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당직이 업스므로 음슴체.
나는 현역부사관임. 내가 직업군인이란 길을 택하게 된 길을 갑자기 떠들고싶어서 이글을 쓰게됐음.
나는 어렸을적 군인이 정말 싫었음. 이유는 할아버지때문이었음.
할아버지는 6.25 참전용사셨는데 화랑무공훈장을 6개나 받았을 정도로 매우 열심히 싸우셨음. 그리고 할아버지는 이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셨음.
어렸던 나는 그것이 정말 이해가 안갔음.
"사람을 죽인 공로로 나라에서 훈장받은게 뭐가 그렇게 자랑이라고-"
또한 할아버지는 군인이셨던 것을 강조하듯이 집안식구들에게 툭하면 군기를 잡으려고 하셨음. 그리고 술을 좋아하셨음.
술을 매일 입에 달고사셨고 그 취기로 집안에 공포분위기를 늘 조성하셨음. 할머님도 막지못하심. 그냥 잠드시길 기다릴 뿐이었음.
그때 어린 나의 생각은 이러했음.
"군대 갔다오면 다 저렇게 되는구나. 나는 절대 군인이 되지말아야지.
입대 거부를 하든, 이민을 가든해서 절대 군대가지말아야지. 아 끔찍해."
중3때까지 이 생각은 변하지 않았음. 그러다가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음. 국가유공자셨기때문에 국립현충원에 안치되셨음.
그때 의장행사로 "현충원의장대"에서 "영현봉송"행사를 했음. 조총발사도 하고 정말 멋진, 자부심을 가질만한 행사를 해주었음.
이 "현충원의장대"가 내 군생활에 정말 큰 역활을 했음.
이때 내안에서 뭔가가 꿈틀거림. 할아버지가 그렇게 자부심을 가지셨던게 이해가 가기 시작했음.
그리고 할머님과 아버지께 할아버지에 대해 여쭈어보았음.
할아버지는 전쟁이 나기전 "조선경비대"라는 곳에 입대를 하셨음. 군생활중에 전쟁이 터졌고 할아버지는 전선에 투입되셨음.
할아버지는 싸우고 싸우다가 분대원들은 전멸하고 혼자 살아남는 일도 겪으셨고 고지도 점령하고 아무튼 전장을 여러곳에 투입되셨음.
휴전 협정이 이루어지고 할아버지는 직업군인으로서 복무를 하며 약 군생활을 9년간 하다가 27살이란 나이에 제대를 하셨음.
할머니가 말씀하시길 할아버지는 전쟁휴유증때문에 많이 힘들어하셨다고 함.
꿈속에서도 그리고 현실속에서도 자신이 쏘아 죽이신 북괴군들과 옆에서 죽어간 전우들의 얼굴이 자꾸만 보이고 목소리도 들리고
끔찍했던 전장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으셨다고 함. 그리고 그때부터 술을 드시기 시작했다고 함.
술에 취하면 그 휴유증에서 잠시나마 벗어나니까, 그래서 그 괴로움을 잊으려 술을 매일 달고사셨다고 하셨음.
할머님도 그래서 말리기는 하지만 적극적으로 말리진 못하셨다고 함. 얼마나 괴로워하셨는지 알기때문에-
결국 술때문에 일찍 돌아가셨지만 돌아가시기 전날까지 할아버지는 술을 입에서 떼지 않으셨다고 했음.
그렇게 괴로워하셨지만 이 조국을 자신의 손으로 지켜내셨다는 것에 커다란 자부심을 가지셨다고 함.
그래서 어디를 가든 가슴팍과 목에 훈장 약장과 훈장을 걸고다니셨음. 손주들을 보면 앉혀놓고 전쟁이야기, 훈장이야기를 털어놓으셨음.
근데...기억이 하나도 안남. 군대 이야기 하신건 기억나는데 무슨 내용인진 잘기억이...ㅜㅜ
아무튼 그때 뇌리속을 쾅!했고 가슴이 두근거렸음. 이거다! 싶었음. 이 자부심, 이 자부심 하나를 나도 느껴보고 싶었고
이상하게 눈물이 흘렀음. 그냥 가슴이 뜨거워졌음. 그때부터 나는 하룻밤 사이에 그렇게 싫던 군인이 정말 미치도록 하고싶었음.
그때부터 장래희망조사때 항상 군인이라고 적어놓았고 사람들은 절대 이해 못했음. 특히 친구들은 정말 이해못했음.
그 어리던 내가 고등학생이 되고, 대학생이 되고, 입대하는 그 순간까지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했음.
그리고 믿지 않았음. 저러다가 말겠지. 저러다가 말겠지.
그리고 입대를 했음. 입대를 하고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영현소대"란 부대로 자대배치를 받았음. 읭? 처음듣는부대였음. 이게뭘까 싶었는데
알고보니 할아버지 장례식때 "의장행사"를 해준 "그 부대"였음! 믿기질 않았음.
내게 감동과 영광을 선사해준 그 부대에 내가 입대를 하게되다니...
그 부대에서 병사로서 군생활을 하다가 직업군인이 되기 위해서 "현역부사관"지원을 하였음.
주변에선 다 말렸음. 후회한다고, 솔직히 내가 근무하던 "국유단"이 편하긴 편했음. 간부되면 100% 전방으로 빠질꺼고
그곳은 여기랑 세계가 다르다고, 적응 못할거라고, 정말 힘들거라고 다들 만류했음. 국유단 간부님들도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셨음.
하지만 난 꿋꿋하게 지원했고 당당히 합격했음. 그리고 사랑스러운 동기들을 뒤로 육군부사관학교로 교육을 받으러 갔고
꿈에 그리던 "하사" 계급장을 목과 어깨에 달았음.
그날 정말 펑펑 울었음. 꿈을 이룬 순간이었음. 꿈을 이룬 순간은 이렇구나, 꿈을 이룬 기분은 이렇구나..정말 말로 형용할 수 없었음.
할머님께서 임관식에 오셨었는데 할머님께 정말 크게 경례했음. 할머님은 장하다 내새끼 내새끼 하시면서 많이 이뻐라해주셨음.
할머니는 내가 입은 군복에서 할아버지를 보셨던 것 같았음.
그리고 할머니께서 물어보셨음.
"그래 아가, 부대는 어디로 갔니."
"전방 3사단 18연대 백골부대로 갔습니다."
할머니는 눈시울이 붉어지셨음. 헐, 백골부대가 힘들댔는데 내가 불쌍해서 우시는건가.....ㅋㅋㅋ 일리가 없었음.
할머님께서 하신 말씀은 충격이었음.
"니 할아버지도 백골부대였어. 백골부대 18연대. 할아버지가 너를 거기로 불렀나보다. 아휴, 이놈의 영감."
나는 결국 할아버지와 같은 사단, 같은 연대로 가게 되었음. 대대랑 중대는 잘모르겠음. 기분이 묘했음.
할아버지의 그 자부심에 감동하여 그 자부심을 이해하게 되어서 군인의 길을 꿈꾸었고
내게 그 자부심을 일깨워준 부대가 국유단 영현소대였고 병사때는 그 소대로 자대배치를 받았고
간부가 되고나서는 할아버지가 계셨던 3사단 18연대로 가게된 것이었음.
그냥 나는 그 순간부터 아 이건 운명이구나. 난 군인 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음.
그래서 난 지금도 내 조국 내 손으로 지키고 있단 자부심으로 군생활을 하고 있음.
끝-
길게 썼는데 베오베 갈래요.
요 아래는 베오베 티켓이라는데...?
인중인증은 베오베 안보내주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