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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제대하던 날 이야기..끄적끄적..
게시물ID : freeboard_6724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난조선의A형
추천 : 0
조회수 : 42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3/26 14:23:00

군대 가는 분들이 오늘따라 많은것 같길래 한번 군대 제대하던날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합니다...

 

때는 2005년 8월 초...

내가 군대갈때 그러니까 2003년도 쯤 복무기간을 줄인다고 한창 이야기가 나오던 때입니다..

2년2개월에서 정확히 2년으로 줄인다는건 2003년 9월 군번부터인가??

그렇고 조금더 빨리 간사람들은 적당히 줄여서 복무기간 할것이라고 한창 이야기가 나올때

난 2년 10일 군대간다는걸 알고 감...그래서 10이라도 복무 더 했다는것에 자부심을 느낌..ㅋㅋ

 

뭐 그건 그렇고 그래서 그러므로 하여튼

난 2003년 8월 11일 군번임..그러므로 군제대는 2년 10일 더해서 2005년 8월 20일 제대임...

 

지금은 잘 모르겠는데 당시 말년 휴가 간사람들은 복귀하고 군제대 단 하루전 파티를 함..

그러므로 솔직히 부담은 쪼금 됐으나 부모님께 용돈을 받아서 군대로 복귀..

정말 힘든 군생활에 전우애로 똘똘 까진 아니더라도 어느정도는 뭉쳐 있어서..ㅋㅋ

돈을 쫌 들고와서 많이 사줌...그리고 수중에 20,000원인가 있어서

강원도 화천에서 버스타고 춘천가서 버스 타고 집에가면 딱 맞겠다 싶었음..

 

사건은 이때부터 시작...서론이 길었네요..;;

 

말년 제대기념 파티 도중 후임들이 한명씩 일어나서

잘가라. 고생했다. 사회에서 술이나 한잔하자. 사회에서 만나지 마라

뭐 이런 이야기가 오가는 상황에서

아들군번이 일어서서 왜 돈안갚냐고 이야기가 나옴..

정말 깜빡한 상황이라 그래 맞다 하고 돈 줘야지 하고 바로 그자리에서 빚 청산함...

 

빚 청산할때도 별 신경 못씀..분위기가 잼있어서

과자 먹고 냉동식품 먹고 뭐 그렇게 마지막 날을 즐기고 우는 후임도 있어서

분위기에 휩쓸려 이야기 좀 하다가 잠..

 

다음날 제대하는데 그때 아차 싶음..돈이 없는 것임..

화천에서 춘천까지는 돈이 있는데 춘천에서 부터 돈이 없는 것임..

 

아 이거 큰일났다 싶어서 누나에게 전화하니 누나가

"븅쉰..뭐했냐 카드도 없는데 어떻게 오려고??왜 내가 가리???"

 

대구에서 춘천까진 멀다는걸 한번더 느끼고

1시간동안 춘천 버스 정류장에서 담배만 정말 미췬듯이 펴대면서 울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왠 아저씨들이 와이셔츠에 검은 면바지 입고 선글라스 끼고

대여섯분이 근처에 오시는 것임..

 

아저씨들이

" 와 군바리 아저씨 제대 하는구나"

"어 명찰 보니 내 후임이네? 우리 전군 유일한 3글자 경례 구호구만???마이 이겨씀?"

"이제 민간인 되는데 왜케 울상임??애인이 없어??"

 

라고 이야기 하시면서 제게 말을 붙이시는데

상황이 이러이러해서 이러하다고 이야기 드림..

죄송합니다 하고 자리 피해서 담배 피려는데

 

"야 니가 도와줘"

 

이런 목소리가 정말 하늘을 열고 하늘에서 신이 이야기 하는것 같았음...

 

뭔소린지 싶어서 들어보니까

아저씨들은 버스기사분들 이신데 출발전 모여서 담배 피면서 이야기 한다고 그러심...

 

그런데 마침 춘천에서 대구가는 버스기사분이 앉아계심..

그분이 그럼 되겠네??

군바리 아저씨 일로와봐..내가 하는이야기 잘 들어...

라고 하심..

 

그렇게 그 아저씨의 방법은

 

버스정류장에서 20분정도만 걸어가면 한번 버스가 서는데 있는데

거기로 어차피 버스가 지나가니까 거기서 타!!

돈 몇천원 있다고 했지??그거만 내고 그냥 타!!

우리 군인 아저씨 제대하는데 힘 내야지??

 

정말 감격의 쓰나미에 태풍에 뭐라 말할 수 없는 감사함에

미친듯 인사 드리고 감사합니다를 연신 하고

20분간 걸어가는데 정말 혼자서 실실 웃음...

 

대낮에 제대하는 인간이 실실 웃으면서 한번씩 박장대소 하면서 걸어가는데

쪽팔린건 없었음..

 

아저씨가 지정해 주신 장소에 버스가 바로 도착해서 버스 타서 돈내는데

아저씨가 그냥 어서 올라타 라고 하심..

사람도 많고 해서 그렇구나 하고 타서 가다가

휴게소에서 아저씨께 돈 드리려고 하니까

 

"됐어~~우리 아들하고 나이가 비슷하겠네?

 우리아들 군제대때도 생각났고 내 후임이기도 하니까 태워주는거야."

 

정말 감사하게 내려옴..

 

정말 세상은 살만한가 봄...

 

근데 지금 몇년째 친구한테 애인한테 이야기해도

그런건 없어!!라고 아무도 안믿는다는게 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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