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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 - 딴지] 이성계를 찾는 남자, 이철희 : 이기는 싸움에 대하여
게시물ID : sisa_4973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v^_^
추천 : 12
조회수 : 887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4/04/11 13:29:13
*출처: 딴지일보 (http://www.ddanzi.com/ddanziNews/2327205)
 
 
2014. 04. 10. 목요일
부편집장 죽지않는돌고래

 
1. 이철희를 만나다
 
2014년 3월 29일 토요일 저녁. 근 2년간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 해져버린 정치평론가와 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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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 이철희(이하 걍 이철희), 되겠다.
 
좁은 바닥,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람에서 <썰전>타고 용됐다. 아니, 썰전이 이철희를 타고 용 됐다는 게 더 타당한 평가일 게다. 허나 정치평론가의 숙명, 자기 편 안 들어주면 나쁜 놈이다.
 
애초에 사랑 받기를 포기해야 하는 숙명. 하여 오늘은 그 숙명에 이철희를 더 밀어 넣어보기로 했다. 어차피 욕먹는 직업이니 보태주자.
 
’가 이철희, ‘’이 본인이다.
 
맥주를 연거푸 들이마시며 취기가 올랐을 즈음, 스타트.
 
 

2. 썰전 이철희
 
: 강용석, 어떻습니까. 직전에 박원순 시장 인터뷰 했는데 시장님은 싫어하는 것 같던데(웃음)
 
: 당연히 싫어하겠지. 싫어하지.(웃음)
 
정치평론가. 

이철희는 이 표현을 싫어하지만 가장 많은 사람들이 그를 규정하는 정체성이다. 하여 가까운 사람도 냉철히 '평론'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서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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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인기는 있을지 모르나 정치생명은 끝났다 보는데, 옆에서 보기엔 어떻나요?
 
이: 괜찮아요. 괜찮은데 그 친구도 인간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데 좀 인색해요. 싫어하는 쪽에서 보자면 커리어리스트, 출세주의자로 보일 점도 없지 않아요. 자기 출세에 대한 열망이 커 보여요. 그리고 정말 열심히 살아. 난 그거 배우고 싶더라고.

이철희가 정말 강용석을 배우고 싶어하는 것처럼 느껴지진 않았다. “충분히 인정하나 난 그렇게 아득바득하고 싶진 않다”로 들렸다.

 
 
김: <썰전> 때문에 일반 사람들 머리 속에 강용석의 반대는 이철희, 이철희의 반대는 강용석. 이런 구도가 있잖아요. 그런데 강용석의 반대는 절대 이철희가 아닌데?
 
이: 강용석 류가 내 카운터파트라고 한다면 그건 좀 불만이지. 대중적인 평가를 떠나서. 난 그건 아니라고 봐. 더 멋진 보수와 맞짱 뜨고 싶어.

같은 급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얘기.

 
김: 그럼 누가 반대편에 앉아 있음 좋겠어요?
 
이: TV토론 했던 사람 중에 젤 상대하기 힘들었던 사람은 이혜훈이에요. 잘해. 테크닉도 좋고 관점이 좋아. 쉽지 않은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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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 새누리당 최고위원. 현재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김: 상대로 인정이 된다?
 
이: 난 그런 과들은 해 볼 만해요. 막 투지가 생겨. 함 붙어보자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급도 안 되는데 주장만 내세우는 사람 있잖아.
 
김: XXX같이?
 
이: 그런 사람은 그냥 웃어버리면 돼. 한 번 해맑게 웃고 한 번 비릿하게 웃으면 끝나. 사람들이 다 평가해. 논박할 것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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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X가 누군지는 알아서들 상상하시라. TV토론에서의 이철희, 상대방이 말도 안되는 주장한다 생각할 때 본인 특유의 표정 있다. 궁금하면 찾아보시라.
 
김: 그럼 김구라.
 
이: 훌륭하지. 굉장히 뛰어난 친구예요. 강용석도 뛰어난 친구고. 방송인으로선 두 사람 다 나보다 훨씬 뛰어나요. 방송 성공하는 게 정말 힘든 일인데. 난 그거 다 인정해. 존경하고.
 
하지만 난 뜨는 것보다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내 이름이 기록되는 순간이 온다면, 결정적인 대선 같은 때에 이름이 거론되길 원하지, 그 시대에 유명했던 대중 방송, 뭐, 그런 건 원치 않아요.

전략가로서 이름을 남기고 싶다는 얘기다. 오케이.
 
 
3. 전략가이철희
 
이철희에게 당신을 세 파트로 나눠서 본다 했다. 하나, 정치 전략가, 둘, 정치 평론가, 셋, 예비 정치인. 이 순서가 내가 그를 보는 정체성이다. 그와의 지난 인터뷰, 방송, 최근에 낸 저서 <뭐라도 합시다>의 마지막 장을 덮고, 글케 느꼈다.
 
하여 전략가 이철희에게 현재 가장 가능성 높은 야권 대선 후보 세 명 던졌다. 안철수, 문재인, 박원순. 세 명 중 한 명을 꼽으라면 누구의 전략가로 가겠냐고.

 
이: 셋 다 안 하지. 현재로선 셋 다 결격 사유가 있지.
 
김: 한 명씩 짚고 들어가죠. 박원순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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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박원순 시장은 만나보면 내공이 느껴져요. 간단치 않은 사람이에요. 자세히 보면 볼수록 진짜 간단치 않아.
 
두세 번 강조한다.
 
이: 굉장히 어리숙한 촌 아저씨 같은데 정말 단수가 있어요.

김: 속에 불 같은 게 느껴지죠. 권력의지도 있고.
 
