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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의사가 됐을까...
게시물ID : humorbest_4949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Ω
추천 : 192
조회수 : 19749회
댓글수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7/12 19:28:37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7/12 16:04:33

 

 

학교다닐 때 한 교수님이

의사란 직업이 가장 좋은 이유는

그냥 자기 직업 자기 일 열심히 하면

돈만 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남을 도울 수도 있게 되기 때문이라셨다.

격하게 공감해서, 이 길을 택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물론 정상적인 대부분의 직업은 결과적으로 누군가를 간접적으로 돕게 되는 것이겠지만

누군가를 위해 고민하고 고생하는 일이 보람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대가까지 주어진다는 것이

더할 나위 없이 이상적인 직업으로 보였다.

 

3일동안 한 숨도 못자고 한 끼도 못 먹어도 당연한 건 줄 알았다.

쉬는 날에도 못잔 잠 몰아서 병원에서 자다가 연락 다 받고

100일동안 병원 밖으로 나간 거라곤 밥 두 끼 먹으러 나간 것밖에 없어도 당연한 건 줄 알았다.

난 의사니까 하는 자부심과 자신감이 있었다.

 

내가 우물 안 개구리인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본 세상에서 의사들만큼 도덕적인 집단은 없었다.

이기적이고, 돈 밝히고

그렇지 않은 집단은 또 어디 있나?

내 말은, 근본적인 면에서다

한 번 의사가 된 자는 병원 밖에서도 환자를 생각한다. 쉬는 날에도 환자를 생각한다. 자기 전에도 환자를 생각한다.

의사의 양 끝에 있는

자기 전 재산 털어서 돈 없는 사람을 치료하는 숭고한 의사도 빼고

돈벌기 위해 할 필요 없는 수술을 권유하는 쓰레기같은 의사도 빼고

평균적인 평범한 의사는 모두 그렇다.

 

치사한 얘기 하나 하자면

내가 받는 월급은

환자를 낫게 한 것에 대한 성공 보수가 아니다.

내가 잠 못자고 밥 못먹고 내 생활 포기하고 환자를 위해 고민하고 일한 것에 대한 대가다.

평생 그렇게 살지는 않잖아? 라고 한다면, 맞다.

그래서 참고 한다. 언젠가는 다른 사람들처럼 생활할 수 있겠지 하고.

난 그래도 멋진 일을 하니까 하고.

 

근데 욕 먹기 싫다. 욕 먹으면서 일하기는 진짜 싫다.

무엇보다 의료 현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보건복지부에서 헛소리 해대는 꼴을 더 이상 보기가 싫다.

보건복지부 직원들 연수 과정에 병원 근무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아하게 외래진료 열명쯤 보는 데서 생색내는 거 말고

응급실 당직의가 어떻게 일하는지 3일, 아니 단 하루만 따라다녀 보라고 하고 싶다.

보건복지부 장관부터.

일하는 꼬라지 짜증나서 못보겠다.

 

되게 두서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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