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조정훈 기자]
김부겸 대구시장 예비후보가 공약한 '박정희 컨벤션센터' 설립을 두고 지역의 진보정당과 시민단체의 비판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김 예비후보는 지난 24일 서문시장에서 출마를 선언하고, 산업화세력과 민주화세력의 화해를 위해 박정희 컨벤션센터를 설립해 광주의 김대중 컨벤션센터와 교류하면서 두 세력의 역사적 화해를 통해 통일의 밑거름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김부겸 민주당 전 국회의원이 24일 오후 대구서문시장에서 많은 시민과 상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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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예비후보는 역사적 화해를 통해 "민주화 세력이 산업화세력과 고 박정희 대통령의 공적을 역사적으로 공인하고 산업화세력이 민주화세력과 김대중 대통령의 공적을 역사적으로 공인하자"고 강조했다.
김 예비후보는 25일에도 대구시장에 당선되면 정부와 협력해 바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경북도청 후적지 일부에 우선적으로 배치해 산업화를 위한 산 교육장으로 활용하거나 현재 대구엑스코를 박정희 컨벤션센터로 이름을 바꾸고 인근지역까지 흡수해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 등을 내놓았다.
현재 광주시와 대구시가 달빛동맹을 통해 상호교류를 시작하고 국책사업에 대해서는 상호 공조하기로 합의하는 등 추진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두 지역과 세력을 화합시켜 국가 발전과 통일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진보정당-시민단체 "표 의식한 공약 유감... 재고해야" 하지만 진보정당과 시민단체들은 김 예비후보의 박정희 컨벤션센터 설립 공약에 대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꼴'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산업화세력과 민주화세력의 진정한 화해를 의미한다기 보다는 이슈거리를 만들어서 시선을 끌겠다는 의도이거나 지역의 정서를 지나치게 의식하고 단순히 표심잡기에 기댄 공약으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개혁세력은 무조건 자신을 지지할 것이라 생각하고 지역정서만 의식하는 것이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새정치'인가 묻고 싶다"며 "김 후보는 산토끼를 잡으려다 집토끼를 놓칠 수 있다는 걱정을 새겨들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4.9인혁열사계승사업회와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등 시민단체들도 김 후보에 대해 "영호남 교류를 통한 화해의 진정성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지만 심히 유감스럽다"며 박정희 컨벤션센터 설립 공약을 다시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
인혁당재건위사건'을 조작해 8명의 목숨을 사법살해했지만 그 유족들의 아픔이 치유되지 않았고 변변한 기념물조차 없는 것이 대구의 현실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박정희
유신독재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진심어린 사과와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조치하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특히 박정희 컨벤션센터가 선거마케팅의 일환이라면 더욱 위험하다며 "전시행정의 대명사인 박정희 컨벤션센터의 건설 대신 '인권과 민주주의 전당' 건설을 우선 검토해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역사적 성찰에 기초한 사려 깊은 대안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함종호 4.9인혁열사계승사업회 부이사장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산업화를 통한 경제부흥을 일으킨 공적은 인정하지만 박정희 컨벤션센터를 만들겠다는 것은 이 지역을 영원히 박정희의 정치적 볼모로 만들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김부겸 예비후보는 "진보가치를 가진 분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현재 영남과 호남지역, 보수와 진보세력 간의 갈등과 대립이 지속되면 나라 발전은 한치도 나아갈 수 없고 통일 에너지도 생길 수 없다"며 "이 방법만이 두 지역과 두 세력을 화합시켜 국가 발전과 통일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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