이: 정치내공으로는 한 7~8단은 충분히 돼요. 지를 때 지를 줄 알고 빠질 때 빠질 줄 알거든. 하지만 아직은 대중성이 부족해. 대중이 확 좋아할 만큼의 모지방이 아니야. 외모가 약간 촌스럽기도 하고, 솔직히 얼굴만 봐도 매력이 확 느껴지는 스타일은 아냐. 그것도 영향을 주거든. 대중성이 떨어지는 거예요.
 
김: 안철수, 문재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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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인데 아직은 경륜이 부족하거나 잘 드러나지 않아요. 일국을 끌고 나갈 경륜이나 리더십이 안 느껴져요. 지금의 두 사람은, 난, 그렇다고 봐요. 선의는 굉장히 넘치는데.

지금의 두사람, 이라는 단서, 붙였다.
 
이: 문재인 의원은 이렇게 마주보고 있으면 싫은 감정이 안 들어요. 그 큰 눈망울을 쳐다보고 있으면 정말 사람이 착해. 눈망울 자체가 정말 선해. 어떻게 그 사람보고 독한 얘기를 해. 말이 안 된다니까. 안철수는 요렇게 앉아 있잖아요.(흉내) 얼마나 사람이 모범적이야.
 
김: 인터뷰 때도 그분은 자세부터 다르던데.
 
이: 두 사람 다 상대를 무장해제시키는 재주가 있어요. 그만큼 선해요. 그런데 정치는 선 의지만 가지고 안되잖아요. 악마라도 부릴려면 부릴 수 있어야 자기가 원하는 걸 이루어낼 수 있는데, 악마랑 손잡는 데서 끝나면 안되고 악마한테 동화되지 않을 정도의 자기 견제력이랄까, 튼튼한 도덕성이 있어야 되잖아. 두 사람은 도덕성은 있는 것 같아. 그런데 손잡을 줄을 몰라. 그게 아쉬워. 만약에 그림을 그린다면 세 사람은 안 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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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약 정도전이라 치면 세 사람 다 이성계는 아니야. 정도전이 세상은 바꿔야 되겠어. 그런데 자기는 문인이고. 최영이랑 이성계랑 둘을 놓고 판단했거든. 최영은 정치장군이야. 야전에서 굴러먹은 사람이 아니야. 이성계는 야전에서 굴러먹은 사람이고.
 
최영은 병사들의 이름을 기억 못해요. 이성계는 이름을 다 기억해. 일심동체가 된 사람이야. 그래서 정도전이 이성계 간 보러 갔잖아요. 함주막사로 가서 둘이 술 한잔하고 배짱이 맞아서 혁명을 한 거거든. 난 세 사람 다 만나봤잖아요? 아직은 이성계가 아니야.

세 사람에 대한 평가와 별개로 그의 욕망이 와 닿았다. 자신의 이성계를 찾고 싶은.
 
김: 그런 관점에서 보면 안철수가 김한길이랑 손잡으면서 계속 진화하고 있는 거 아닌가요?
 
이: 진화해야죠. 해야죠. 처음 정도전이 이성계를 만났을 때도 그 상태로 혁명의 주역은 아니었어요. 몇 년 끌었거든. 난 그 진화의 과정이 필요했다고 생각해요. 근데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할 정도의 결단, 난 안철수가 했다고 봐요. 승부를 걸었다.
 
위화도 회군에서 역성혁명까지 가는 시간이 필요했잖아. (안철수에게)수많은 계기가 있었잖아요. 그 계기를 안철수가 이겨내야지. 그래야 왕이 되는 거지. 이겨낼지 안 이겨낼지 나는 아직 모르겠어. 큰 기대는 없어요. 솔직히.
 
김: 기대는 없다?
 
이: 근데 세 사람 말고는 또 없어.(웃음)
 
김: 그니까요.
 
이: 세 사람 말고는 없으니까 현재로서는 답이 아닌데 다른 대안이 없으니까 내 현재 결론은 이거야. 싫든 좋든 이들을 키워야 된다.(웃음) 부지런히 건방지게 얘기하면 압박도 하고 채찍질도 해서 빨리 키워야 된다, 세 사람이 잘 경쟁해서 멋있는 게임을 했으면 좋겠다라는 게 내 바람이지. 정답은 없어요
 
김: 만약 세 사람이 소장님한테 러브콜 간다면? 누구?
 
이: 김어준 닮았네.

주위 일동 웃음.
 
김: 선비같이 말씀하시니까. 원래는 아닌 것 같은데.(웃음)
 
이: 난 지금은. 이런 얘기 하면 안 되는데 사실은.
 
전략가 이철희가 정치평론가 이철희를 걱정하는 망설임, 으로 읽혔다. 연거푸 맥주가 들어가지만 오가는 대화 속에 균형을 유지하려는 마음, 놓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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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뭘 원하는지 알겠어.(웃음) 지금 만약에 대통령이 됐다. 되기까지 과정은 빼고, 되면 누가 제일 잘할 거 같냐?

김: 네.
 
이: 되기까지는 잘 모르겠어. 후보로서의 자질과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은 다른 거야.

오해를 낳기 싫다는 얘기.
 
김: 그렇죠.
 
이: 근데 대통령이 되면 누가 잘할 것 같냐 그건 말할 수 있어. 박원순.

확 자르더라.
 
김: 행정가로서의 자질을 높이 치시는 건가요?
 
이: 정치적 훈련이 되어 있어. 시민활동가가 정치거든요. 굉장히 훈련이 되어 있고, 풀어가는 걸 보면 게임이 뭔지 아는 사람이야. 그러나 대통령 후보가 되고 게임에 이기는 과정은 모르겠어. 시장 당선될 때에도 자력으로 안 이겼잖아.
 
