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저그 대 프로토스 전에서 프로토스가 승리를 거머쥐고 테란과 우주의 패권을 건 건곤일척의 일전을 펼치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결승전에 올라올 가능성이 많아보이는 이영호 선수의 별명은 "갓영호"이며 결승에 올라온 프로토스인 허영무 선수의 별명은 "허느님" 혹은 "올마이티"로서 서로간에 유일신을 연상시키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까닭에 스타리그의 최후의 결승전은 마치 서로를 인정할 수 없는 두 신이 유일신의 이름을 놓고 벌이는 우주 최후의 전쟁을 연상하게한다.
진정한 신을 가리는 우주 최후의 전쟁, 스타리그 13년 역사의 대서사시를 마무리하는 주제로서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지?
이러한 점에서 우리는 허영무 선수에 대한 찬사 속에서도 위대한 패자 김명운 선수에게 감사와 격려의 마음을 전달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사실 허영무의 별명이 "허느님", "올마이티"라고 하여도 이영호 선수와 동급으로는 잘 생각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런 그가 김명운 선수와의 처절한 4강전을 거치면서 진정한 프로토스의 화신으로서 각성하게 되면서 "갓영호"와 대적할만한 진정한 "허느님", "올마이티"로 인정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프로토스 팬들이 그날 허영무 선수로부터
1세트에서 오영종을 보았던 이유는
4세트에서 박정석과 임성춘을 보았던 이유는
5세트에서 김택용과 도재욱과 윤용태와 강민과 송병구와 김구현과 그리고 그의 모습, 그야말로 프로토스의 화신을 보았던 이유는
김명운 선수가 허영무 선수에게 프로토스의 화신이 되어야만 이길 수 있는 오버마인드와 같은 강력한 선수였기 때문이다.
김명운 선수가 "허느님"을 "갓영호"에 필적하는 존재로 성장하게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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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위, 주연의 화려함 뒤에는 항상 조연의 묵묵한 수고가 있기 마련이지만 우리는 이러한 수고를 잊고 대개 승리한자 1등한자 만을 기억하곤 한다. (물론 예외는 있다. ㅋㄲㅈㅁ...)
이번 마지막 스타리그 만큼은 그런 습성을 버리고 승패와 관련없이 김명운 선수를 비롯한 수고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와 격려를 보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