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2달 전이였음 지금은 그 생각만 해도 억울터지고 너무 웃김
그래서 썰을 한 번 풀어보려고 함 우린 모두 없으므로 음슴체를 씀
안양역에서 안산역을 가려고 금정역에서 4호선으로 갈아탔었음
지하철 타는 사람들은 알거임 지하철 자리엔 등급이 있음 S급석 A급석 이런 등급을 말함
나는 내 기준으로 생각하는 A급석을 앉음 A급 석이란 의자가 총 10개로 쭉 붙어있으면
끄트머리는 S급석이고 그 바로 옆이 내가 생각하는 A급 석임
그래서 난 기분좋게 A급석을 앉고 이어폰을 꼽고 여유롭게 안산역을 향해 가고 있었음
근데 내 바로 옆 S급석에 앉은 40~50대 쯤으로 보이는 중년의 남성이 술냄새가 무지하게 났었음
나는 조마조마 했음 혹시 오바이트라도 하면 어떡하지 이러면서 불안해 하면서 감
근데 그 생각을 한지 12분 정도 지났을까 내 예상은 적중했음
그 사람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S급석에 붙어있는 봉을 붙잡고 고개를 숙인채 "웁! 웁!" 이러면서 가는거임
아놔; 난 정말 불안지수가 100까지 달했음 결국 일이 터졌음 그 사람이 모든 것을 입을 통해 쏟고 만 것임
사실 내가 비염이 좀 심해서 냄새를 잘 못 맡음 나는 그런 혐오물을 보면 나도 쏠릴 것 같아서 이어폰 꼽고 정면만 주시함
근데 사람들이 하나 둘 그 토사물을 보고 코를 막고 자리를 옮기거나 칸을 옮기는 거임
나는 내 A급석을 지켰음 그리고 그 토사물을 뱉은 사람은 바로 그 앞 역에서 내리고 후다닥 어디론가 사라졌음
나는 이어폰꼽고 사랑노랠 들으며 불쾌하지만 그냥 갔음 근데 다음 역, 다음 역.. 하나 둘 역에서 타는 사람들이
그 토사물을 바라보고 보자마자 날 보는 거였음; 나는 식은땀이 좀 났음 내가 한 게 아니였어도
내가 옆에 있으니깐 날 바라보는 거임 내가 왜 그랬을까 나는 왜 그 자릴 꾸준히 지켰을까
지금 생각해도 너무 멍청했음 사람들이 하나둘 날 보며 미간을 찌푸리고 코를 막고 날 피했음
저기 옆에서 어떤 사람이 통화를 하면서 날 흘깃흘깃 바라보면서 수근대는게 보였음
하지만 난 사랑노래를 들어서 그런지 그냥 그러려니 했음 근데 고잔역에 잠깐 열차가 멈추더니
역무원이 이 칸에 탄거임 그래서 나보고 저걸 내가 뱉었냐고 함
그때서야 난 상황의 심각성을 알았음 난 내가 한 게 아니라고 난 술냄새도 안나고 흔적도 없다고 하니깐
알았다고 하고 다른 칸으로 가라고 함 그래서 나는 내가 한것도 아니면서 죄송하다고 하고
다른 칸으로 갔음 근데 그 칸으로 넘어가는데 사람들이 날 보면서 아직도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음
나는 괜시레 죄인이 된것마냥 고개를 푹 숙이고 집에 무거운 마음으로 갔음...
우리 모두 옆에서 혐오물을 뱉는 사람이 있으면 오해받지 말고 다른 칸으로 가거나 좀 멀리 가길바람
끄..끝을 어떻게 맺지.. 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