김: 협찬시장?(웃음)
 
이: 안틴데.(웃음) 지금 상태에서 대통령직, 프레지던트가 아니라 프레지던시를 누가 잘할 거 같냐 하면 세 사람 중에는 박원순이 제일 잘할 것 같고. 자원도 제일 많아요. 시민단체 활동가가 굉장히 많아요. 그 저변이 넓거든. 시민단체 출신들이 거의 다 박원순 쳐다보고 있거든.
 
문재인은 나름 흠결이 있어요. 우선 친노라는 흠결. 안철수는 어느 날 갑자기 등장했다, 이렇게 생각하면, 지가 한 게 뭐 있는데 이렇게 치고 들어온다 말이야. 박은 어려운 시대를 헤쳐나갔다, 문은 친노가 있는데, 안은 단기 필마야. 안은 사람이 없어요. 그러니까 김한길 대표라도 잡은 게 천만다행이야.
 
김: 안 잡았으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 안철수가 만약에 합당 안하고 제3의 신당으로 갔다고 하면 나는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많다고 봐요. 안이 상당히 순기능이 있긴 하거든요. 근데 어느 순간부터 역기능이 더 많아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본인은 대통령이 되고 싶어. 근데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어. 이러면 뭐해. 굉장히 부담스럽죠. 예전에 고건 같은 사람 있잖아. 인기 굉장했어요. 근데 게임을 할 생각은 전혀 없는 사람이야. 다 그거 쳐다보고 있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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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시간은 다 지나가버리고 나중에 가니까 선수가 없는 거야. 정동영 나오고, 문국현 나오고 했잖아. 안철수가 그렇게 될 수 있었잖아. 그걸 본인이 터득했기 때문에 나는 잘했다고 봐요.
 
지금 여당이, 거꾸로 그럴 수 있죠. 반기문 쳐다보고 있잖아. 반기문이 제2의 고건이 될 수 있거든. 그러니까 이 안에서 죽으나 사나 대안을 찾는 게 난 맞다고 봐요. 바깥에서 뭔가 찾는 거는 성공할 수도 없고 좋은 전략도 아니고. 또 좋은 인물도 없어. 나라를 다스리는 거는 정치과정 속에서 훈련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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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길리서치의 차기 대권 적임자 조사 결과, 
반기문 23.3%, 안철수 17.0%, 문재인 14.3%, 정몽준 의원이 10.1%로 단연 선두다>
 
 
김: 그 외에 대선후보로 매력 있는 인물 있나요?
 
이: 대선후보로서? 지금?

없다는 눈치.
 
김: 꼭 전략적이 아니더라도 그 셋 말고 확 배짱이 맞는다거나 하는 인물은?
 
이: 아직은 없는데. 예를 들면 이미지만 가지고 하면, 성향은 다르지만 인물 유형으로는 유승민 같은 사람으로 해보고 싶어. 대들잖아요 .자기 보스한테 대들잖아요 그런 결기는 있어야 한다고 봐요. 정치인이라고 하면, 리더를 지향하는 정치인은 대들 줄 알아야 한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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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유승민 의원, 현 국방위원회 위원장>
 
 
김: 쌈닭의 기질이 있어야 된다?
 
이: 우리 같은 놈들은 그러면 안되지, 참모는 그러면 안돼. 초창기에 선택할 기회를 가졌다. 예를 들면 원소 밑에 있다가 조조 밑에 가는 거 가능해요. 근데 어느 순간이 되었을 때 이동하면 안되잖아. 그런데 리더는 작은 의리를 뛰어 넘을 줄 알아야 리더죠. 난 그런 결기를 보여주는 거, 예를 들어 유승민 같은 사람은 그런 결기는 있다고 봐요.
 
김: 시간을 되돌려서 기세로만 가지고 생각했을 때 대선후보가 문재인이 아니라 안철수였다면?
 
이: 모르긴 몰라도 더 졌을 거예요. 뭐, 이겼을 수도 있죠. 난 그 가능성을 부인하진 않아요. 그러나 내 감으로 보면 더 졌다고 봐요. 붐업은 돼요. 상품을 놓고 보면 문재인보다 안철수가 팔기 훨씬 쉬워요. 과거에 대한 부담이 없잖아요.
 
안철수가 후보되면 노무현 프레임이 작동이 안돼. 훨씬 쉽죠. 근데 어느 순간 가면 후보끼리 싸움이라니까. 박근혜 대비 안철수가 문재인보다 더 잘했겠느냐, 보장이 없지요. 지금 하는 거 봐. 더 잘한다는 보장이 없어요. 사실 처음부터 이기는 싸움이라고 보긴 어려웠고, 그런 점에서 나는 100만표 정도 진 건 선전한 거라고 봐요.
 
김: 국정원 때문에 졌다는 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 그럴 수도 있죠. 근데 가정이잖아. 아무도 몰라. 그건 신의 영역이야. 그러나 없었던 것을 가정으로 그것 때문에 이길 거라 생각하는 건 넌센스야. 택도 없는 얘기야. 국정원 때문에 이겼다? 나는 아니야.
 
김: 그럼 국정원 문제는? 책에는 이 문제 자꾸 끌고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이렇게 적었는데. 아예 뽕을 뽑아야 되는 거 아닌가요?
 
이: 자식교육이랑 똑같아요. 자식교육도 뭐 잘못했을 때 너 잘못했다 이러는 게 그 친구를 좋은 길로 인도하는 길이 아니에요. 차라리 모른 척하고 어깨 한번 툭 쳐 주는 게 더 좋은 길일 수 있어요. 예를 들면 국정원의 선거개입, 그거 잘못된 거죠. 누가 봐도 잘못된 거고. 국기문란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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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 문제를 어떻게 풀거냐를 고민해 봤을 때, 야당이 대립적 신뢰를 높여가는 게 답이죠. 그렇잖아. 예를 들어 지지율 10% 미만에 있는 세력이, 대선이고 나발이고 문제제기 해도 먹히겠어요? 내가 박근혜 대통령이라도 겁 안나요. 근데 30% 나가는 세력이 문제제기를 했다. 안 들을 수가 없잖아. 나는 그 게임을 하자 이거야.
 
