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슬 – 끝나지 않은 세월 2
각본/감독 – 오멸
빨갱이가 뭐간디…
한민족의 시뻘겋고 날선 상처를 함께 위로하는, 마음의 감자를 나누어 먹는 음복의 제사…
뭐가 이리 불편한가..
감독은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분노하지 말아달라고, 인터뷰에는 써있다…
그런데 어찌 이 영화를 보고 분노하지 않을 수 있을까..
할머니의 품속에서 따뜻하게 익어간 지슬을 나누어 먹는 산 자의 고통을…
만삭의 아내를 동굴에 홀로 남겨둔 채 떠나야 하는 지아비의 눈물을..
우린 과연 함께 음복할 수 있을까…
추운 극장을 나오니, 따스한 초입의 봄볕이 얼굴에 와닿는다..
이상한 나라에서 건너 온 앨리스처럼 나의 마음은 이 현실의 낯섬에 발걸음이 잠시 휘청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