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알던 아이와 술을 마셨다
한명은 좋아했었고 하난 아니었던 그런
그냥 흔한 아는 관계
- 넌 굉장히 간만에 봤는데도 편하네
그런 소리 많이 들어
- 그냥... 아무렇지도 않은거겠지
말에 가시가 있다 아프지 않은가시
과거의 일도 현재의 일도 꺼내지 않았다
하고 싶다던 애견미용사는 준비중이니
지금은 어떻니 연인은 있니
묻지 않아도 짐작할 나이가 되버렸고
괜한 공허함도 끄집어 내긴 싫었다
쌓여가는 빈 병들이 갈 때가 되었음을 알렸다
일어나, 가자
- ... 데려다 줄꺼야?
그래 데려다줄께
술기운인지 새벽공기가 차갑지 않았다
몇 걸음을 내딛었을까
- 아니야, 그냥 데려다 주지마
비틀비틀 뒷 모습이 멀어져간다
그래 데려다주지 않는게 좋겠다
너도 나도 휘청휘청 비틀비틀
그래 술이 깰때까지 홀로 걷는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