지금 당장 국정원 선거개입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하는 건 좋다 이거야. 그러나 이게 메인이 되면 안 되고 사람들한테 신뢰를 얻고 그 힘을 바탕으로 문제를 풀자 이거죠. 그게 첫 번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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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국정원 이슈에서 처음부터 주 타깃이 박근혜가 되면 안 된다. 난 이명박이어야 한다. 이명박을 주 타깃으로 조졌으면 이 문제 확실히 쉬웠다고 봐요. 박근혜도 끊었을 거라고 봐요. 박근혜가 문제인 것처럼 자꾸 문제제기를 하니까 양보할 수가 없는 거잖아.
 
너는 착한사람이야, 근데 쟤는 나쁜 놈이잖아. 너도 알잖아? 이렇게 가면 나쁜 놈이 나와서 지랄하겠지. 이명박이. 사실은 내가 이렇게 이렇게 했다라는 걸 얘기할 수밖에 없지 않겠어. 그럼 교란이 되고 판이 바뀌었을 거라고 봐요. 지금 이명박이 얼마나 해피해요. 오죽 야당을 우습게 보면 김황식이 서울시장하겠다고 나와. 게다가 4대강은 잘한 거라고 들이대고. 그게 말이 돼?
 
야당이 전략을 잘못 짰다고 생각해요. 그 대목에서 문재인의 리더십, 한번의 긍정은 끝났다. 실패다. 그건 본인이 처절하게 느껴야 된다고 생각해요. 안철수도 자신의 리더십에 대한 실패를 처절하게 느껴야 하지만 문재인도 겪어야 돼. 지난 정상회담 대화록 국면을 완전히 말아먹은 게 문재인이야. 다 이긴싸움이거든. 그때 난 공개적으로 얘기 했어요. 상황 여기까지. 이긴 싸움이다. 더 가지 마라. 1:0으로 이기고 있는데 연장전을 왜 해?
 
김: 다 까자고.
 
이: 그니까 그걸 왜 까자고 해. 그래서 망가진 거 아니야. 내가 볼 때 그때 이미 여권은 기록원에 원본이 없는 걸 다 알고 있었던 거야. 근데 거기 말린 거야.
 
김: 오케이. 다시 전략가 이철희로 건너 뛰면 꼭 야권에서만 러브콜이 온다고 할 수 없잖아요? 여권에서 올 수도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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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한테?(웃음)
 
김: 배짱이 맞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잖아요. 사람 일은 모르니까.
 
이: 그거 아무리 배짱이 맞아도 80살 되면 생각해 봐야지. 80 돼서 정권교체도 안되고 아무것도 안됐다 이러면 말년에 할 일이 뭐 있냐, 뱃지나 하나 달고 가자, 이러면 할지 모를까, 그전에 쪽팔려서 싫어. 왜냐하면 사람이 전향하면, 추해져요. 과격해져야 돼.
 
김: 김문수, 이재오? (웃음)
 
이: 새누리당 전향한 사람들 봐봐. 다 과격하잖아. 그게 생존이에요. 나는 그러긴 싫어 쪽팔려서. 그러고 싶지 않아.
 
이: 우스갯소리로, 그렇게 국회의원 하면 뭐할 건데?(웃음) 난 쪽팔려서 싫어.

글탠다. 80되기 전에 전향하면 마음껏 욕하면 되겠다.
 
김: 트위터에서 보니까 그런 얘기 있던데. 이철희, 이혜훈 뽑겠다.
 
이: 채널A가서 그런 얘기 했지. 사람 괜찮아요. 나는 전제가 뭐냐면 보수가 있고 진보가 있잖아요. 보수는 선이고 진보는 악이다 난 이렇게 안 봐요.
 
김: 그건 바보 같은 거죠.
 
이: 나는 돈까스 좋아하고 쟤는 된장찌개 좋아하는 거랑 똑같은 거야. 그냥 각자의 취향인 거야. 나는 진보가 맞아. 저 사람은 보수가 맞아. 각자가 진보면 진보답게 보수면 보수답게 하는 게 의무지만, 보수를 선택했다고 해서 나쁜 놈이 된다는 건 아닌 것 같아. 진짜 보수면 나는 나이스하다고 보거든. 선택이잖아요. 호불호의 차원이니까.
 
이혜훈 같은 사람이 박근혜한테 찍혀서 그렇든, 동기는 뭐든 간에 경제민주화 외치고 자기 소신껏 얘기하는 거, 나는 좋다고 봐요. 권력에 대들어서 자기소신 지키는 거 좋다 이거야. 그게 너무 나가가지고 규율을 완전 허물 정도면 개판되니까 안되지만. 그러니까 유승민이나 이혜훈이 좋다고 봐요.
 
 
4. 평론가 이철희
 
김: 역대 정치인중에서 누굴 제일 높이 평가합니까?
 
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정치인이라고 하면 여운형 같은 사람 좋아해요. 우리 아버지 영향도 좀 있고. 우리 아버지가 일제시대에 그러니까 무지랭이에요.
  
초등학교도 제대로 안 나오신 분이야. 어머니가 저를 마흔한 살에 낳았기 때문에, 일제시대를 다 겪은 사람인데 우리 아버지가 술 한 잔 드시면 항상 여운형 얘기를 해요. 당시에 이거였다고.(엄지 손가락) 그리고 내가 책을 보니까 한때 좌파였긴 하지만 완전 좌파는 아니고 중도 좌파 정도 되는 사람이에요. 그 사람이 난 좋더라고.
 
