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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할머니한테 속아서 개독교 끌려다온 썰.
게시물ID : humorbest_4951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별의목소리
추천 : 218
조회수 : 21460회
댓글수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7/13 07:13:10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7/13 05:44:19


시작하기 전에... 글이 겁내 김.



나한테는 과학밖에 음슴으로 음슴체로 가겠음.


저한테는 사랑하는 외할머니가 계심.


.....그런데 문제는 초등학교 선생님을 퇴직하신 이후로 할 일을 못 찾으시고 자꾸 종교쪽에 발을 들이시는 바람에 돈 사기를 잘 받으심.


가령 예전에는 이런일이 있었음.


집에 저랑 누나만 있는데 갑자기 어떤 남자랑 찾아오셔서는 남자가 갑자기 부모님 주무시는 안방에 들어가서는 요상한 메트를 깔려고 하는거임.


근데 이게 아무리 봐도 싸구려고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굉장한 싸구려티가 물씬 풍김.


옛날부터 할머니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몸에좋은 무언가를 자주 사오였음.


그래서 이게 얼마인지 물어봄.


그랬더니 이게 왠걸? 100만원이라는 거임.


오마이갓.


결국 할머니께는 죄송하지만 조금 심한말을 해서라도 남자를 돌려보냈음.


그런데 이때 했던 말이 내가 좀 심했음.... 대략...


할머니, 지금 사시는 집도 그렇고 생활비도 저희 부모님이 내주시는건데 이런 싸구려 매트를 100만원 사시느니 그돈으로 맛있는거 사드시는게 저희한테는 더 기쁘다고.


그런데 생각해보니 엄청 심한 말임;;; 손주가 할 말이 아니엇음.


평소에 찾아가서 애교도 떨고 했는데 손주는 자신편이라는 기대감이 완전 박살 나버린거임.


말로는 괜찮다고 하시는데 그 이후 몇 주간 연락이 없으심.


그러다가 어제, 평소 친하게 지내는 친척동생에게 전화가 옴.


내용인 즉슨, 할머니가 맛있는 걸 사주신다고 집에 놀러오라고 했다는 거임.


솔직히 여기까지는 감이 안 왔음.


설마 그때 그정도로 심한일이 있었는데 비슷한일이 또 생길줄이야 ㅡㅡ;;


게다가 나한테 직접이 아니라 친척동생을 통해 나에게 이런걸 전달 한다는 것도 이상했음.


아무튼 당일이 됨.


나는 순진무구하게 할머니가 이제 기분이 많이 풀리셨구나.


할머니랑 맛있는 거 먹으면서 가족끼리 사진도 찍고 놀아야지~ 하고 여행갈 때 아니면 들고 다니지도 않는 178만5000원짜리 카-논 쨔-응까지 들고 헤헤 거리면서 할머니집을 찾아감.


그런데 이거.... 좀 심상치 않음.


대화는 그냥 할머니가 과일 잘라주시고 하는건데.


어쩐지 이건 손주들과 놀러나가는 할머니의 옷차림이 아님.


화장이 왠지 도자기처럼 되어있음....


거기다가 주변을 둘러보니 왠지 성경책이 많음.


게다가 달력부터 거울 여기저기에 무슨 교회이름이 덕지덕지 붙어있고.


아니 왠걸, 침대에는 그전에 봤던 싸구려 매트가 깔려있음.


여기서 명확히 나갔어야 했는데...... 할머니를 믿었음.


할머니가 갑자기 택시를 타시고 어디를 감.


근데 이게 아무리봐도 음식점있는 길은 정 반대쪽 길임...


그래서 한번떠봄


“할머니, 저쪽에도 음식점이 있었어요?”


“.....”


묵묵부답.


나랑 동생은 이제야 눈치챔.


나중에 들어보니 사촌남동생도 그전에 비슷한 경험을 한적이 있다고함.


고3때 할머니가 자기를 교회까지 끌고 가셨다고 함.


그때 할머니를 봐서 두달다니다가 아무래도 이건 아니다 싶어서 그만뒀다고 함.


아니나 다를까. 할머니가 우리를 대려가신 곳은 각종 건강식품을 파는 이상한곳...


더군다나 한쪽에는 어디서 많이 본 전기장판이 보임 ㅡㅡ....


이때부터 나랑 동생은 표정이 굳어지기 시작함.


