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 사회에서 개발독재를 옹호하는 논리는 공리주의에 기반한 것이었네요.
노동자에 대한 착취로 국가의 경제발전을 이루었다는 것을 단순화시키면
조난당한 사람들이 한 명을 잡아먹고 세 명은 살아남는 이 책의 예시가 되겠네요.
그 당시엔 어쩔 수 없었다, 하루 한 끼 먹기도 힘든 시절이었다는 이야기는
누군가를 죽여서 먹지 않으면 모두 굶어죽는, 구명보트 안의 상황이고.
이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 명을 죽여서 나머지 세 명이 사는 것이 옳은 선택일까요?
구명보트에서는 소년이 살해당하죠. 우리나라에서는 노동자들이 억압당했고요.
다수가 살기 위해 소수를 죽이는 경우이지요. 두 가지 경우가 차이점이 있을까요?
이 책에서 제시하는 반박을 개발독재 옹호 논리에 적용시켜보면
1. 전체적으로 볼 때, 노동자를 착취해서 얻은 이익이 희생보다 정말 더 컸는가?
2. 그런 식으로 인간을 이용하는 행위는 아무리 다른 사람에게 이익이 돌아간다 해도 잘못이 아닌가?
두 가지가 있는데 사실 공리주의자에게 2번과 같은 주장보다는 1번과 같은 공리주의적 반박이 더 잘 먹힐 것 같습니다.
전체로 보았을 때 사회의 혼란을 초래하는 나쁜 결과를 가지고 올 수 있다고요.
2번 같이 인간의 기본권 같은 이야기는 공리주의자들에게는 통하지 않을 것 같아요..... 통할까요?
발전으로 인해 혜택 받은 사람들이 있다고 해도 희생자들의 대가를 어떻게 계산할 것이냐도 문제이겠지요.
이렇게 공리주의에 대한 반박으로 개발독재 옹호를 반박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니 뭔가 시원한 느낌이에요.
음 아무튼, 책을 읽으면서 우리 사회가 상당히 오버랩되어서 끄적여 보았습니다.
그리고 저 스스로도 상당히 공리주의에 물들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극단적으로 저에게 두 명을 죽일래, 한 명을 죽일래 묻는다면 한 명을 선택하게 될 거에요..
사람 목숨의 가치는 수치로 따질 수 없는 것인데.. 이런 인식이 내면에 깔려 있다면 개발독재를 비판할 자격은 없겠지요.
근본적으로 많이 성찰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