김: 의외네요. 김대중 대통령 나올 줄 알았는데.
 
이: 김대중도 좋죠. 노무현도 좋고. 좋아하죠. 근데 옛날사람으로 가면 여운형 같은 사람 참 괜찮다. 그런데 내가 생각하는 정치9단은 이승만이에요.
 
꺼내려 했던 이름, 나온다. 여운형의 암살 배후를 논하는데 빠지지 않는 인물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이: 우남 이승만 연구라는 책이 있는데 난 평소 이승만을 우습게 봤거든요. 부정선거 때 쫓겨난 사람이잖아. 좋아할 구석이 요만큼도 없잖아. 근데 그 책을 보면 이승만이 미군정을 갖고 놀면서 권력을 차지하는 과정이 정말 정치 9단이에요. 내가 감동을 받아서 그 책을 이인영(새정치민주연합)한테 사 줬거든. 친구니까. 니가 386의 리던데 니한테 부족한 건 정치력이다. 김구가 되지 말고 이승만을 배워라. 거기 보면 이승만은 어른, 김구는 애예요 애. 정치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는 순진무구 그 자체예요.
 
김: 정치전략적으로 보면?
 
이: 네. 근데 이인영이 봤는지 안 봤는지 모르겠어. 근데 아마 안 봤을 거 같애. 정치인이라면 이제는 김구가 롤모델이 되면 안되거든요. 진보 정치인 중에도 이승만 같은 사람이 나와야 돼요. 이길 줄 아는 사람이 나와야 돼요.
 
김: 이거 명확하게 안 가면 욕먹을 거 같은데.(웃음) 이념이나 역사를 떠나서 현실정치로 얘기하는 거다 이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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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치는 정치문법이 있어요. 경제에 경제문법 있듯이. 선의만 가지고 정치하겠다고 하는 사람, 나는 되게 위험하다고 보거든요. 그건 종교죠. 우리가 신념윤리와 책임윤리를 나누잖아요. 막스 베버처럼. 근데 신념윤리만 가지고 정치하는 사람은 되게 위험하다고 봐요. 책임윤리를 가지고 있어야지. 정치는 기본적으로 타협이에요. 다수가 각자의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걸 조율하기 위해서 정치가 필요한 거잖아요. 그러면 부득불 타협할 수 밖에 없는 게 정치인데 그게 리더십이잖아요.
 
그렇게 보면 정치력이라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거지. 이승만은 이기는 그림을 그렸던 사람이고 김구는 민족의 영웅인 것으로 좋아하지만 현실 정치인의 모델로 보면 아무래도 김구를 최고라고 보긴 어렵죠. 나는 평소 이렇게 말해요. 진보가 제발 좀 유능해지자, 이기자 좀.
 
김: 지니까 싫어하는 거다?

이: 지는 걸 쪽팔려 하지 않잖아. 정의는 으레 지는 거라고 생각하잖아. 난 조광조 같은 사람을 무지 싫어하거든. 개혁을 개판으로 해가지고 말이야. 말아먹은 거 아니야. 그것 때문에 사림의 집권이 50년 늦어졌다는 거 아냐.
 
난 그런 거 싫어. 등소평처럼 하자. 역사를 찾자면 대동법한 사람, 이런 사람으로 가자 이거지. 송시열 같은 정치 말고. 상복을 몇 년 입을 거냐로 싸우는 나라가 어디 있어. 그걸로 패가 나뉘는 나라는 웃기는 나라잖아. 난 한심하다고 봐. 김육의 대동법은 다수에게 혜택을 주자는 거잖아. 그런 정치를 해야지. 왜 김육이 개혁의 롤모델이 안되고 조광조 같은 사람이 롤모델이 되느냐, 난 무지 화나지. 나는 잘못됐다고 봐.
 
김: 그럼 최악의 정치는?
 
이: 소신을 밀어붙이다가 망하는 거지.
 
김: 최고의 정치력 나왔고. 반대는? 이 사람은 진짜 대통령이 되지 말았어야 했는데, 된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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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명박과 박근혜가 막상막하인데, 박이 현재권력이니 박으로 하자.
 
김: 박근혜 정치력 엄청나지 않나요? 정치력만 놓고 볼 땐?
 
이: 정치력 없지. 박근혜 대통령을 보면 상대에 대한 존중이 없잖아. 그게 유신이거든. 박정희 대통령이 상대를 존중했어요? 유신이 얼마나 무지막지한데. 국회의원의 3분의 1을 대통령이 지명하는 시대가 있었잖아. 그게 말이 돼?
 
김: 그런 맥락에선 이승만도 같이 놓고 볼 수 있잖아요.
 
이: 이승만은 그 짓은 안 했지. 이승만은 합법적으로 집권했잖아. 총 맞고 간 것도 아니고. 지 선거도 아니고 부통령 부정선거 때문에 나간 사람이야. 내가 맞아 죽을 소린지 모르지만 이승만은 괜찮은 점도 있는 사람이야.
 
김: 오늘 문맥 잘라서 쓰면 괜찮은 거 엄청 많다. 좋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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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발로 나갔잖아.(웃음) 외국 독재자 중에 거기에 총질한 새끼들 많아요. 전두환 같으면 그때 총질했을 거야. 박정희 같았어도 난 총질했다고 봐. 근데 지 발로 나간 거 아니야. 어쨌든. 그건 잘한 거야. 난 그런 상황에서 총질하는 놈 나올 수 있다고 보거든요. 물론 내가 이승만을 평가하는 글을 쓴다면 잘못했다고 써야지.
 
