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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집회시위, 그리고 전의경(?) - 2화
게시물ID : sisa_4962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genesio
추천 : 1
조회수 : 65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04/03 22:00:12
추천/반대 : 1/0 뒷북 : 0
조회수 : 142
 
안녕하세요. 글을 쓴 시점에서 지난번 정치, 집회시위 그리고 전의경(?) 1화에 대해 위와 같이 많은 유저분들이 성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저 또한 여러분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오늘 2화를 작성하려고 합니다.
 
 
(사실 중간고사를 위해 학교에 공부하려고 남아있었는데 공부가 안되는군요. 봄이라 그런가 늙어서 그런가 ㅜㅜ)
 
 
오늘 소개해 드릴 2화의 내용은 1화의 끝부분에 말씀드린 대로 10년 전만 하더라도 기피의 대상이었던 전의경을 카투사와 버금가는 인기로
 
 
180도 탈바꿈시킨 경찰청장 조현오의 몇 안되는 업적(?)인 '전의경 생활문화 개선'과 대한민국의 집회시위 문화를 바꾼 역사적 기점인
 
 
2008년 촛불집회 이후로, 경찰과 시위대 입장에서 오늘날 대한민국의 집회시위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설명드리려고 합니다.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이것은 저의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로써 2011년 7월부터 2013년 4월까지의 제 군생활 기억을 토대로 작성한 것입니다.
 
 
오류가 있다면 20000000000000000000000% 태클 환영이고 댓글로 부족한 점 보충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4. 전의경 생활문화 개선
 
 
조.현.오
 
 
다른 사람들은 이 이름을 들으면 욕하더라도, 만약 당신이 전의경으로 복무 하거나 또는 복무를 앞두거나,
 
 
또는 2011년 부터 복무를 했던 전의경이라면, 당신은 이 세글자에 욕하는 것을 조금 고려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바로 명실상부한 조현오 최대업적인 '전의경 생활문화 개선' 때문입니다.
 
 
때는 2010년, 강원도지역에서 전의경 몇 명이 집단 탈영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그 탈영 사건을 조사하던 중, 선임들의 구타와 가혹행위 때문에 집단 탈영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됩니다.
 
 
물론 이 사실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알려지게 되었고, 그 전까지 근근이 나왔던 전의경 폐지론이 이때 강력하게 대두됩니다.
 
 
그러나 여기까지 였다면 아마 조현오는 생활문화 개선은 하지 않고, 오히려 사건을 덮어버렸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여기서 전의경 생활문화 개선의 물꼬를 터준 한 사나이가 등장하게 되니,
 
 
바로 원.조.가.카. 이명박 전 대통령입니다. 
 
 
대통령이던 MB는 당시 청장 조현오에게
 
 
"어떻게 21세기에 이런 야만적인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 고 엄히 문책합니다.
 
 
그래서 오매불망 MB바라기였던 조현오는 MB를 위해, 그리고 저번 화에서도 언급하였지만
 
 
경찰이 싼값에 운용할수 있는 인력자원인 전의경을 지키기(?) 위해
 
 
"임기내에 반드시 전의경의 악습을 뿌리뽑겠다."는 강한 의지를 천명합니다.
 
 
그래서 경찰 수뇌부에서 이에 대한 몇 백 페이지 가량의 보고서를 올리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전의경 생활문화 개선'입니다
 
 
이 전의경 생활문화 개선의 시행으로 인해 부대에서 그동안 존재해오던 자체기수체계(받데기, 챙, 열외 등)가 전부 혁파되고,
 
 
각종 가혹행위(대표적으로 깨스)를 대대적으로 적발, 수많은 의경들을 영창으로 숙청해버립니다.
 
 
사실 일반 군대라면 이런 방안만 내고 실행은 흐지부지 되기 마련인데, 조현오와 당시 경찰 수뇌부들은 이 계획을 철저히 실행해 옮깁니다.
 
 
그 이유인 즉슨, 전의경의 존폐와 관련된 사안이기도 했고, 의경은 사회와 가까이 있기 때문에 은폐가 어려웠던 점도 있었으며,
 
 
결정적으로 군대와는 다른 경찰의 내부적 특성에서도 기인합니다.
 
 
이말이 무슨 말이냐면, 사법기관인 경찰은 군대와는 달리 자기 옆에 있는 동료도 사법처리 할 수 있습니다. 범죄를 저지른다면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경찰은 동료를 신뢰하지 않지요. 서울이라면 더더욱요. 그리고 범법자를 적발해내게 되면 자기들의 실적 또한 상승하는 것이니,
 
 
의경부대 지휘요원들은 자신들의 실적을 위해 자기 옆에 있는 열외기수들을 가차없이 영창에 집어넣는 것이지요.
 
