만드는 오류.
20.강조의 오류
ex)
1.친구들을 때리지 마라.
2.그럼 친구 아닌 사람들은 때려도 되겠군!
특정한 단어 등을 강조함으로써 성급한 판단을 내리는 오류.
21.결합의 오류
ex)
1.그 사람은 좋은 사람이다.
2.그러므로 그 사람이 사는 동네도 좋은 동네일 것이다.
부분의 특징을 전체에도 적용시키는 오류.
22.분해의 오류
ex)
1.그 동네는 좋은 동네다.
2.그러므로 그 동네 사는 그 사람도 좋은 사람일 것이다.
21번과는 정반대. 전체의 특징을 부분에도 적용시키는 오류.
23,부적합한 권위에의 호소
논지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권위자의 견해를 근거로 신뢰하게 하는 오류
ex) 이 화장품이 얼마나 좋은 화장품인 줄 아니? 그 유명한 000란 여자 탤런트도 언제나 이 화장품만 쓴다는 말 들어 봤지?
24. 인신 공격
주장하는 사람의 인품, 직업, 과거 정황을 트집잡아 비판하는 오류
ex) 저 사람의 말은 믿을 만한 게 못 돼. 저 사람은 전과자거든.
25. 피장파장(역공격)
비판받은 내용이 비판하는 사람에게도 역시 동일하게 적용됨을 근거로 비판에서 벗어나려는 오류
ex) 오빤 뭐 잘했다고 그래? 오빤 더 하더라 뭐.
26.원천 봉쇄의 오류(우물에 독약 치는 오류)
반론의 가능성이 있는 요소를 원천적으로 비난하여 봉쇄하는 오류
ex) 얘, 빨리 가서 자야지. 늦게 자는 어린이는 착한 어린이가 아니야.
27.잘못된 유추의 오류 :
비유를 부당하게 적용함으로써 발생하는 오류
ex) 컴퓨터와 사람은 유사한 점이 많아. 그러니 컴퓨터도 사람처럼 감정을 느낄거야.
28.잘못된 인과 관계의 오류 :
단순한 선후 관계를 인과 관계로 추리하는 오류
ex) 너 어제 그녀랑 데이트했지? 네가 빵집에 들어간 지 10분쯤 뒤에 그녀가 그리로 들어가는 것을 내가 봤는데?
29.은밀한 재정의의 오류 :
용어의 의미를 자의적으로 재정의하여 사용함으로써 생기는 오류
ex) 그 친구, 정신 병원에 보내야 하는 것 아냐? 요즘 세상에 뇌물을 마다 하다니,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30.훈제 청어의 오류(Red herring)
이름이 굉장히 뜬금없는데요;; 훈제 청어 오류는 실제 논의와는 전혀 상관없는 것을 집어넣어서 혼란을 일으키는 오류를 의미합니다. '주의 돌리기 오류'라고도 하지요.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A: 삼성은 부도덕한 집단이야. 왜냐하면 총수 일가가 부패했기 때문이지. 그런데 삼성이 선도하는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은... -> 이 경우 삼성의 도덕성 문제에서 반도체 산업으로 뜬금없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31. 허수아비 논증의 오류
허수아비 논증은 말 그대로 '허수아비를 세우는' 논증을 의미합니다. 의도적으로 자신과 반대 위치에 서 있는 사람의 의견을 왜곡하여, 반대자의 '허수아비'를 만들어서 그 허수아비를 공격하는 것입니다. 이 오류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 광경을 보며 동조할 수도 있습니다.
A: 심각한 부패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여전히 우리나라에 필요한 기업입니다.
B: 그러면 대한민국을 부패공화국으로 만들자는 말입니까? -> A의 주장에 대한 허수아비를 만들었습니다.
C: 저런 못된 놈이 있나!
32.Non Sequitur
라틴어로 '따라나오지 않는' 을 의미합니다. 즉 전제와 결론이 너무 먼 논증입니다.
A: 네가 지금 공부를 하지 않으면, 서울대를 가지 못할거고, 서울대를 가지 못하면, 서울대 학사학위가 없을테고, 서울대 학사학위가 없다면, 아주 좋은 곳에 취직을 하지 못할테고, 아주 좋은 곳에 취직을 하지 못한다면 돈을 많이 벌지 못할테고, 돈을 많이 벌지 못한다면 네 자식의 교육비를 낼 수 없을테고, 그렇다면 네 자식은 서울대를 가지 못할거고..... 결국 그래서 네 인생은 실패할 거다. 그러니까 공부해라.
-제발 좀 어그로 끌지 말고 지금 자신이 하는 말에 어떤 논리의 오류가 있는지 생각 좀 하고 달라붙길..-
이제 답답함을 넘어서 짜증이 날려고 그러네..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