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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도 사람 보고 정든다.
게시물ID : humorbest_4965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보고싶다Ω
추천 : 68
조회수 : 7747회
댓글수 : 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7/16 11:12:58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7/15 23:14:28


내가 어릴때부터 동물들을 많이키웠는데 그중에서 가장 기억남는 애완동물이 거북이다.
왜 동대문인가...어딘지정확히 기억안나는데 그쯤 가면 동물 파는 상가 있잖아? 거기서 새끼거북이 한마리를 사서 거의 10년가까이 키웠다. 그러다보니 덩치가 산만해서 더이상 맞는 어항도 없고, 나는 그때 거북이 등에 있는 이끼까지 닦아줬는데 그걸 닦을때면 진짜 팔빠지는 줄 알았다.. 그 뒤로 새끼 거북이 두 세마리를 더 사서 친구라도 하라고 같이 어항에 넣어줬다. 잡아먹고 그러진 않더라.

나는 계속 거북이를 키우고 싶었는데, 엄마랑 아빠는 더이상 키울 수가 없다고 판단하셨는지 강에 놓아주자고 하셨다. (나중에 신문에서 보니까 그렇게 거북이를 놔주면 안된다고 하더라고)나는 결사반대를 했고...엄마아빠는 나몰래 어항 그대로 들고가서 거북이를 놓아주고 왔지. 사실 놓아준다는 게 말로만 듣기 좋은 표현이지 그게 버린 게 아니고 뭐냐?

근데 엄마가 집에 와서 하는 말이,

작은놈 두마리는 놓아주자마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렸는데,
내가 키운 가장 큰 그놈이 가질 않고 어슬렁거리면서 계속 엄마 아빠를 보더래.
엄마가 얼른 가라고 손짓을 해도 안가고 아빠가 물로 떠밀으니까 그제서야 가더래.

거북이라도 오랜 시간 같이 한 사람들은 누구인지 아나봐. 다 정이 드는가보지.
난 그때 그 자리에 없었다는 게 너무 후회가 돼. 자기를 떠밀은 나에게 배신감을 느낀건 아닐까 싶어서.

그 뒤로 나는 애완동물 함부로 키우지 못하겠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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