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존경하던 선배였습니다.
올초 잘 지내냐며.. 돈좀 빌려달라고 전화왔을땐 너무 놀랐습니다.
자존심도 강하셨고, 남들에게 손벌리는일 절대 하지 않았던 분이거든요.
20년 후배들까지 챙겨가며, 그렇게 살아오던 선배였는데..
제딴엔 생각해서 이렇게 말씀드렸었네요...
형님, 돈 따위로 형님 잃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그냥 드리기에도 너무 큰 액수입니다.
그냥 돈은 모르는 사람에게 빌려준다치고 공증받고 빌려드릴께요.
그래, 차라리 나도 그게 맘이 편해서 고맙구나.
올해내로 정리할테니 같이 증서 찢고 시원하게 한잔 하자...
이번달 초쯤이었습니다.
제가 형편이 형편인지라 OO케피탈로 매달 상환을 해야하는데 연락이 늦으시더라구요..
형이 이러면 안되는데 정말 미안하다.. 실적때문에 회사에서 너무 쪼아대서 ^^;
형 바쁘셔서 그러신거죠? 다른 또 안좋은일 없는거죠? 다 정리되신거 맞죠?
응 다 정리되었어.. 너무 정신없이 바빠서 그랬다 미안하다
네, 바쁘시면 좋은거잖아요. 조만간 술한잔 해요!
그래!
오늘 새벽녘에 다른 선배형으로 부터 온 전화벨이 울리는데....
받기도 전부터 가슴이 찢어질거 같았습니다..
그래도 그건 아닐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왜 이렇게 불길한 예감은 잘 들어맞는걸까요?
그런 존경받고 인정받는 사람이 얼마나 힘들어지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게되는지..
그 형님이 그렇게 될 줄이라곤 우리중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후배의 울음섞인 목소리가 전화기를 통해 제 어께를 들썩이게 합니다.
OO형님 사실이에요? 형님이 왜요? 왜요??!!
잠시후 장례식장으로 갑니다..
형님, 저 형님 잃고 싶지 않아요.
돈이고 뭐고 다 괜찮으니 제발..
제발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