예를 들면 농지개혁은 이승만 공이냐? 조봉암 공이지. 그런데 조봉암을 장관으로 발탁한 이승만 공도 있는 거야. 난 그런 걸 눈감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돌아가서 박근혜는 상대에 대한 존중이 너무 없다는 거야. 의회를 존중해줘야 해요. 대통령도 선출된 권력이고 의회도 선출된 권력이면 두 개가 경합을 해, 충돌을 해요. 그건 대통령제에서 어쩔 수 없는 거지. 미국도 오바마랑 의회랑 붙으니까 정부가 셧다운 되잖아. 그게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어요. 헌법상 디자인이 그렇게 되어 있는 게 대통령제니까.
 
김: 박근혜 대통령은 의회가 자기 부하니까.
 
이: 의원입법이 규제의 공장이라 그러잖아. 의원입법 때문에 규제가 생기지 않도록 관리를 잘하라고 하잖아. 아, 난 이런 발언은, 진짜, 말이 안되잖아. 그런 자세가 위험하다고 봐.
 
 
5. 다시 전략가 이철희
 
김: 자, 그럼 전략가로 돌아가서. 큼직큼직한 게 서울시장이랑 경기도지사가 있잖아요. 여론조사를 믿을 수는 없지만 박빙이란 말이에요. 박원순이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고, 정몽준이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한번 풀어주시죠.
 
이: 내가 정몽준 이기는 거까지 고민해야 돼?(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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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략가니까.(웃음) 어디서든 판을 뒤집을 만한.
 
이: 최고의 전략은 조삼모사예요. 똑같이 7개로 싸우는데, 아침에 3개냐 저녁에 4개냐, 이거 가지고 싸우는 거지요. 하늘 아래 새로운 게 뭐가 있어. 삼국지에 제갈공명, 그런 건 전략이 아니야. 없는 걸 만들어내는 데 성공 안할 놈이 어딨어. 있는 거 가지고 어떻게 조합하고 어떻게 우선순위를 만드느냐가 전략인데.
 
박원순, 나는, 이길 수 있다고 봐요. 개인적으로. 이길 수 있는 그림이라고 생각하고. 박시장이 가지고 있는 장점, 몇 가지 있잖아요. 첫째 정당인의 이미지가 없어. 시민후보의 이미지가 여전히 살아 있어. 시장이 되고 나서도 그렇게 해왔으니까. 둘째, 임기가 2년밖에 안 됐어. 이것도 강점이에요. 4년은 기회를 줘야 한다, 이런 생각, 그래서 장점이에요. 셋째, 행정권력 입법권력 다 새누리당이 잡고 있어요. 서울시장만이라도 이쪽에서 잡아야 한다는 게 있어요. 이쪽이 결집할 수 있어. 그런 점에서 보면 난 박시장이 이길 수 있는 그림이라고 봐요.
 
김: 별 무리 없이?
 
이: 왜냐하면 지난 대선 때도 박근혜가 못 이긴 게 서울이에요. 문제는 젊은 사람들, 이쪽에서 끌어낼 동인을 주느냐, 그게 문제예요. 전선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의 싸움인데 거기에 대해선 박원순 시장이 아쉬운 부분이 있지요. 하지만 대체로 잘하고 있어요.

박원순 시장 보좌관덜은 잘 읽고 참고하시라.
 
김: 정몽준이 이기는 거에 대해서는 전략이 없나요?(웃음)
 
이: 나도 바빠. 정몽준이 재산의 반을 주면.(웃음)

정몽준 의원 보좌관덜은 잘 읽고 참고하시라.
 
김: 오케이. 그럼 경기도지사 어떤가요? 김상곤이 무상버스 들고 나왔는데, 마치 무상급식과 같은 폭발력을 가지리라 믿고 꺼낸 수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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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경기지사 예비후보 김상곤>
 
 
이: 일장일단이 있어요. 우선은 정책 쟁점을 만들어냈다는 거는, 좋다. 그러나 무상이라는 단어를 써서 쟁점을 제기한 거는 나쁘다, 좋지 않다.
 
김: 왜 무상이 위험하죠?
 
이: 복지가 무상으로 가는 건 위험해. 복지가 중산층을 못 잡으면 안되거든. 그런데 우리나라가 무상급식도 그렇고 반값등록금도 그렇고 교육복지 쪽에선 먹혔어. 이게 왜 먹히냐면 중산층이 움직이니까 먹힌 거야.
 
그런데 교통복지는 좀 신중해야 될 대목인데.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120만인가 130만인가 밖에 안돼. 엄청난 숫자긴 하지만 그 사람들한테 뭔가 퍼준다라는 게임으로 풀면 안되지.
 
김: 무상버스가 좋은 패는 아니다? 너무 갔다?
 
이: 그건 원혜영 의원처럼 공공 버스, 버스 공영제, 이런 정도가 맞다고 생각하고 그걸 계기로 풀어나갔어야지 너무 성급하게 막 달려들었거든요. 그래도 난 좋다예요.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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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경기지사 예비후보 원혜영>
 

김: 어쨌든 붐은 됐으니까.
 
이: 쟁점은 만들어진 거다. 붙어라. 후퇴하면 망한다, 난 이런 주의거든. 이거를 얼마나 백업해 줄 거냐, 무상이든 공공이든, 버스 문제, 교통 복지 문제, 난 여기에 안철수와 문재인의 리더십이 달려있다고 봐요. 이거 안되는 장사라고 접자, 이러면 난 둘다 망한다고 생각해. 싸움은 이미 붙었어요. 이건 물러서면 안 된다. 붙어야 되고 싸움은 하다 보면 튜닝이 되요.
 
김: 어쨌든 끝까지 끌고 가야 된다?
 
