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물ID : freeboard_4945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제도 추천 : 4 조회수 : 9366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1/02/24 22:42:26
나는 20대 중반 여자다. 한마디로 일축하면 나는 레즈비언이 싫다.
'레즈' 로 불리는 집단은 그들만의 커뮤니티에서 동성애를 초월적인 사랑이라 외친다. 세상이 자신들을 따라잡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할 뿐이라며 뭉치는 듯 보이지만 얼굴을 공개하는 게시판에 가보면 소위 예쁘거나 잘생긴 이들의 사진을 보며 열광하지만 반대의 경우는 냉담하다. 그들은 외모를 따지고 성향을 가리며 서로를 밀어낸다.
중학교 첫사랑 여자애의 눈에 들고 싶어 그들의 패거리와 어울렸고, 나도 레즈라고 불렸다. 그 첫사랑 여자애는 고등학교 때 남자친구와 동거한다는 소식 이후로는 아무것도 들은것이 없다. 고등학교때는 여리여리한 선배를 좋아하기도 하고, 귀여운 후배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마음 뿐이었다. 레즈라고 불리는 기분은 참 이상하다. 내가 레즈비언은 맞지만 굉장히 수치스럽다. 한번은 이런일이 있었다
영어시간
선생님: 발렌타인데이 때 초콜렛 준 사람 손들어봐~
양아치1(양아치같은 여자애 나를 자주 놀리고 엉덩이를 만지거나 치마를 들추거나 했다): XX이가 YY한테 줬어요. 레즈라서 여자애한테 줬대요
선생님 : 선생님 때도 그런 애들이 있었는데 !#!#^%*$^*(
반 아이들이 시선을 돌려 나를 쳐다보며 어 정말 여자한테 줬대? 아 정말 쟤 레즈지 라며 속닥거리는게 들렸다. 선생님은 자신의 여고시절을 회상하며 무어라 떠들어 댔는데 내 귀에는 제대로 들릴리가 없었다.
중학교때의 놀림은 쇼크였고 수치스러웠다. 나는 매우 소심한 성격이며 첫사랑 친구에게도 맘을 전한적은 없었다. 그러나 남자는 너무나 외딴 동물이었고(동물이라는 표현이 맞다. 나는 그들을 너무 이질적인 이해할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이런 변명이 부끄럽지만 술에 취한 아버지의 모습이나 내가 낮잠자고 있을때 몰래 내 몸을 더듬는 남동생의 존재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여자의 사랑스러움이나 부드러움, 신체적인 아름다움이나 정신적인 고결함 모두 나는 사랑했다. 절대 내 성향은 변하지 않을꺼라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사랑이 두려웠다. 한번은 동아리 후배에게 친하게 지내자며 편지를 써줬는데 그 친구는 내가 자신을 성적으로 좋아한다고 생각했는지 두렵다며 친구와 선배들에게 알렸고 그렇게 듣기 싫던 더러운레즈 소리를 고등학교때도 달고 살았다.
나는 사랑에 있어 '더러운 레즈'였고 한번도 당당해 본 적이 없다. 어물쩡대는 성격은 그들의 커뮤니티 에서도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몰려다니는 자체도 싫었다. 사랑의 부정은 자아의 부정으로 이어졌고 나는 부끄러운 인간이 되었다.
한 번은 고심 끝에 레즈비언 커뮤니티에 고민글을 올린적이 있다. " 저는 여자를 사랑하지만 다른 여자들은 절 사랑하지 않습니다..." 그들만의 집합소 인데도 그들은 조롱하며 나에게 거울을 보라고 말했다. 그러면 알 수 있을꺼라고 나는 얼굴을 공개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그들은 내가 외모때문에 사귀지 못했을꺼라며 지레짐작하며 비웃었다. 이런말 하는게 웃기지만 친구를 따라 레즈클럽? 레즈바에 간적이 있다. 여기저기서 합석하자 번호 교환하자는게 우스웠다. 타이트한 원피스를 입고 갔는데 예쁘다느니 연예인 누구를 닮았다느니 뭐래느니 시끄러웠다.
레즈비언이 싫다. 그들이 가진 사랑방식도 역겹고 애써 작은 키와 통통한 몸매로 남자인 '척' 하는 옷차림 말투도 싫다. 그들은 거부감을 갖게한다. 나는 그들이 추하다고 생각한다.
여자들의 외모지상과 온갖 허영, 되도 않는 감성의 집합체가 똘똘 뭉친곳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아직도 여자에게 사랑받지 못한다. 그리고 남자들은 나를 사랑해준다. 그들과의 사랑을 바라지는 않았지만 나는 레즈비언이 싫고 더러운레즈 소리도 싫다. 앞으로 좋아하는 여자가 생긴다고 해도 절대 고백하지 않을꺼다. 그리고 내 남자친구는 이것을 이해하지 못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