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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츠크랭크 이야기.
게시물ID : lol_49670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멘틀붕괴
추천 : 3
조회수 : 36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5/31 17:27:46
 언젠가 내가 외박을 나갔을때 있었던 일이다.


당시 나는 중년간지 그레이브즈에 푹 빠져있었기에 망설임없이 픽을 눌렀고 팀원들간의 조율이 끝나고 나타난 나의 서포터는 블리츠크랭크였다. 대부분의 롤게이들이 생각하듯 블리츠크랭크는 그리 좋은 서폿이 못된다. 도박성이 너무 강하다, 원딜 킬을 뺏어먹는다, 노란게 오바이트 같다 등등 여러가지 이유로 원딜들이 선호하지 않는 서포터 중 손가락에 꼽힐 것이다. 그래놓고 자기도 서폿하면 고를테지만.


 그러나 이번 내 서폿이 된 이 블리츠크랭크 유저는 게임 플레이 외적인 면에서 남들과는 조금 달랐다.

그는 굉장한 쿨남이었다. 차가운 기계라는 설정의 챔프를 골랐기 때문인지 그는 배역에 몰입하는 배우마냥 쿨내를 펄펄 풍겼는데 픽창부터 라인전이 시작될때까지 그의 채팅은 모두 'ㅇ' 일변도였다.

그런 그의 모습에 당시 탑라이너이던 문도박사는 블츠에게 혹시 키보드에 모음이 존재하지 않냐고 조심스럽게 물어보았고 그 질문에도 블츠의 대답은 역시 'ㅇ'였다. 대답을 들은 문도는 할말을 잃었는지 그런건 아무래도 좋으니 와드나 박아달라며 말을 줄였다.



열과 성을 다하여 롤을 즐기기 위함인지 'ㅇㅇ'도 아니고 'ㅇ'만을 고수하며 운동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던 블츠가 한번은 실수인지 무엇인지 'ㅇㅇ'라고 답한적이 있었는데, 해당 질문자였던 미드라이너 그라가스는 블츠가 자신에게 관심이 있는것 같다며 마녀사냥에 사연이라도 올릴것처럼 날뛰었다.

이렇듯 모두를 자신만의 매력으로 들었다 놨다 하던 블리츠크랭크도 끝까지 과묵하지는 않았다.



선 2렙을 찍은 블리츠크랭크가 그랩으로 상대를 당겼고 실수로 점화를 들고왔던 나는 점화까지 사용하며 퍼블을 쟁취했다. 그리고 이 퍼블이 도화선이 됬는지 그의 막혔던 입도 연평도 보온병마냥 시원하게 터져나왔다.

문제는 그 말의 의미였다.


" ㅡㅡ 킬 왜 해요?"

이게 무슨 말인가. 순간 벙찌는 바람에 미니언 막타까지 놓쳐버렸다.(절대 실력탓은 아니다.) 아마 내가 킬을 먹어서 화를 내는것인가. 지레짐작한 나는 먹을수있다면 원딜이 킬을 먹는것이 조금 더 좋지 않느냐고 그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게 조심스럽게 항변해 보았고 그런 나의 대답에 그는 무슨소리를 하는거냐며 화를 벌컥 내었다.

뒤이어 그는 나때문에 0/0/0이던 자신의 KDA에 1이 묻었으니 이걸 어떻게 할거나며 끝까지 알수없는 말을 늘어놓았고 당황한 내가 이렇다 할 대답을 하지 못하자 쿨하게 탈주했다. 



나는 아직도 내 랭크게임 전적을 0/0 에서 0/1로 바꿔준 그 유저를 잊지 못하고 있다.




여러분 이게 1의 의미입니다! 당신의 소중한 1표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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