 
사실 어찌보면 내부 고발이 활발한 직업 중 하나가 경찰입니다.
 
 
어찌 됐든 조현오와 경찰의 이러한 전의경 개혁의지는 확고하여 수많은 지휘관들과 의경들이 영창 또는 형사처벌 신세가 되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 의경에게 주어진 수많은 복지혜택(주 1회 외출, 2달1회 정기 외박)들이 이때부터 공식적으로 시행되게 됩니다. 
 
 
그래서 시행한지 1년만에 전의경 복무만족도를 90% 이상 끌어올리게 되는 기염을 토했고, 의경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소문이
 
 
경찰서 밖으로 널리 널리 퍼져, 의경이 마침내 카투사급의 인기를 보여주게 되지요.
 
 
여담입니다만, 전의경 생활문화 개선 최종단계가 의경 출퇴근화라는 소문이 있었습니다.(사실 이건 믿거나 말거나 입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노병가에서 보여지는 전의경의 모습은 전설상으로만 전해지는 미개한 시대의 문화가 되어버립니다.
 
 
그러나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그래도 전의경이 앞에서 시위막는 건 똑같아졌으니 결국 힘든건 마찬가지 아닌가 라고 생각하실지 모릅니다.
 
 
하지만 전의경이 꿀이 된데는 생활문화개선 뿐만 아니라 대외적인 집회시위 문화의 판도가 크게 바뀌었다는 측면도 있습니다. 
 
 
#5. 2008년 촛불집회 그 이후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6월 항쟁이후 최대규모의 시위라고 할 정도로 정말 어마어마했던 일이었습니다.
 
 
당시 제 고등학교 친구가 경기 기동대로 복무하고 있었는데 매일매일 광화문에서 살았다고 그러더군요.
 
 
서울소속이 아닌 동원된 지방 지원부대가 그럴정도였으니 얼마나 대규모였는지 상상만 해도 대단합니다.
 
 
2008년 촛불집회가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는 너무나 잘 알려졌기 때문에 굳이 여기서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제가 중점을 두는 것은 촛불집회 이후 경찰과 시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입니다.
 
 
1) 경찰
 
 
우선 경찰은 촛불집회 이후에 더 이상 예전과 같은 무식한 방법으로는 시위진압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집회시위 대응에 있어 많은 부분을 개혁하고 수정했습니다.
 
 
우선 공식적으로 '시위 진압'이라는 개념보다는'집회시위 관리'라는 더 유화적이고 포괄적인 개념으로 접근하게 됩니다.
 
 
경찰은 시위를 진압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한 집회시위가 되도록 효과적으로 관리해주겠다는 의미이지요.
 
 
그러나 이는 어쩌면 문화통치처럼 말만 유화적으로 바꾸게 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촛불집회 이후에 전의경으로만 구성된 부대가 아닌 실제 경찰관으로 이루어진 경찰관 기동대(속칭 '직원중대')가 등장하게 됩니다.
 
 
예전 백골단과 차이가 있다면 경찰관 기동대는 전의경 부대와 똑같은 복장과 방식으로 시위관리에 투입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경찰관 기동대의 숫자를 점점 늘리고 아예 직원중대를 시위 일선에 배치합니다. 
 
 
그래서 격대(시위진압에서 3개 부대가 한 팀이 되어 행동) 구성이 1 경찰관 기동대 2 전의경부대 로 고착되었죠.
 
 
그렇다면 왜 경찰관 기동대가 이렇게 많아졌는가? 겉으로는 전의경들이 시위에서 다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 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시위진압을 더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시위자들이 전의경부대는 대학생이고 애들이라고 무시합니다.
 
 
그러나, 실제 경찰직윈들이 막고 있으면 겁을 먹게 되거든요. 그래서 전략적인 방편으로 경찰관 기동대를 늘리는 겁니다.
 
 
게다가 이때 부터 경찰이 아예 사전에 시위대가 날뛸 엄두도 못내게 하기 위해 인해전술을 도입하게 됩니다.
 
 
만약 오늘 시위가 1000명 규모라면, 의경은 그 3배인 3000명의 병력을 배치시키지요.
 
 
자원이 세 배나 많으니 경찰은 시위대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곳곳을 막을 수 있는 겁니다.
 
 
그리고 버스로 만드는 버스장성(의경들은 이것을 '차벽'이라고 부릅니다.)이 이때부터 등장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장비를 현대화해서 진압복도 튼튼한 신형으로 바꾸고, 시위대 여러분이 트랜스포머차라 부르는 일명 '차벽차'도 이 때 도입하지요.
 
 
시위 진압강화와는 무관한 일이지만 이때부터 경찰버스도 닭장차가 아닌 세련된 신형으로 바꿔줍니다. 현재 버스와 같은 모델로 말이죠.
 
