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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실에서 만난 인연
게시물ID : love_497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123456789a
추천 : 1
조회수 : 22613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23/07/01 22:3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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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스터디카페에서 알바하는데, 원래 누군지 몰랐던 여성분이 갑자기 인사하더니 그 이후로 자꾸 나한테 말을 거는겁니다.
예를 들어, 날씨는 어떻고(스터디카페가 2층이여서 창문으로 날씨가 다보이는데도 물어봅니다), 밥은 먹었는지, 얼음 자주 드신다든지, 뭐 별 의미없는 걸로 말을 자꾸 겁니다.
그러다가 이 사람이 밥을 싸와서 먹는데 한 번은 휴게실에서도 음식 냄새가 너무 심하게 나서 사장님께 허락받고 그룹 스터디룸에서 먹게 해드렸더니, 이후에는 밥 잘 안먹으시다가 또 한번 저에게 말을 걸으셔서 대화주고받다가 제가 "요새는 밥 싸와서 잘 안드세요?"라고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그 이후론 죄송하고 눈치보여서 잘 안먹느다고 하시길래, 제가 그때 사장님께 허락받고 손님은 예외적으로 스터디룸 비워져있으면 드셔도 된다고 허락받았다고 말하니깐 챙겨주셔서 고맙다고 웃으시면서 갔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눈치 준 것 같아서 좀 미안해가지고 빵 좀 사다줬는데, 또 웃으면서 고맙다고 하고 잘먹겠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연애를 한 번도 안해본 사람이여서 이 일을 친한친구나 여동생에게도 물어보니 그린라이트인 것 자체는 확실한 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몇일간 시험기간으로 학교에 안가고 그 스터디카페에서 공부하면서 그분이랑 이런저런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발생한 일입니다.

계속 대화하다가 제가 좀 뜬금없는 것 같긴 했지만 번따를 시도했습니다. 포스트잇으로 번호교환 가능한지 물어보고 제 번호 드렸습니다. 상대에게 부담주는 방식은 되도록 피하고 싶어서 선택권을 주는 방법으로 접근했습니다. 그랬더니 "번호 드리는건 상관없는데 자기가 중요한 시험이 있어서 연락도 잘안되고 공부에 집중이 안될것같아서 미안하다고 하고 매일 스카에서 보니 자주 이야기하자고, 지난번에 초코파이랑 먹을 것 챙겨주셔서 정말 고마웠다고" 쪽지 답장이 왔습니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답해주셔서 고맙다고 말하고 시험 공부 힘내라고 말하면서 언제 한 번 시간 괜찮으면 식사나 한 번 하자고 다시 쪽지를 보냈습니다. 그랬더니 자기도 좋다고 직접와서 말씀하시더라구요...

그리고 며칠 뒤 제가 저녁에 와서 식사했냐고 또 쪽지로 물어봤더니 점심을 너무 많이 먹어서 배가 안고프다고 미안하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사실 난 이때 아직까지 나한테 별 감정이 없구나 했습니다. 그래서 친구(같이 스터디카페 알바하는 고등학교 친구입니다)랑 같이 밥먹고 돌아오는 길에 그 분이랑 마주쳤습니다. 그런데, 그 분이 갑자기 저에게 다가와서 절 찾고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더니 친구가 옆에 있는데, 나한테 다가와서 진짜 배가 부른거였고 싫어서 그런게 아니라고 해명하는 겁니다. 그래서 진짜 싫지는 않은건가 이 생각하고 다음에 먹자고하고 서로 웃으며 헤어졌습니다.

다음날 오전에 공부하다가 전 스터디카페에서 나오려고 하는데 그 사람이 또 밥을 싸와서 드시고 계셨습니다. 저도 이제 신경이 쓰이고 관심이 생겨서 도넛 2개 사다드렸습니다. 그걸 보시고 막 감탄하시면서(조금 가격이 나가는 도넛이였습니다) 정말 고맙다고 하시더니 2개니 같이 먹자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제가 시험때문에 지금 가야한다고 하니깐, 그 사람은 제가 저녁에 항상 스터디카페에 있는거 아니깐 그 때 같이 먹자고 하더니 오늘은 시험이 늦게 끝나서 아마 힘들것같다고 말씀했습니다. 그랬더니 정말 고맙다고 잘먹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번주 금요일에 종강하니 그 이후로 밥 한번 같이 먹어도 괜찮을지 물어봤는데 웃으며 좋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날밤 알바하고 있던 친구가 말해줬는데 그 사람 갑자기 환불하고 짐을 다뺐다고 했습니다. 저도 너무 충격먹어서 1,2주가 지난 지금도 아직까지 그사람이 쉽게 잊혀지지가 않네요.. 친구들은 걍 잊으라고 계속 이야기하고 말 없이 간 그 사람을 욕하지만 전 그 사람을 욕하고 싶지않고 서로의 오해를 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렇게 욕하는 몇몇의 친구들도 싫어지지만 하소연하듯이 제 감정을 주변사람들에게 절제못하고 막 배출하는 제 자신도 싫어지더라구요..
 
