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유명한 도킹씬 말인데요, 학부시절에 배운 걸 토대로 생각해 보면 정말 경악스러운 확률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은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걸지도... 일단 써 볼게요.
1. 일단 쿠퍼의 계획은 회전하며 떨어지는 인듀어런스 호와 자기가 타고 있는 우주선의 상대 각속도를 0으로 만들어 도킹하겠다는 겁니다.
2. 그런데 이게 여의치 않죠... 중력권 하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속도를 어떻게 맞추는가는 둘째치고서,
이게 성공하려면 상대각속도가 0이어야 하므로 인듀어런스 호나, 쿠퍼가 타고 있는 우주선이나
둘 모두 정확히 도킹부위를 회전축으로 회전하고 있어야 합니다.
3. 그런데 충격을 받은 강체는 별다른 고정축이 있지 않는 한은 질량중심을 축으로 회전합니다. 이게 문제입니다.
4. 이 확률이 경악할 만하다는 겁니다... 인듀어런스 호는 만 박사가 터뜨려서 가장자리 블럭의 질량이 사라지고 없는 상태에요.
이 상태의 질량중심이 정확히 도킹부위라는 겁니다.
게다가 우주선 내부의 공기는 폭파된 부위를 통해 계속 유출되고 있어 추가적인 토크를 작용하고 있으며,
당연히 인듀어런스 호 전체의 질량 분포를 변화시키고 있는데 말입니다.
5. 쿠퍼가 타고 있는 우주선도 엄청나긴 마찬가집니다. 탑승자의 체중이나 탑승 위치에 따라 우주선의 질량중심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데도
하필이면 쿠퍼와 아멜리아의 체중과 탑승 위치로써 정확히 도킹부가 질량중심이 되었다는 것은 경악스러운 확률이죠.
6. 여기까지만 해도 징그러운 확률인데 아직 하나 더 남았습니다.
도킹부는 실린더 형태일 테죠. 두 우주선 모두 회전축이 실린더의 회전축과 평행해야 합니다. 두 우주선에 각기 충격력이 어떻게 작용했던지 간에,
한 쪽이라도 도킹부의 중심축과 실제 회전운동의 회전축이 평행하지 않으면 이 계획은 실패입니다.
7. 어쨌든 둘 다 하필이면 그 부위가 정확히 질량중심이 되고 회전축이 평행해서 둘 다 상대 각속도를 0으로 맞추고 도킹하는데 성공했다... 라는 건데 저는 솔직히 이 부분에서 외계인이 도와줬겠구나 싶었습니다. 물론 초반부부터 후반부까지 메시지 장난질은 전부 쿠퍼가 주고받은 거지만 이 영화에 외계인이 도움을 주는 부분을 꼽으라면 저는 단연코 도킹장면을 꼽을 겁니다 -_-;
제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으면 지적 부탁드릴게요...
제가 알고있는게 맞다면 정말 그 도킹씬은 생각할 수록 극악무도한 확률입니다. 기적이라는 표현으로도 부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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