이: 무상으로 고집할 거냐, 말 거냐가 아니라 교통복지로 싸움을 걸었으면 끝까지 붙어야지. 이건 후퇴해버리면 안돼. 이걸 붙어서 쟁점화 되어버리면, 저 쪽 후보가 남경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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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경기지사 예비후보 남경필>
 
 
이: 남경필이가 정통보수로 안 보여지니까 먹히잖아. 그런데 야권이 잘만 하면 남경필이가 곤궁해질 수 있어요. 교통복지 쪽으로 쟁점이 되면 정통보수들은 야, 그거 받으면 안 된다, 압박이 가고 남경필은 자기 정체성에서 혼돈이 올 수도 있다고 봐. 상대를 교란하는 전략도 필요하거든. 그래서 남경필이 가진 강점을 깰 수도 있거든. 해 봐야 되는 싸움이라고 보거든. 근데 가다가 중간에 멈췄어. 이건 안되거든.
 
김: 이대로 가면 어떻게 될까요?
 
이: 이대로 가면 힘들어.
 
김: 인천은?
 
이: 경기가 만약에 깨지면 인천도 힘들어. 수도권이 세 개가 묶여 있잖아. 경기가 제대로 싸워야 되는데 인물이 남경필로 나오면, 인물 구도로 가면 굉장히 힘들어져요. 괜찮은 후보거든요. 새누리당 후보로선 괜찮아.
 
김: 남경필 괜찮은 후보다, 동의합니다.
 
이: 그러면 이쪽은 아젠다로 싸움을 걸어야 돼요. 세 개가 같이 움직이는 그림이 그려져야 되는데 복지는요, 붙으면 이겨요. 복지로 붙으면 이긴다고 봐요.
 
김: 싸움판을 복지로 만들어야 된다.
 
이: 먹고 사는 문제로 풀어야죠. 단순히 복지냐, 경제민주화냐 이거 갖고 싸우면 못 이기고. 쉬운 거, 사람들이 받아들일 때 아 이거. 무상급식 왜 먹혔어요. 간단하잖아. 우선 내가 도시락 싸본 입장에서 피부에 와닿는 문제잖아요. 그걸 싫다고 하냐 개새끼야, 그런 문제야. 아주 쉽게 간명하게 되잖아. 교통문제도 그렇게 풀어야죠. 아주 쉽게.
 
김: 버스도 야, 사람들 그렇게 힘들게 꽉꽉 들어차서 출퇴근하는데 그걸 갖고 늘어지냐 이런 식으로 와닿게 할 수 있는 게 필요하다 이거네요.
 
이: 그건 실력이죠. 그걸 어떻게 와닿게 푸느냐.
 
김: 생각하는 것 중에 남은 그림이 있나요? 그렇게 와닿게 가는 거. 무상급식도 나왔고 무상버스도 나왔고 기본소득은 너무 세고.
 
이: 난 건강보험도 이미 쟁점화됐기 때문에 괜찮은 영역이라고 봐요. 건강 민주주의, 건강 복지, 이런 것도 괜찮거든요. 보건복지 괜찮아요. 그리고 난 역시 교육복지. 두 가지 영역에서 해 볼 만한 싸움이 있다고 봐요.
 
김: 교육복지로 갈 게 뭐가 있나요?
 
이: 우리가 전략을 짤 때, 우리가 요거 던지면 쟤가 이렇게 던지고 이렇게 받아야지 그런 건 없어요. 나 같으면, 지금 나보고 하라고 그러면 안하겠지만 서울대 폐지론 이런 거 던져 볼 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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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으아, 장난 아닐텐데.
 
이: 그럼 조선일보가 광분하겠지. 함 붙자 이거야. 당연히 서울대 폐지가 핵심은 아니잖아요.
 
김: 쟁점을 만든다가 핵심.
 
이: 그렇지. 계기를 그렇게 만드는 거지. 조중동이 흥분하면 쟁점이 되는 거니까. 난 그렇게 싸움을 걸어야 한다고 생각해. 박근혜 대통령 대선 때 전략이 복지나 경제 민주화 쪽으로 쟁점을 안 만드는 전략이었잖아요.
 
김: 안보로 다 뒤집는.
 
이: 그러니까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영악한 보수는 어지간하면 지들이 불리한 쪽으론 쟁점을 안 만들어줘요. 어지간하게 던져서 안 붙어. 그러니까 일단 싸움을 걸어야 된다니까. 싸움을 걸어야 돼. 누군가 조선일보 폐간을 얘기한다면?
 
김: 네?
 
이: 말도 안 되는 얘기잖아.
 
김: 되면 좋겠지만.(웃음)
 
이: 예를 들면 이런 걸 걸 수도 있죠. 그렇지만 조선일보 폐간을 목적으로 하면 안 되고, 그런 식으로 노이즈를 일으켜 언론개혁 등의 이슈를 만들어내는 걸로 가야지.
 
김: 보통 소장님 좋아하는 사람들이 갖는 이미지는, 왜 좀 부드럽고 중도로 가고 이런 건데 아니네요?
 
이: 그건 날 잘 모르는 사람들이야. 정치성향으로 보면 나는 중도가 아니라 진보지.
 
김: 알고 보면 막 극적으로 가고 싶고 싸움하기 좋아하고 아주 그냥.(웃음)
 
이: 이거 완전 김어준과네.(일동 웃음) 난 중도냐 진보냐 이런 건 다 부질없다고 생각해요. 그게 뭐야. 지금 대한민국이 중도노선으로 가는 거랑 진보노선으로 가는 게 많이 달라요? 난 안 다르다고 생각해. 교육문제 해법이 중도적 해법이 다르고 진보적 해법이 다르냐, 난 별로 안 다르다고 생각해. 그런 논쟁 안 했으면 좋겠어. 구체적인 걸 얘기하자 이거야.
 
