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오늘 이 시간 지금 오늘
언제쯤 인지 모를 그때의 너의 향기를 느끼며
너와 함께 걷던 그 길을 나 홀로 걸었다
이 멀고 먼 길을 걸으며
내가 내 뱉었던 불평들이 불평스러워졌고
이 길고 긴 길을 걸으며
내가 품었던 원망스러움이 원망스러워졌다
결국 내가 떠난 뒤 네가 혼자 걸었을
이 멀고 먼 길고 긴 길을 되 짚으니
난 네가 가여웠고 난 내가 가여웠다
너와 내가 같이 걸었던 이 길 위에 남겨진
우리의 어리고 풋풋했던
어리고 어리석은 풋풋한
꿈들이 얼마나 허황되고 아련한지 생각하니
내가 우습고 네가 우스워 견딜수가 없었다
그 때 우리의 발자욱 뒤에 흩날렸던
그 수많은 조각조각들은 모두 어디에 있을까
그리고 넌 지금 어디에 있을까
비가와서 비를 맞았다
비가오니 비를 맞았다
단순히 그 뿐이었다
난 네가 와서 너를 맞았고 너 역시 그랬다
지금 이 순간에 그때 네가 나에게 했던 그 말 소리가 맴돈다
난 널 잊을수가 없다
출처 | 꽐라의 주정 |