어떤 아주머니들이 뛰쳐 나오더니 ^^웃으며 여기 앉으라며 과도한 친절을 배품.


내가 그 똑똑한 손자라니 이야기 많이 들었다느니, 남동생한테는 그 착한 손자라느니 어떻다느니....


.....


할머니께 우리 음식점가는거 아니었냐고 묻자 드디어 본심을 꺼내심.


손주들을 위해 예언 같은 걸 들으려고 오셨다는거임.


뭐 이사람이 어쩌구저쩌고 목사인데 목사를가르치는 목사고 영적능력어쩌고 예언을 받는다 어쩌고.


머리가 끙......


아무튼 당장 뛰쳐 나가려는거 사촌동생이 말렸음.


(직접 말은 못하고 서로 문자 주고받음)


사촌동생은 이제 이미 포기하고 다끝나고 할머니께 말씀드리자는 온건파로 나가기 시작함.


하지만 내가 누구임.


비과학적인걸 증오하는 과학덕후임.


우리 아파트 단지안에 포교하던 사이비들에게 과학 논쟁을 벌여서 일주일만에 전부 과학노이로제에 걸려 내쫒게 만든 그때 그 맛, 그 말빨이 되살아날 기미가 보이기 시작함.


아줌마 들이 말을 걸든 말든 핸드폰만 만지작거리는 척하며 대놓고 무시함.


동생한테 문자가왔음


아무리 그래도 어른앞에서 핸드폰 만지작거리는건 아니다 뭐이런거였음.


그런데 난 개독 혐오라서 그런거 신경안씀 ㅡㅡ... 


대놓고 기분 나쁜거 이야기하고 눈만 웃으면서 완전비꼬면서 화난거 팍팍티냈음.


그래도 주변사람들은 분위기 눈치보느라 나한테 뭐라고 안함.


그 분위기가 정말 싫었음. 가식적인 분위기.


그리고 동생에게 문자를 보냄.


-나에 대한 네 이미지가 오늘 바뀔지도 모른다.


남동생이 나를 멘토로 삼은 녀석인데 아무래도 과학에대한 열정과 고등학교때 해야할 가치관 제시를 한 나를 매우 존경해왔음.


하지만 그런 모범적인 이미지도 오늘로 마지막일 거란 예감이 들었음.


아무튼 그 문자를 마지막으로 옆에 와서 전도를 하려고하는 아주머니에게 ^^ 눈만 웃으면서 눈을 돌림.


우리에게 4대강에서 즉석으로 퍼다 준거같은 초록색 물을 주심.


그러면서 뭔가 광고판을 가리키는데 클로로필 음료 노벨상 어쩌고 적혀있음.


나참, 웃겨서 말이 안나옴.


^^요래 요래 웃으면서 아주머니에게 말을검.


“아주머니, 클로로필이 한국어로 뭔지 아세요?”


“몸에 좋은거지~!”


“아니요, 클로로필이란 한국어로 엽록소라고 해서 식물에서 광합성을 하는데 필요한 색소죠. 그리고 여기나오는 노벨상이야기는 솔직히 말해서 사기 같네요. 노벨상에서 탄 상은 쉽게말해 현미경을 만든 노벨상이지 현미경으로 관찰한게 몸에 좋다는 내용은 아니거든요.”


“어머, 손자가 이렇게 똑똑하~~”


말 끊으려고 하길래 먼저 말끊음


그리고 속사포로 이야기함.


“아이고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그래서 이 클로로필, 엽록소는 어떤 식물에나 들어있으며 그걸 먹는다고 해서 딱히 건강해지진 않아요. 그리고 몸에 흡수된다 해도 다른 형태로 흡수되겠죠. 그런데 여기쓰여 있는건 있는그대로 흡수된다고 하네요. 식물이 왜 몸에 좋은지 아세요? 식물을 이루는 섬유소는 몸에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장운동을 활달히 해준답니다. 가령 수세미가 물에 녹으면 안 되겠죠? 그것처럼 소화되지 않는 섬유소가 수세미처럼 장청소를 해주고 운동을 돕는답니다. 뭐 더 궁금하신거 있으세요? 솔직히 이런 음료보다는 길거리에 자라난 잡초를 씹어먹는게 더 좋을 것 같은데. 아니면 녹차.”


남동생, 할머니, 아주머니 내 속사포 같은 과학 수업에 벙찜.


“....”


첫 번째 아주머니 리타이어.


다음아주머니 등장.