예를 들면 기본소득. 그게 진보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그럼 외치자 이거야. 진보라 외치지 말고. 기본소득 합시다 라고 주장하자 이거야. 무상버스가 진보라고 생각하면 그걸 주장하자 이거야. 대중은 배고픈데 당장 젖을 물려야 되는데, 여기 걸 써야 되나 저기 걸 써야 되나 싸우는 건 웃기잖아.
 
김: 전략적이고 구체적이고 이념 없는 거 좋아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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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니 뭐 얘기만 하면 선을 그을라고.(웃음) 이념은 필요하죠. 이념은 등불이에요. 내가 길을 가는데 비춰주는 등불이지. 그것만 쳐다보고 갈 수는 없죠. 그냥 하나의 등불이고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할 순 있겠지만 등대만 보고 항해를 할 수는 없잖아. 그렇게 보면 이념이라는 것 때문에 묶여서 제대로 못 볼 수 있다, 이거죠. 그래서 전선을 나누면 보수 대 비보수의 싸움이 맞다, 보수 대 진보의 싸움이 아니라. 그 비보수 중에 진보정책을 메인으로 쓸 수 있잖아요. 그런데 맨날 진보다, 진보가 살 길이다, 뭐 이러는데 ,뭐가 진보인데 물어보면 구체적인 게 없잖아요. 나는 웃기다고 봐요.
 
김: 그럼 김어준 총수 얘기 나온 김에,
 
이: 하지마.(일동 웃음)
 
김: 정치 평론가로서의 김어준 총수, 어떻게 생각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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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걔가 무슨 평론가야.(웃음)
 
김: 평론가도 아니다?
 
이: 그 친구는 실천가야.
 
김: 실천가. 오케이.
 
 
6. 이철희의 미래
 
김: <인물과 사상>에서 인터뷰 한 거 보면 다음 총선과 대선을 마지막 기회로, 그거 안되면 접고 다른 거 한다 했는데 그게 뭔가요?
 
이: 나도 모르지
 
김: 정치 평론, 전략가의 삶을 살다가 딴 거 하면서 못 살텐데.
 
이: 난 떠나야 한다고 생각해. 구질구질한 거 싫어하고. 전략의 핵심 중 하나가, 아, 술 먹은 김에 별 얘길 다하네. 상상력이에요. 전략은 분석이기도 하지만 다른 절반은 상상력이에요. 새로운 걸 상상해야 전략이 나오거든. 상상은 시도 때도 없이 되는 게 아니야. 내가 상상이 잘 될 때가 있어요. 그때는 내가 하는 거지. 그러나 다음 시대에 나보다 상상을 더 잘하는 놈이 있으면 걔가 해야지.
 
근데 1997년 대선, 2002년 대선, 2012년 대선, 전략 짠 사람이 다 똑같은 사람들이야. 난 무지 자존심 상해.
 
김: 인재 풀이 없다.
 
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 난 그 자들이 감당도 안 되는데 전략을 짰다고 생각해. 심하게 말하면 2012년 전략은 나한테 맡겼어야 하는데. 그랬다면 최소한 새로운 상상력 없이 2002년 대선을 베끼는 전략을 쓰진 않았을 거야. 나 자랑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김: 완전 자랑인데요.
 
이: 나름 자신도 있었어. 난 이기는 전략이 있었다고 생각해. 근데 얘들이 나한테 안 맡기더라고.(웃음) 참고로 난 학교 다닐 때도 공부만 하면 1등이라고 생각했어. 근데 한 번도 1등은 안 했어.
 
김: 본인 주장에 본인이 돌을 던지는.(웃음) 그러니까 왜 하필 다음 총선 대선이 마지막이에요?
 
이: 물리적인 나이가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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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맥주 벌컥벌컥.
 
김: 그게 무슨 상관이에요?
 
이: 있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난 거짓말이라고 생각해. 나이가 들면 그만큼 둔화되고 경륜으로 승부를 해야 되잖아. 나이든 놈이 철없는 놈이랑 똑같이 놀면 그게 이상한 거지.
 
김: 모든 역량을 그때 쏟아 붓고 싶다는 거네요.
 
이: 마지막 기횐데. 마지막 기회잖아요. 더는 기회가 없는데.
 
이철희 두 번, 세 번 마지막 기회라는 말을 강조한다. 유쾌하고 스스럼없이 자신의 견해를 펼치던 그가 이 대목에서 유독 쓸쓸하다.
 
이: 더는 기회가 없는데. 아예 기회가 없을 수도 있죠.
 
김: 그렇죠. 아무도 안 부를 수도 있죠.
 
이: 그럼 욕하면서 가는 거지. 에이씨 하고(웃음) 이러면서 가는 거지.
 
김: 정치 평론가이자 정치 전략가 이철희의 마지막은,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전략가로서의 삶을 불태워 보고 싶다, 이렇게 이해하면 되는 거죠?
 
이: 그렇죠. 그때, 이기는 그림을 그려보고 싶죠. 물론 기회가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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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방송과 평론에서 얻은 인기는 그의 생업을 책임져 줄 수 있었으나 그의 욕망은 채워주지 못했다.
 
그는 이성계를 찾고 있다. 고로 스스로 정도전이 되야 할 게다.
 
판을 읽는 이철희가 아니라 판을 만드는 이철희, 한 번쯤 보고 싶어지더라. 이 정도로 빼지 않고 자기 욕망에 솔직한 남자라면, 적어도 비겁하게 싸우지는 않으리라.
 
이상.
 
 



편집부 주


본 이너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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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부편집장이 용병으로 뛰게 된 겸사겸사 
인터파크 북디비 측과 협의하에
본지 동시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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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좌린
@zwa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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