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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5개월도 안남았네요.
게시물ID : humorbest_4956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Ω
추천 : 35
조회수 : 5190회
댓글수 : 1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7/13 17:59:52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7/10 00:08:15

염치 불구하고.. 제 신세한탄좀 들어주실수 있나요?


저도 처음엔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저. 이렇게 셋이서 살았습니다.


이렇게 변한건 꽤나 오래됐습니다. 가정 불화로 인해 어머니가 집에서 나가셨을때가  5년전 가을이었고.. 4년 뒤 중학생이었던 저는 언제나


똑같이 일어나서 항상 해왔듯이 아침밥을 차려먹고, 학교를 다녀왔습니다.


그 때부터 이런 인생이 시작됐던것같네요..  가구라곤 아무것도 없고, 여기저기 바닥이 긁힌 자국과 부엌엔 깨진 그릇들.


그리고 마루에 놓여진 몇가지 물품과 약간의 돈, 그리고 편지. 편지를 쓴건 아버지였습니다. 편지의 내용은 이러했습니다.


너까지 먹여살리기힘드니, 이제 네 힘으로 살아라.


그렇게 어머니에게서도 버려지고, 아버지에게도 버려졌습니다.


당장 가진것뿐이라곤 교복한 벌, 가방.. 그리고 아버지께서 남겨두신 텐트 하나와 만원짜리 지폐 다섯장.


그리고 가스버너한개와 항상 쓰던 때묻은 프라이팬이었습니다.       말마따나 너 알아서 살아라. 라지만


제겐 정말 막막했습니다.


그 길로 베란다를 열어 아래로 뛰어내려버릴생각부터 확들더군요.


하지만 그러기엔 제겐 하고싶은게 너무나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제게 도움의 손길을 선뜻 내밀어주는사람은 없었습니다. 믿었던 친척들도 등을 돌리고 공중전화 너머로 제 목소리가 들리면 바로 끊어버리더군요?


다행히 텐트라도 있었기에.. 근처 산속에서 야영을 했습니다. 그 날밤은 잠도 못자고 그냥 펑펑울었어요. 이 넓은데에 혼자서 내팽겨쳐지니 뭘해야할지도 몰랐고.. 무엇보다도 가족에게 버림받았다는 사실이 전 너무 큰 충격이라 그냥 울었습니다.


제가 뭘할수있었을까요? 다음날 해가 뜨자마자 학교로 찾아가서 마지막으로 담임선생님께 모든걸 털어놓았습니다.


선생님이라는 존재는 제게 큰힘이 되어주었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할때까지 불편하셨을텐데도 절 보살펴주셨습니다.


그리고 졸업뒤엔 저도 일할수있게됐으니 더 이상 폐를 끼칠순없어 선생님 댁을 나와 손에잡히는 아르바이트는 뭐든지했습니다.


편의점 알바같은 작은일부터 했습니다. 그러나 고등학생 여자아이 체력이 얼마나돼겠나요. 그렇게 오랜시간동안 일할순 없었습니다.


불행중 다행이라고 잘리는건 면했지만 항상 죄송한 마음을 달고 살았습니다.


1년 반쯤 편의점에서 일하다가 그나마 더 수입이 괜찮았던 피시방 알바를하게됐습니다.


담배 냄새가 가장 큰 고역이었지만 어쨌든 돈을 벌 수 있으니 무엇이든 해보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지만 4개월 뒤에 알바에서 잘렸습니다.


다시 편의점으로 돌아와 3개월쯤 지났을때부터 자주 배가 아프고  쓰러지기도 몇번했지만 역시 몸이 많이 허해진거겠거니 하고 그냥 넘겼습니다.


처음엔 며칠가겠지 하던게 어느덧 1년이 지났고, 점장님 권유로 오늘 병원에 다녀오게됐습니다.


위암 말기. 귀를 의심했지만 네, 위암 말기랍니다.


게다가 올해를 넘기는건 힘들다고합니다. 제가 뭘 잘못했기에 이런일이 일어나는걸까요?


아직도 하고싶은건 산더미같은데도 올해를 못넘긴다뇨?


뭐.. 원래라면 그 날 학교에서 돌아왔을때 몸을 던졌을텐데 여태까지 살아온것만도 감사합니다.


절 돌봐주셨던 선생님, 그리고 절 받아주셨던 점장님. 감사합니다. 


죽기전에 하고싶은일이 하나생겼네요. 두분께 장문의 편지쓰기..


우는소리한다고 암이 저절로 나을리도 없으니 그냥 죽을때까지 이 악물고 살아야죠. 


원래 제꿈은 사랑하는사람을 만나서 애낳고 잘 사는거였는데.  꿈이란건 이루기 어렵나봅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죽으면 땅에 묻힐수나 있을련지 모르겠네요.. 묻어줄 사람도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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