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스포일러라고 할만한 내용은 없으나 찝찝하신 분들은 읽지 마세요..
'마션' 韓 전세계 흥행 2위 등극엔 이유가 있다
1. 대한민국 관객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다
2. 대한민국 국민들의 인지상정(人之常情)
3. 가장 쉽게 과학을 만나다, 에듀테이닝 무비로 각광
4. 음악까지 긍정적, 디스코음악과 SF블록버스터의 만남
아마도 저 기사는 배급사의 보도자료인 것은 분명하지만,
"전세계 최강의 IT강국의 면모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SF영화에 남다른 애정과 과학을 향한 깊은 안목이 있었기에 (한국이 전세계 흥행 2위)가능”과 같은 분석은 논술 첨삭 알바할 때 억지로 써낸 고등학생들의 글을 보는 것 같다.
흥행 돌풍 비결에 대해선 djuna가 언급한 포인트를 눈여겨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과학에 대해 쥐뿔도 모르는 사람들이 개입해 계획을 망쳐놓는 일 없이, 오로지 과학자들과 엔지니어들만이 모여 자신의 지식을 총동원해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계산해서 답을 찾아내는 영화인 겁니다.”
“관료주의와 끝없는 전쟁을 벌여야 하는 나사 사람들에겐 판타지처럼 보일 수밖에 없을 거예요.”
“최악의 사고로 시작하지만 그 극복 과정은 최고의 판타지인 것입니다.”
-(http://www.djuna.kr/xe/review/12743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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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션>에서는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전문 지식’을 동원해 한 생명을 구하기 위한 ‘최고의’ 방법을 찾아내고, 일사천리로 ‘실행’한다. 그것이 전부다.
의회로부터 예산을 따내야한다는 내용은 한 번 언급됐을 뿐이고, (내 기억이 맞다면) 대통령도 등장하지 않는다. 대통령이 나와서 감동적인 대사를 읊어대기는 커녕, 등장인물과의 전화통화를 했다는 정보만 간략하게 전달될 뿐이다. 게다가 중국과의 협력은 자본과 정치를 뛰어넘는 판타지를 완성시킨다.
비약같지만, 대박을 친 <베테랑>도 이와 비슷한 판타지의 완성이지 않을까.
황정민를 비롯한 형사들은 ‘절대악 유아인’을 심판하는 전문가-즉, 베테랑이다
영화에선 자본이나 권력을 뛰어넘은 전문가 형사들이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하며 마땅한 법의 심판을 통해 마땅한 결과를 이끌어낸다. (물론 영화에선 부패한 권력이 제대로 다뤄지지도 않았다. 이것이 베테랑의 한계이기도 하지만 성공비결일지도)
지금 헬조선의 백성들은 ‘이치로 보아 당연한(=마땅한) 프로세스’에 목말라하는 것은 아닐까.
이를 방증할 사례가 헬조선엔 너무 많지만, 특히 작금의 국정교과서 사태는 영화 <마션>이 그리는 세계와는 정반대가 아닌가. 아니 어쩌면 더 나쁘다. 이것은 역사에 대해 ‘무지한 관료’가 나서는 수준이 아니니까.
그런데 이런 지적도 다 뻘소리고...
무엇보다 <마션>이 한국에서 흥행하는 이유는 다른 게 아닐 것 같다.
-리더는 전문가들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한다.
-실무자들은 최고의, 최선의 방법을 찾아낸다.
-어딘가에 버려져, 죽음이 예정됐던 한 생명을 ‘구해낸다’.
한국의 전국민이 간절히 바랬던 꿈이 바로 저것 아니었덩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