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슴한살에 너를 이것 저것 다 재고 따지고 그러다 만났지 주위 사람들 다 너가 아깝다고, 나랑 사귀는 거 엄청 반대했지 왜냐면 넌 어디서 쉽게 볼 수 없는, 인격적으로 너~~~~~무 괜찮은 사람이고, 나는 욕도 입에 달고 살고, 예의도 밥 말아 먹고, 뭐 할 말이 없지. 쓰레기였으니까. 근데 너가 날 좋아했지. 다른 사람 다 알게 다 티나게. 밤새 노느라 올빼미족인 내 시간에 맞춰서, 새벽 세시에 내가 너에게 네이트온 말 걸 때까지 넌 졸린 눈 꾸역꾸역 밀어올려가며 날 기다렸지.
나는 그걸 이미 알았어. 비록 인간성은 비천하였어도 나 좋다는 남자 많았거든. 근데 너처럼 샌님에 까맣고 재미없는 사람은 내 스타일이 아니었고, 헤어진지 얼마 안된 전 남친은 아직 내 바짓가랑이 잡고 있는 상태였고.
이래저래 정리하고 사실 가벼운 맘으로 만났어. 하도 주위에서 만나보라고 극성인 터라 만나다 별로면 헤어질 생각으로. 너가 육개월 넘게 나 좋아하면서, 내가 해달란 거 다 해주면서도 사귀자고 말 안 했자나 그래서 답답한 내가 사귀자고 했지.
근데 사귀다보니 너가 너무 괜찮은거야. 너무너무너무 괜찮은거야.
역사지식도 정치지식도 많아서 나 하나씩 알려주고 내가 뭘 해도 다 괜찮다 하고 나의 비글미가 좋다 하고 너 만나고 10키로가 더 쪄도 예쁘다 하고 그냥 아주 날 사랑하는게 눈에서 꿀 떨어지는게 뚝뚝 다 보였어
그리고 내가 변했다.
나는 너처럼 어른스러워지고 싶어졌어 너가 너무 멋있는거야 다 너처럼 되고 싶었어 그래서 한국사 자격증도 따고 이래저래 정치 지식도 주워들었다 가십에 휩쓸리지 않고 중립을 지키려고 했어
그래도 아무리 숨겨도 쓰레기 같은 본성은 아직 남아있어서 내가 내 잘못으로 친구랑 엄청 싸웠지 너는 묻지도 않고 그냥 난 니편이야 라고 했어 나는 너랑 사귄 7년동안 그 말이 제일 좋았어 그 말만 생각하면 목구멍에 가시 걸린 것 마냥 턱 하고 숨이 막혀 그래서 그 때 앞으로 더 더 열심히 살기로 다짐했지
그런 너라도 완벽한 건 아냐 사실 너는 자기비하가 심했지 그건 내가 고쳐줬어. 나는 나르시시스트니까 나를 넘 사랑했고 너도 나처럼 자신을 사랑하길 바랐어 너에게 수천번의 칭찬과 사랑과 키스와 애정을 담을 눈빛을 보냈고 너가 얼마나 사랑스런 사람인지, 너 덕분에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를 계속 말했지, 질리도록 말했지 아무리 해도 그런 말은 질리는 게 아니니까. 어느샌가 너는 더 이상 자기비하하지 않더라 내가 널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든거야 너는 날 만나기 전에도 사랑스러운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정말 정말 아름다운 사람이 되었지
나는 이제 너를 정말 떠날 수가 없어 너는 내 전부거든 너에게도 내가 전부인걸 난 다 알아
너는 내게 영원히 종속된거야 말 그대로 영원히야 넌 죽기 전까지 날 잊을 수 없어 그걸 자신할 수 있어 나는 네 영혼에 스며들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