“아이고 우리 손주 똑똑하네? 화학전공인가 봐?”


“아예, 그렇죠. 제가 과학을 좀 좋아해서요.”


“혹시 우주 같은 것도 과학인가?”


또다시 ^^요래요래 웃으며 대답해줌.


“과학이란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중에 하나죠. 그렇기 때문에 우주가 과학이 아니라 우주를 바라보는 과학적인 방법이 존재하는 거죠. 과학은 종교 같은 것과 다르답니다. 아, 혹시 빅뱅이론 아세요?”


“아 알지 그 이론. 그런데 우리는 그런거 말고 우주를 창조하는 걸 배워....”


말 끊었음. 너에게 창조설 따위 들을 가치없다.


“아참 이론일 뿐이지만 한가지 질문 드릴게요 일종의 파라독스인데요. 우주가 무한하고 별도 무한하면 밤하늘도 별로 가득차지 않을까요?”


“아 그거야 그렇지 시골 내려가면 밤하늘이 별로 가득~!”


“아니, 아니, 그게 아니라 별이 무한하면 밤에도 낮처럼 환할정도로 밤하늘이 별로 가득차지 않을까요? 그게 당연한 거잖아요?”


“...?”


평소에 뇌를 안 쓰는지 4X15란 문제에 얼굴 붉히는 초등학생 같은 표정을 지음.


“아무튼 그렇답니다. 똑똑한 사람들이 그 모순점을 찾았죠. 그러다 알게된게 우주 팽창이랍니다. 쉽게 말하면 머나먼 곳은 빛보다 더 빨리 뒤로 빠져서 우리가 보지 못하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보는 우주는 검게 보인다는 거죠. 그런데 여기서 재미난 점이 우주를 보면 과거를 본다는 거죠. 그래서 사람들이 만원경을 만들었죠. 그런데 이 만원경의 특징은 멀리 보는게 아니라 과거를 본다는 거예요. 워낙 멀리 있는 거리라서 몇십 억년, 심지어 우주가 탄생할 때 벌어지는 일들이 보이는 거죠. 그래서 만원경에 보이는 옛날에 일어났던 것들을 기록한게 바로 빅뱅이론이죠. 실제로 우리가 관찰해서 쓴 일기와 같은 거죠.”


“...”


“이론이란 근거 없는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있는 이야기랍니다. 빅뱅이론은 실제로 우리눈에 보이는걸 기록한거구요. 혹시 빅뱅이론이 이론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자신의 무식을 드러내는거랍니다 ^^”


동생 녀석이 “나도 몰랐는데... 형짱.” 이라고 속삭임.


“...손자가 똑똑하네.”


이렇게 두 번째 아줌마 리타이어


세 번째 아줌마 등장.


“이번에 유럽여행을 다녀왔다면서?”


“예, 그래서 미켈란젤로의 천지창도도 보고왔죠.”


“어머어머, 거기 나오는 손가락 있는 수염난 사람이 누군지 알아?”


“야훼죠. 그리고 힘없이 손을 뻗는 남자는 최초의 인간 아담.”


“어머어머 역시 똑똑하네~!”


“아, 그런데 그거 아세요? 미켈란젤로가 그런 그림을 그리던 시기는 르네상스시대. 그러니까 잃어버린 천년이라고 부르는 중세 암흑기의 끄트머리죠.”


“아,아, 나도 알아 막 페스트가 퍼지고 쥐 때문에 사람도 많이 죽고 그랬잖여~”


“뭐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말이죠. 가령 그보다 천년전인 그리스시대에는 굉장히 위생관념과 과학이 발달되어서 공중목욕탕은 물론이고 손씻는 습관부터 각종 철학, 건축기술이 다양하게 발달되었죠. 심지어 미켈란젤로도 천년동안 퇴보된 과학, 예술문명 때문에 배울게 없다고 느껴져서 천년전 만들어졌던 그리스시대 조각품을 보며 공부를 했죠. 그정도로 중세암흑기는 인류역사의 흑역사죠. 과학이 발달하려고해도 종교세력이 반대하고 신의 이름이라는 명목 하에 모두 부셔버렸죠. 가장 웃긴 건 페스트인데, 아까 말한 그리스 시절의 위생관념만 가지고 있더라도 그 정도로 크게 일이 안 벌어졌을 거라는 거죠. 쉽게 말해서.”


“응, 응.”


