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갑작스레 헤어지고
약 반년의 시간 동안, 누구보다 바쁘고 치열하게 살았어.
사실 널 잊고 싶어서 였는지도 몰라.
복학 후 학교를 다니면서 생전 처음 학점 관리도 해보고
선배님, 교수님들이 추천해주는 일 마다않고 전부 다 해보고
여러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지냈지.
그 중에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만났지만,
너말고 다른 사람에게 그런 감정을 다시 느낀다는게 쉽지가 않네.
네가 첫사랑이어서 그랬을까?
그래서 그냥 정신없이 그렇게 살고 있었어
그러다가 슬슬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꿈 속에 나타나다니. 얼마나 놀랬는지.
반년만에 보는데도 불구하고 생생하더라,
자다가 일어난 모습을 보여 부끄러워하는 너의 모습,
날 바라보는 너의 맑은 눈망울,
항상 같이 있는 시간이 많이 없어 아쉬워하던 너의 목소리.
근데 웃긴건 뭔지 알아?
너무... 너무.... 반갑더라.
그냥 너무 반가웠어. 꿈인 것을 아는데도 말이야.
그러다가 어영부영하는 사이 잠이 깨버렸어.
얼마만에 꾼 네 꿈인데... 잠이 깨버렸어. 미친듯이 괴롭더라.
마치 네가 나에게 이별 통보를 했을 때 느낌...처럼...
다시 널 보고싶어 자리에 누웠지만, 이내 생각이 바꼈어.
꿈에서라도 보고싶은 너지만, 이렇게 약한 내가 꼴보기 싫어졌어.
누구보다 당당하고 누구보다 자신감 넘치고 누구보다 강한 나라고 생각했는데
그깟 꿈 때문에...한순간에 무너지는 모습이...싫더라 그냥.
이번에 기차를 타고 네가 있는 곳으로 여행을 갈거야.
당일치기로.
물론 주변에게는 출사하러 간다고, 기분전환하러 간다고 말해야지.
정말 우연과 우연이 겹쳐 얼굴이라도 볼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건 내 욕심이겠지 ^^
우리가 아직 인연이 닿아있을까...?
하하 모르겠다. 모르겠어.
잘 지내고 있겠지, 잘 지낼거라고 믿어.
네가 이 글을 볼지 안볼지도 모르겠지만 쓸 데가 여기밖에 없네.
비도 오지만, 즐거운 일요일 보내길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