너무 충격먹어서 제 이야기를 진지하게 듣어주는 친구들나 여동생들에게도 물어보니 셋중 하나 같다고 하더라구요
1. 진짜 그냥 이상한 사람
2. 공부해야하는데 내가 신경쓰이고 이렇게 썸타는 짓 하는게 현타와서 그만둔 것(이게 제일 신빙성 있다고 다들 말합니다)
3. 어제 하루만에 말 못할 사정이 생긴것
등등
사실 이 일이 있고 1,2주 지난 지금와서 다시 생각해보니 저로 인해 공부가 방해되었던 것도 맞지만 음식싸와서 냄새 나게 하는 것이 상당히 눈치보였다는 것이 가끔씩 대화하면서 느껴지기도 하긴했습니다. 이 때문인 걸 수도 있어서 걍 집에서 공부하고는 

그 외에도 그 사람 행동중 몇 가지 의아한게 있었습니다.
1. 본인이 만료일 다가오니 저보고 계좌이체 결제 언제 하면되냐고 먼저 물어봤습니다. 저희 스터디카페는 계좌이체로 결제하면 따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거든요. 그 다음날 환불할사람이 굳이 나한테 와서 결제를 도와달라고 하는게 좀 이상하다고 느꼈습니다.

2. 당시 주말 오전 알바를 구인중이셨는데 제가 사장님께 이 분을 추천했습니다. 사장님은 예전에 일이 좀 있으셔서 여성알바를 선호하시진 않으시지만, 그래도 그 사람이 항상 새벽부터 나와서 꾸준히 공부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셔서 고민은 해보시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여성분께도 알바에 대해서 어떤지 여쭤보니 본인도 사장님께서 허락만 해주신다면 좋다고 하셨습니다. 곧바로 떠날 사람이 알바 제의에도 긍정적으로 답변한 것에 대해서도 좀 의아하게 느껴지긴 했습니다. 

3. 환불하고 나갔을 당시에 친구말로는 그 분이 절 찾았다고 합니다. 친구는 내가 지금 없다고 하고 따로 전해줄 말 있냐고 물어봤는데 없다고 하시고 그대로 환불하고 나갔다고 하는 것을 보니, 저에게 직접 말을 전해주고 싶었던 것 같더라구요... 

이유가 어찌되었건 아무말 없이 가버린건 좀 상처가 크더라구요.. 잠수로 인간관계 끊기는게 최악이라는게 좀 이해가 됩니다..
그 분 집이 제가 일하는 스터디카페에서도 굉장히 가깝고 애초에 같은 동네에 사니깐 언젠가는 마주치고 오해를 풀지 않을까 희망을 갖고 있지만, 주변사람들도 기대하면 할 수록 제 마음만 병든다고 하더라구요... 
또 가끔식 생각나서 몇몇 사람에게 하소연하면 주변사람들은 아무말없이 떠난 그사람이 XX년이라고 이렇게 말하는게 참 제가 더 죄책감이 들더라구요.. 
사실 따지고 보면 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저 혼자 설레가지고 그 사람이 수험생이라는 입장을 배려해주지 못했는 거였는데.. 괜히 위로 받고 싶어서 주변에 하소연 했다가 그 사람을 욕먹게 만들고 있다는 제 자신도 미워지더라구요...
만약 정말 마주치게 되면 사과부터 먼저 하고 싶어지네요...

가장 현실적이고 좋은 조언은 일단 잊고 지내다가 그 사람이 제 번호가 있으니 시험끝나고 연락올 수도 있으니 그 때 서로 이야기해보는게 제일 좋을 것 같다는 조언이긴합니다. 그래도 방학되고 나서 저도 3학년인 만큼 진로에 대해서 고민하고 지내니깐 슬슬 잊혀지기는 하는데 그래도 그 사람이 한 번씩 떠오르니깐 참 무슨이유로 떠난건지, 아마 공부하느라 바쁘긴 하겠지만 뭐하고 지내는지 궁금해지기도 하고 그 사람이 제 생각을 하고 있을까도 궁금해지더라구요...

제 번호 줬을 때, 웃으시셨던 얼굴도 기억나고 마음이 참 복잡하네요..

제가 질문한 이유는 답정너이고 행복회로라는 것이 뻔한 질문이긴 하지만 이 분에게 다시 연락올 가능성이 높을까요? 아니면 그 반대가 높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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