“기독교가 문제에요 기독교가.”


여기서 듣고 있던 남동생이 빵 터짐.


세 번째 아줌마 리타이어.


네 번째....


최종막 교회목사 등장.


오오 몸에서 풍겨 나오는 포스가 장난 아님.


딱봐도 나 말 안 통함 논리적으로 날 설득하지 마라 나의 믿음은 확고함 깝 ㄴㄴ 포스가 좔좔 넘치심.


“안녕?”


“어이구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목사님이시라면서요?”


“그래, 원래 미국에서 목사일을~~~~~~~~~~자기자랑~~~~~~~~~~ 란다.”


“그러시구나.”


그 이후로 나랑 동생에게 무슨 과인지 물어보고 뭐 어쩌구 저쩌구 많이 물어봄.


그러다가 아는척이 시작됨.


“요즘 디스플레이 기술이 어디까지 발전되어 있는지 아니?”


“어머, 제가 요즘 개발하는게 증강현실 디스플레이인데. 가령 일반 안경이랑 같은걸 쓰면 시야 전체가 디스플레이가 되어서 뭐, 가상의 물체가 실제로 눈앞에 있는것 처럼 보인다거나~~~~~~~~~~~~~~가 가능하죠.”


“.....”


할말 일음. 기껏해야 3DTV이야기 하려고 했던듯.


근데 마침 내가 요즘 개발하는게 증강디스플레이임ㅋㅋㅋㅋㅋㅋ 아주 좔좔 말해서 혼을 빼줌.


그리고 스턴이 제대로 들어간걸 확인하고 바로 2단 콤보로 공격 들어감.


“아, 혹시 노아의 홍수이야기 아세요?”


“아, 성경에 관심있니?”


“초등학교랑 고등학교 다 미션스쿨 나와서 대략 알죠. 그런데 요즘에도 그런사람 있나요?”


“어떤...?”


“원래 기독교라는건 중동쪽 유대인들이 믿던 민족 종교잖아요? 그런데 가끔씩 그게 실제 역사라고 말하면서 노아의 홍수를 증명하려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더라구요. 뭐, 바빌로니아 신화라거나 그리스신화를 보면 대홍수 이야기가 적혀 있는데 이게 바로 실제로 일어났던 증거다. 라고 주장하는 사람들. 종교를 조금 공부해 본사람 입장에선 참 웃기지 않아요?”


“뭐가 말이니?”


“아니, 그건 실제로 일어났다기 보다 그 당시에는 바빌로니아 문명이 훨씬 거대했으니까. 기독교가 그걸 보고 배낀거지, 그걸 실제로 있었다고 믿는 바보들이 있다니까요? 참 이상하죠? 게다가 유럽에 전파되고 솔직히 원전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이 다시 쓰여진걸 모르는 사람이 있다니. 그래도 목사님은 종교 공부 많이 하셨으니까 다행이예요. 요즘엔 멍청한 사람 많다니까요?”


목사 표정이 점점 굳어지는 게 느껴짐.


남동생은 배근육이 파열되기 직전인지 억지로 웃음 참느라 열심히 임.


“.....”


이후로도 나의 자비 없는 108단 과학 콤보로 적당히 마무리해줌.


이쯤 되니 다들 나에게 전도할 생각을 못 함.


마지막으로 그 요상한 곳을 나가기전에 친절하게 컴퓨터 동영상 코덱을 갈아주는 등 과학적 능력을 이용해 많이 도와줌.


일단 할머니께 적당히 말씀드리고 예언인가 뭐신가를 받기전에 동생과 빠져나옴.


할머니에게 동생이 확고히 말했음.


손자를 사랑하는 마음은 알겟지만 우리들의 의사도 묻지않고 이런곳에 속여서 대리고 오는건 나쁜거라고 이런거 싫다고.


뭐, 적당히 마무리하고


동생이랑 나는 밥먹으로 나옴.


그리고 동생과 오늘 있었던 썰을품.


동생은 많이 놀랐다나 봄.


첨에는 호랑이굴에 들어와서 싸우는 건 바보 같은 짓이라고 생각했는데


호랑이굴에서 용감무쌍 과학난무를 펼치며 하나하나 쓰러뜨리는 모습이 멋졌다고 함.


세상에 이런 방법이 있다는 건 첨 알았다며 막 박수쳐 줌.


이상 오늘 개독 소굴에 들어가서 과학전파한 썰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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