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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자꾸... 부끄럽기만 하다...
게시물ID : humorbest_4956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김원영
추천 : 21
조회수 : 2251회
댓글수 : 30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4/07/21 01:54:45
원본글 작성시간 : 2004/05/31 19:01:46
어머니의 생일을 잊어버려 가는 내 자신이 부끄럽기만 하다.
글을 써도 오노 사건 효순이 미선이 사건 들먹거리면서도 그 날짜도 거의 기억하는 내가
정작 어머니의 생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내 자신이 한없이 부끄럽다.

♡당신은 당신의 생일이라고 말씀도 하시지 않고 내 생일날 아무말도 안하면 한없이 짜증내면서 이게 뭐냐고 하지요. 어머니는 또 없는 형편에 케잌이다 떡이다 준비하시고 그것도 먹지도 않고 컴퓨터만 하면서 엄마가 밥이라도 먹으면서 쉬엄쉬엄 해라 하면 또 짜증만 내는 
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사실 따져보면 당신이 이 세상에 태어날 수 있게 해주신 은혜만 해도 이 세상을 다 드린다 하더라도 갚을 수가 없습니다. 낳아주시고 길러주시고 가르쳐주시고 먹여주시고...
당신이 그렇게 해서 받는 것이 무엇이라고, 왜 자꾸 나를 그렇게 훌륭한 사람으로 키우고 싶어하시는지... 아무리 짜증내고 화내고 해도 늘 묵묵히 들어주시고, 먼저 한발 뒤로 물러주시고, 언제나 뒤에서 울음을 머금으시는 당신이지요...
그 모습을 언제나 바라보기만 하는
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돈을 받으면서 용돈이 이게 뭐냐며 짜증만 내는 나... 어머니는 그 돈을 벌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고통을 참으셨는지요. 아버지께서 어쩌다가 연락하셔서 몇달에 한번씩 겨우 돈을 부치시는 걸로는 먹고 살 수 없단걸 알기 때문에 늘 아르바이트를 하시는 어머니. 열심히 일하신 돈을 받으시면 하루에 나에게 쓰는 돈이 더 많으신 어머니.
일을 끌마치시고 들어오시는 시간은 12시. 힘들다며 누워계시다가 조금 주물러달라고 하면 컴퓨터에만 빠진 나는 귀찮다며 당신을 무시하고 당신에게 또 밥도 안주냐고 하는 
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한없이 나에게 그 모진말들을 들으면서도 참으시고... 언제나 참으시고...
당신의 옷은 언제나 헐고 찢어지고 더러우면서도 내 옷만은 깨끗히 입히려고 늘 새로 사주시던 당신. 그것도 메이커가 아니라고, 촌스럽다고, 입으려고 하지 않는 저이구요.
늘 어머니께 돈 달라고 해서 시내에 나가서 아무렇게나 돈을 마구 쓰는 저이지요..
100이 남으면 오락실에 가고, 500원이 남으면 과자를 사먹고, 1000원이 남으면 버스를 타고, 3000원이 남으면 택시를 타던 저의 모습...
어머니는 100원이 남든, 10000원이 남든, 늘 당신의 자식만을 생각하시며...
자식일에만 돈을 쓰시던 어머니. 그 모습을 보면서 촌스럽다고 아줌마 티낸다고 늘 불평 불만만 했지요. 늘 불평 불만만 하던
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늘 옷을 사오실 때마다 이쁘다고 물어보시고 욕실도 없어서 화장실 같이 사용하는 욕실에 들어가면 당신은 또 부끄러우신지 나가라고 하시던 저... 그걸보고 엄마도 부끄럼타냐고 했지요. 그 때 어머니는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으셨을까요. 왜 전 당신도 여자라는 것을 몰랐을까요. 언제부터인가 당신의 농 속에 있던 생리대들이 없어진 것을 보고,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 뿐입니다. 그전부터 당신이 제가 늘 생각하던 여자들과 똑같다는 것만을 알았다면... 그렇게 하지는 않았을텐데 말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엄마도 여자냐고... 늘 그런 식으로 말하던
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그런... 제가 정말 한없이 부끄럽습니다..♡

편지를 쓸 때도 가식적인 말들... 학교에서 쓰라고하니까 쓰는 의미없는 행동들...
캠프파이어에 가서 어머니에 관한 말이 나올 때면 언제나 주위를 의식하며 가식적인 눈물을 흘리던 나. 진정 감동을 받고도 어머니께 잘해드리다가도 몇일만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듯 원래의 나로 돌아가는 나... 어머니께 아무리 화내고 몹쓸짓만 하여도 늘 밖에 나가셔선 우리 아들 정말 착하다고 말씀하시는 어머니... 누구보다도 외로우실텐데, 자식이 잘해주는 것도 아니고, 아버지가 집에 자주 들어오시는 것도 아니고, 집도 단칸방. 아버지와 단둘이 있으신 적도 없는 당신... 늘 밀린 사글세... 전기세... 전화비... 생각과...
늘 제 생각만 하는 당신...
왜, 대체 왜 내가 뭔데 왜 당신을 울리는건지... 당신은 왜 늘 뒤에서 우시는건지...

세상은 운명의 집합체이고 그 운명이랑 언제 어디서 어떻게 행해질지 아무도 모른다. 내일 어머니가 돌아가실다고 하더라도 세상은 어머니를 위해서 기도해주지 않는다. 어머니가 내일 돌아가신다 하더라도 세상을 울지 않는다. 아무도 어머니에게 말을 걸지 못한다. 자식인 나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왜 나는 아직까지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한번도 못해봤을까...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말이기에 너무 어색해서... 그동안 내가 했던 행동들이 너무 못되서 그런 말을 했다가 웃긴 놈만 될 것 같아서... 그것이 핑계라는 건 다 알고 있으면서도... 왜 말 못하지 못할까. 어머니는 분명 엷은 미소만 지어주실텐데... 


어머니... 

죄송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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