 
경찰관 부대와 몇몇 의경중대(저희부대도 그랬습니다.) 같은 경우, 우등고속버스인 '리무진 버스형' 경찰버스를 보급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장비를 업그레이드 시켜서 집회시위를 더 효과적으로 통제하겠다는 경찰의 의도인 겁니다.
 
 
그러나 이러한 장비강화가 실제로 별 효과를 보진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시위대 입장에서도 집회시위 문화가 변했거든요.
 
 
2) 시위자(시위단체)
 
 
2008년 촛불집회는 전의경과 시위대를 막론하고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집회였습니다. 게다가 뒤이은 용산참사도 그랬지요.
 
 
경찰도 경찰 나름이었지만 시위의 주가 되는 노동계, 시민사회계 그리고 진보단체들은 일련의 두 사건을 겪으면서,
 
 
더 이상 집회시위로 인해 다치는 사람이 나와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물론 촛불집회 자체가 시위에 대한 인식이 변했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죠. 촛불시위도 평화시위로 시작했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시민의식의 성장으로 집회시위도 더이상 주변에 불편함을 가져다 주어서는 안된다는 인식(특히 도로교통에 관해서)이 생겨납니다.
 
 
어쨌든 우리가 시위하면 떠오르는 돌과 화염병을 던지고 농민들은 죽창과 낫을 들고 돌진하는 이러한 형태의 무서운 폭력시위는
 
 
이 시기를 기점으로 점차 사라지게 됩니다. 그래서 경찰도 강경진압을 하지 않는 것이죠.
 
 
(여기서 강경진압의 정의 또한 촛불집회 전과 후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
 
 
사실 이후 대부분의 집회가 8-90년대에 비해 평화적으로 변하게 되면서 그시절과 같은 상황은 일어나지 않게 되니,
 
 
경찰이 극렬시위에 대한 정의를 좀  수정합니다.
 
 
예전에 극렬시위라고 한다면 화염병, 돌 가스통을 날려서 생명을 위협하는 그런 수준이었는데
 
 
요즘 극렬시위는 그냥 폴리스 라인 안지키고 선을 넘거나, 그냥 도로로 냅다 돌진하거나,
 
 
경찰이 막아선 곳을 몸통으로 밀어붙이면서 뚫으려고 하는 일종의 줄다리기식 힘자랑 솔직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필자도 2년을 의경생활을 했는데 복무기간동안 훈련을 제외하고 시위대에서 돌과 화염병이 등장한 적 단 한번도 없습니다.
 
 
그냥 몸싸움이 있다면 좀 심하다고 부를 정도입니다. 물론 몸싸움이라해도 충분히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 올 수 있고,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는 간간히 화염병과 돌이 등장한다는 소리는 들어만 봤습니다만
 
 
2011년 이후의 집회시위는 제가 장담하건데 진압하는 경찰입장에서 80% 이상이 몸싸움 하나 없이 서로 앉았다가
 
 
시간 다되면 서로 알아서 철수하는 정말 평화로운 시위고, 나머지 18%는 그냥 좀 격해져서 몸싸움이 좀 있는 
 
 
위험하다기 보다 짜증나는 시위, 마지막으로 정말 위험한 시위는 단 2%도 되지 않는겁니다.
 
 
<다음 이야기>
 
 
2부의 내용은 시간관계상 여기까지입니다. 쓰다보니 손석희님이 진행하는 9시 뉴스도 못보고 그냥 가네요.
 
 
어쨌든 집에가서 저도 씻고 좀 자야겠기에 다음 내용은 3화에서 이어집니다.
 
 
3화 역시 내일 올리려고 합니다. 아마 3화나 4화가 마지막이 될 듯 합니다. 
 
 
왜냐하면 3화부터는 제가 의경생활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에피소드, 그리고 집회시위에 관련된 짤막한 내용이 담긴 에피소드가 위주라 
 
 
각 주제의 내용이 많이 짧아집니다.
 
 
그리고 저도 중간고사와 과제 대비를 해야겠기에, 아마 3화나 4화정도에서 마무리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무튼 다음화의 내용은 제가 의경생활을 하면서 추억들입니다. 그리고 유명하신 분들도 많이 등장합니다.
 
 
(김용판 청장에 관한 얘기도 있습니다.)
 
 
아마 이야기 자체는 어쩌면 3화가 1,2화보다 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많은 댓글 & 추천 부탁드립니다.
 
 
수정할 내용이 있으면 태클 20000000000000% 받겠습니다.
 
 
댓글과 추천 안해주고 가시면 여러분 3년안에 재수없는 일 한 번은 생길겁니다 ㅎㅎ
 
 
암튼 여러분 다음화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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